주민 반대에 밀린 행복주택정책 '한발 후퇴'
[머니투데이 진경진기자][[12·3 부동산후속조치]기존 7개 시범지구는 그대로 추진]
박근혜정부의 핵심 주거복지 공약인 '행복주택'이 반대 여론에 떠밀려 한발 물러서게 됐다.
'12·3 부동산후속조치'에 따르면 정부는 2017년까지 공공임대주택 사업승인 물량 51만가구는 유지하되, 행복주택은 20만가구에서 14만가구 조정키로 했다. 줄어든 6만가구는 국민임대주택으로 대체 공급한다.
표면상으론 국회 국토교통위와 예산정책처 등에서 국민임대주택 물량 감소로 저소득층 주거복지 기회가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주민 반대 등에 따른 '사실상 후퇴'라는 지적이다. 행복주택 축소에 따라 줄어든 6만가구를 국민임대주택으로 대체한다고 했지만, 이는 당초 행복주택 취지와 어긋나기 때문이다.
기존 행복주택 정책은 '사회활동이 왕성한 젊은 계층'을 위해 직주근접이 가능한 입지에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국민임대주택은 재개발지역이나 도심 외곽의 대규모 택지지구에 도입되는데, 재개발지역의 경우 비용 발생이 적지 않고 도심 외곽은 직주근접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행복주택 정책을 조정한 데에는 시범지구 대상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의식했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시범지구로 지정된 목동, 잠실, 송파, 공릉, 안산지구 주민들과 이미 착공을 앞두고 있는 구로구 오류지구 주민들은 행복주택 건립을 둘러싸고 연일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일방적 지구 지정, 교통교육여건 악화, 변경된 건축 계획 등 각 지역마다 반대 이유는 다양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공통점이 있다. 행복주택이 주거 취약계층을 위해 유휴지에 공급하는 주택인 만큼 자칫 슬럼화로 인한 집값 하락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주거복지정책이 후퇴한 것 아니냐란 반응이다.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수석연구원은 "행복주택은 임대주택과 달리 신혼부부나 대학생 등 젊은층을 겨냥해 만들어진 주거복지 정책"이라며 "해당 시범지구 주민들이 이를 반대하는 이유가 맞지 않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현재 시범지구로 지정된 지역에 대해선 사업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시범지구 지정을 더 이상 늦출 수 없어서다.
이에 따라 이달 5일 열리는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서 목동, 송파, 잠실, 공릉, 고잔 등 5개 지구에 대한 지구 지정을 심의한다. 지난 8월 지구 지정된 오류·가좌지구는 지자체와의 협의를 마무리하고 지구계획과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행복주택 시범지구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면 자연스럽게 이미지 제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구지정 이후 지구계획이나 주택건설 사업계획 수립 과정에서 지자체, 주민과 논의해 합리적 수준의 지역 요구 사항을 반영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정부는 행복주택 취지에 맞는 다양한 부지를 발굴해 검토하고 있으며 늦어도 내년 2월부터 순차적으로 선정할 계획이다. 지자체, 주민 등의 참여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주거환경개선사업, 도시재생사업 선정시 가점을 제공하거나 국민주택기금 대출금리 인하(2.7%→1.0%) 등 행복주택 사업비 지원도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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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진경진기자 jk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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