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위기 2라운드]① 2금융·자영업자 대출 급증..부채의 질도 나빠져

이준영 기자 2016. 8. 3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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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양극화 심화 탓..GDP대비 가계소득 비율 하락폭 OECD 2위
자영업자와 2금융권 대출이 급증하고 있다. 2금융권 대출은 주로 저소득·저신용자들이 이용한다. 이들 대출이 늘어나는 것은 근본적으로 소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소득 양극화도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사진=뉴스1

가계부채가 1250조원을 넘었다.  더 방치할 수 없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가계부채의 양뿐 아니라 질도 악화하고 있다. 2금융권과 자영업자 대출이 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연내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이 금리를 따라 올리면 가계부채 문제는 경제에 미치는 위험성이 더 커진다. 시사저널e는 가계부채의 질 악화와 원인, 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파장, 정부 가계부채 대책 실효성을 짚어 본다.<편집자주>  

자영업자와 2금융권 대출이 급증하고 있다. 2금융권 대출은 주로 저소득·저신용자들이 이용한다. 이들 대출이 늘어나는 것은 근본적으로 소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소득 양극화도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자영업자와 2금융권 대출은 약한 고리다. 경기가 부진하면 이들이 먼저 타격을 받는다. 특히 집값이 하락하고 금리가 오르면 이들은 돈을 갚기 어려워진다. 은행권도 영향을 받는다.

 

가계신용은 지난 2분기말 기준 1257조원을 넘었다. 사상 최대치다. 전분기말보다 33조600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은 32조9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2금융권 대출이 급증했다. 2분기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전분기보다 10조4000억원 늘었다. 사상 최대 증가액이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은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등을 포함한다.

 

비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266조6000억원이다. 전체 가계대출(1191조3000억원)의 22.3%를 차지한다.

 

또 다른 약한 고리인 자영업자 대출도 급증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 소속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6월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49조7222억원이다. 지난해 6월말 보다 12%(26조8178억원) 늘었다.

 

특히 개인사업자 가운데 50세 이상의 대출 비중이 늘었다. 50대 이상 대출 비중은 2014년 1월 61.2%에서 지난 6월 63.7%로 2.5%포인트 증가했다.

 

제윤경 의원은 "자영업자가 고령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 후 생계형 창업에 대거 나서면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선진국에 비해 은퇴연령 계층의 소득수준이 낮고 복지제도가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가계부채 근본 원인 '소득 부족·양극화'

 

"지난해 자녀를 결혼시키는데 돈이 부족했다. 1금융권에서 빌릴 수 없어 결국 고금리로 다른 곳에서 빌렸다."​ 서울에 사는 김모씨(63세) 이야기다.​

 

자영업자와 저소득·저신용 대출이 늘어나는 것은 근본적으로 소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소득은 부족하지만 생활비, 주택마련 비용, 사업비, 자녀 결혼 비용 등은 필요하다. 은행권과 2금융권 대출이 늘어나는 이유다.

 

2015년 전체 신용대출에서 소득 1분위와 2분위의 생활비 목적 비중은 각각 35.5%, 27.4%였다. 전년대비 각각 4.2%포인트, 2.3%포인트 늘었다. 전체 가구 평균은 22%였다.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소득 비율은 20년간 급격히 줄었다. 하락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두번째로 하락폭이 크다.

 

지난 3월 OECD가 발표한 구조개혁 중간평가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GDP 대비 가계소득 비율은 1995년 69.6%에서 2014년 64.3%로 5.3%포인트 감소했다. 한국의 GDP 대비 노동소득 비중도 1995년 52.7%에서 2014년 50.7%로 줄었다.

 

특히 소득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서민들의 빚 문제가 악화했다. 지난 5월 통계청 가계동향에 따르면 1분기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 월평균 소득은 906만7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늘었다. 4분위(538만3000원)와 3분위(403만7000원)의 월평균 소득도 각각 0.9%. 1.1% 늘었다. 반면 소득 하위 20% 이내인 1분위 가구 월평균 소득은 141만원으로 2.9% 감소했다. 2분위 가구 소득도 287만원으로 0.9% 줄었다.

 

빈기범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소득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저소득층이 생활비 용도로 2금융권에서 고금리 빚을 지고 있다"며 "가계부채의 질이 더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ovehope@sisa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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