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추방명령 제동 건 판사 ‘좌표 찍기’

해리스 남편과 함께 찍은 사진 올려
‘탄핵 압박’ 해당 판사도 강경한 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올린 사진. 제임스 보스버그(오른쪽 세 번째) 판사와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의 남편 더그 엠호프가 빨간색 화살표로 표시돼 있다. 트루스소셜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자신의 이민 정책에 제동을 건 판사의 사진까지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사법부 때리기를 지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제임스 보스버그 워싱턴DC 연방 지방법원 판사가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의 남편 더그 엠호프와 한 행사장에서 나란히 찍은 사진을 게시했다. 그러면서 “이런 이해 충돌이 어디 있느냐”고 적었다. 해당 사진은 한 모의 재판에서 촬영된 것으로 두 사람 외에도 여러 법조계 인사들이 함께 등장하는 단체 사진이다.

보스버그 판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범죄조직원들로 의심되는 베네수엘라 국적자 약 260명을 18세기에 제정된 ‘적성국 국민법(AEA)’을 근거로 엘살바도르 감옥으로 추방하려 하자 일시 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들을 실은 항공기가 이륙한 상태여서 구두 회항 명령을 내렸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구두 명령은 효력이 없다”며 추방을 강행했다.

이후 보스버그에 대한 탄핵을 언급했던 트럼프는 전날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판사” “관심 끌려는 사람”이라고 보스버그를 맹비난했다.

보스버그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전날 심리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AEA 를 적용한 데 대해 “전례 없는 일이자 법률의 확장 사용”이라며 “문제적이고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AEA는 미국 역사상 지금까지 단 3차례, 모두 전쟁 중에만 사용된 법률이다. 보스버그는 추방 포고문 서명과 후속 절차가 휴일을 앞둔 시점에 진행된 것을 두고 “그렇게 한 유일한 이유는 그것이 문제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행정부가 내 명령을 위반했는지, 누가 그 결정에 책임이 있는지 끝까지 파겠다”고 밝혔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