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백종만 (17) 하나님이 예비해 두신 사옥 ‘가산 YPP아르센타워’

이현성 2025. 3. 24. 05: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YPP는 2011년부터 사용해온 사옥을 헐고 그 자리에 가산 YPP아르센타워를 건축하기로 했다.

그런데 잠시 후 전화가 왔다.

그럼에도 마음에 그 건물이 떠나질 않았다.

'이번에도 포기해야 하나. 그래도 하나님이 주실 거면 언제라도 하나님의 때에 맞춰 주시겠지.' 그렇게 6개월을 기다렸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르센’은 ‘아름다운 세상’서 영감 얻어
회사 규모 커지면서 사무실과 공장에서
직원들 모두 식사·예배 드리는 곳 꿈꿔
서울 금천구에 있는 가산 YPP아르센타워 모습. 아르센타워는 2020년 착공해 2023년 완공했다. 백 회장 제공


YPP는 2011년부터 사용해온 사옥을 헐고 그 자리에 가산 YPP아르센타워를 건축하기로 했다. 아파트형 공장과 사무실, 기숙사 등이 들어선 지하 3층 지상 20층의 유럽풍 빌딩이다. ‘아르센’은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한글 발음에서 영감을 얻은 이름이다. 가산디지털단지역과 독산역이 가깝고 안양천이 내려다보인다.

지금의 아르센타워가 지어진 사연은 이렇다. YPP 규모가 커지면서 사무실과 공장을 모두 배치하고 직원들이 함께 식사하고 예배도 드릴 사옥을 달라고 매일 새벽 기도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가끔 가던 양복점 대표가 건물을 하나 소개했다. 건물을 찾아간 순간 천생연분을 만난 듯했다. 외관만 보는데도 하나님이 주신 곳처럼 느껴졌다.

2011년부터 2020년까지 YPP가 사용한 구사옥. 백 회장 제공


마음이 흥분돼 곧장 “건물을 사겠다”고 전화했다. 그런데 잠시 후 전화가 왔다. “하필이면 어제 다른 사람에게 팔렸다고 합니다. 매매하기로 하고 골프까지 쳤다고 하네요.” 계약은 물 건너간 일이나 다름없었다.

그럼에도 마음에 그 건물이 떠나질 않았다. 2년 동안 일주일에 한 번은 퇴근길에 굳이 차를 돌려 그 앞을 지나가곤 했다. 그리고 어느 날, 무심코 경제신문 부동산 매매 광고면을 보고 있는데 낯익은 건물이 눈에 띄었다. 외관은 조금 달랐지만 아무리 봐도 2년 전에 놓친 그 건물이었다. 매입한 지 2년 만에 되팔려니 지인들 보기 민망했던지, 다른 건물처럼 보이도록 광고 이미지를 살짝 꾸민 것이었다. 지체할 겨를 없이 다음 날 건물주와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발을 들여놓는 순간 기절할 뻔했다. 성경과 찬송가를 제본하는 공장이 들어서 있었다. 한글 성경뿐 아니라 전 세계의 언어로 성경이 제본되는 곳이었다. 건물 한 동엔 강당이 있었는데 조금만 손 보면 예배당으로 쓸 수 있겠다 싶었다. 또 다른 동엔 임직원이 한꺼번에 식사할 수 있는 식당도 있었다. 하나님이 YPP를 위해 예비해 두신 건물이란 확신이 생겼다.

성경 회사 대표인 건물주에게 물었다. “혹시 어느 교회에 다니시나요?” 그러자 뜻밖의 답이 돌아왔다. “저는 교회에 다니지 않습니다.” “아니, 어떻게 예수도 안 믿는 사람이 성경 만드는 사업을 할 수 있지요?” “그러게요. 제가 대형교회 목사님들을 좀 아는데, 다들 저를 장로로 알고 있습니다.” 나는 그에게 복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보통은 거절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그는 내 말을 들어보겠다고 했다. “회장님, 안 그래도 요즘 마음이 너무 이상했어요. 제본이 제대로 됐는지 확인하다 보면 옛날에는 그냥 글자로 보였는데 요즘은 말씀으로 보이더라고요. 이제 교회를 나갈 때가 됐나 하고 있었는데, 회장님을 만나게 됐네요.”

건물도 계약하자고 했다. 하지만 가격이 문제였다. 나는 그가 2년 전에 산 가격에 은행 이자와 프리미엄을 붙여서 가격을 제안했다. 하지만 성에 차지 않았나 보다. 중개업자를 통해 “안 팔겠다”는 답이 왔다. ‘이번에도 포기해야 하나. 그래도 하나님이 주실 거면 언제라도 하나님의 때에 맞춰 주시겠지.’ 그렇게 6개월을 기다렸다. 어느 날, 부동산 중개업자가 찾아왔다. 건물주가 보낸 사람이었다.

정리=이현성 기자 sag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