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백종만 (15) 해커에 걸려 큰돈 날릴 위기… 이틀 밤낮으로 꼬박 기도

이현성 2025. 3. 20.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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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부터 새벽기도를 이어가는 이유는 딱 하나다.

2023년에도 회사에 큰 문제가 생겼는데 새벽기도를 딛고 이겨 낼 수 있었다.

아이의 건강 문제로 시작한 새벽기도는 이제 내 영성과 사업을 지키는 힘이 됐다.

이제는 회사에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직원들도 "회장님이 기도하시니 해결되겠지"라며 기대하는 분위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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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글로벌회사와 프로젝트 진행 중
주고받은 메일 안에 해커가 심어놓은
잘못된 계좌로 입금… 해결 방법 없어
반년 넘게 추진해 온 사업 잘못될 뻔
백종만 YPP 회장은 자신의 새벽기도를 예방기도에 은유하며 “새벽기도를 드릴 땐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이 되기 위해 기도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기도하는 백 회장 모습. 백 회장 제공


2002년부터 새벽기도를 이어가는 이유는 딱 하나다. 세상살이가 어렵기 때문이다. 회사를 경영하다 보면 매일매일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기도할 수밖에 없는 삶의 문제들은 매일 쌓여 간다. 이런 문제를 새벽마다 하나님 앞에 내려놓는다. 2023년에도 회사에 큰 문제가 생겼는데 새벽기도를 딛고 이겨 낼 수 있었다.

독일의 유명 글로벌 회사와 국제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한 일이 있다. 계약이 성사되면서 일종의 착수금으로 미국에 있는 독일계 회사 계좌에 한화 10억원을 입금해야 했다. 프로젝트가 성사됐다는 보고를 받은 뒤 난 지출결의서에 사인했다. 그런데 며칠 뒤 재무 담당 임원이 일에 문제가 생겼다며 다급히 보고했다. 들어보니 이만저만 큰일이 아니었다. 분명 이메일에 있는 계좌로 입금을 했는데 정작 그 회사에서는 “왜 아직 입금이 안 됐느냐”며 항의성 메일이 온 것이다.

계약하기로 한 독일 회사에 회신 메일을 보냈다. “우리는 분명 입금을 했습니다.” “안 들어왔습니다. 당신들이 말하는 계좌는 우리 계좌가 아닙니다.”

아뿔싸. 전혀 의심하지 않았는데 6개월이나 주고받은 메일에 해커가 잘못된 계좌 정보를 심어놓은 것이 아닌가. 외부 해커가 개입한 일인지, 아니면 저쪽 회사 내부 누군가가 해커와 공조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어찌됐든 책임은 우리에게 있었다. 실수로 큰 금액을 잃는 것도 문제이지만, 반년 넘게 추진해 온 프로젝트가 걱정이었다. 우선 입금된 계좌를 막아 해커에게 그 돈이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일이 급선무였다.

주거래은행에 급히 요청했다. 미국 은행에 사정을 알려 돈이 넘겨지지 않도록 해달라고. 그런데 그날이 하필 미국 현지시각으론 일요일이고 설상가상 다음 날은 공휴일로 지정된 블랙 홀리데이였다. 전화로는 전혀 소통할 수 없었다.

만일 미국 은행이 화요일에 출근해서 메일을 확인하지 않고 이체를 한다면 돈은 몽땅 해커에게 들어갈 상황이었다. 당장 비행기를 타고 미국으로 간다 해도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기도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이틀 밤을 꼬박 새우다시피 하며 밤낮으로 기도했다.

화요일 아침, 은행 개점과 동시에 미국 현지 비서가 신속하게 대응했다. 그는 은행에 연달아 전화를 걸며 긴급 메일을 확인해달라고 재촉했다. 우리 상황을 파악한 미국 은행은 서울 소재 거래 은행에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

다행히 정식 이체 직전에 우리 주거래은행이 보낸 여러 건의 메일을 미국 은행이 확인하면서 해커에게로의 이체는 보류됐다. 입금된 금액은 우리 회사로 전액 돌려보내겠다는 회신이 왔다.

이 답을 듣기까지 얼마나 기도했는지 모른다. 돈도 돈이었지만, 일이 잘못되면 회사 분위기와 프로젝트가 줄줄이 어려워졌을 것이다.

아이의 건강 문제로 시작한 새벽기도는 이제 내 영성과 사업을 지키는 힘이 됐다. 이제는 회사에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직원들도 “회장님이 기도하시니 해결되겠지”라며 기대하는 분위기가 있다. 하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기대다. 기도는 내가 하지만, 해결은 하나님이 하신다. 우리 직원들이 그런 하나님을 직접 만나면 얼마나 좋을까. 이 역시 기도 제목이다.

정리=이현성 기자 sa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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