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주총 앞두고 영풍 3세 전면에…‘전문경영 체제’ 말 바꾼 오너 리스크

오종민 기자 2025. 3. 2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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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인 영풍이 반복적인 환경오염 문제와 MBK의 금융사고 논란으로 도마에 오른 가운데 최근 고려아연 주주총회를 앞두고 영풍 오너 일가 3세 장세환 부회장이 공식 석상에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22일 비철금속업계에 따르면 장세환 부회장은 최근 열린 한 프록시 토크(Proxy Talk)에서 영풍을 대표하는 인물로 참석해 고려아연의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영풍의 경영 역량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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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본사 전경. 영풍 제공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인 영풍이 반복적인 환경오염 문제와 MBK의 금융사고 논란으로 도마에 오른 가운데 최근 고려아연 주주총회를 앞두고 영풍 오너 일가 3세 장세환 부회장이 공식 석상에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22일 비철금속업계에 따르면 장세환 부회장은 최근 열린 한 프록시 토크(Proxy Talk)에서 영풍을 대표하는 인물로 참석해 고려아연의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영풍의 경영 역량을 강조했다. 그는 ‘영풍 부회장’으로 소개됐지만, 실제로는 석포제련소를 운영하는 영풍에서 공식 직책을 맡고 있지 않다. 현재 그는 영풍빌딩 관리업을 주로 하는 영풍이앤이라는 회사의 미등기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부회장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과거 장형진 영풍 고문이 “기업은 전문경영인이 맡아야 한다”는 발언과 배치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장 고문은 자식에게 기업을 물려주는 것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지만, 실제로는 둘째 아들인 장세환 부회장을 고려아연의 경영 전면에 세우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영풍과 손잡은 MBK파트너스가 그동안 “경영은 MBK가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던 점과도 어긋나는 행보라는 시각이다. 업계 일각에선 장세환 부회장이 고려아연을 인수하려는 배경에 석포제련소의 막대한 손실과 환경오염 문제를 고려아연 자산을 통해 보전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영풍은 석포제련소 운영과 관련해 수년 간 환경오염 논란에 휘말려 왔으며, 최근에는 카드뮴을 대기 중에 배출한 혐의로 환경 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낙동강 유역에 카드뮴을 방류해 수백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고, 대표이사들은 형사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 부회장은 프록시 토크에서 영풍이 충분한 경영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해 논란을 키웠다는 평가다.

결국 장세환 부회장의 전면 등장이 오너 일가의 고려아연 경영 참여를 기정사실화하는 신호이며, MBK와 영풍의 인수 시도가 단순한 투자보다는 경영권 장악과 손실 보전을 노린 행보라는 비판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장세환 부회장은 미국 패퍼다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중국 칭화(淸華)대에서 국제 MBA 과정을 이수한 중국통이기도 하다.

한편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는 지난 20일 보고서를 통해 MBK와 영풍이 고려아연을 장악할 경우 장기 투자 계획 축소, 자산 매각, 현금 배당 확대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 같은 배당 확대는 MBK의 단기 부채 상환과 영풍의 손실 보전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다.

오종민 기자 fiveb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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