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억 집이 31억까지”… 강남, 토허제 부활 직전까지 불장

권중혁,황인호 2025. 3. 21.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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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재지정에도 당장 집값이 잡히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토허제 확대 재지정 하루 전인 23일까지 매도·매수 희망자들의 막판 계약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박모 공인중개사는 "토허제 해제로 많이 오른 집값이 토허제 재지정으로 급격하게 내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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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 받은 집값 안정화 시간 걸릴 듯
24일부터 시행… 막판 패닉바잉 전망
규제 대상 빠진 마포·성동 등 들썩
서울시와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을 확대 재지정하기로 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혼란이 심화하고 있다. 20일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 벽에는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에 대한 안내문이 붙어 있다. 패닉 바잉과 풍선 효과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합뉴스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재지정에도 당장 집값이 잡히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토허제 확대 재지정 하루 전인 23일까지 매도·매수 희망자들의 막판 계약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토허제 대상에서 빠진 성동·마포·강동·동작 등으로의 풍선효과도 예상된다. 금융권은 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한국부동산원이 20일 발표한 ‘3월 셋째 주(17일 기준) 아파트가격동향’에서 서울 아파트 매맷값은 전주 대비 0.25% 올랐다. 서울시가 지난달 12일 서울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 일대 아파트 291곳에 대해 토허제를 해제한 뒤 매주 상승 폭을 키웠다(0.06→0.11→0.14→0.20→0.25%). 전국 아파트값도 보합에서 0.02% 상승 전환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가 주도했다. 토허제 해제 수혜를 직접 받은 강남구는 전주보다 0.83% 상승하며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2018년 1월 넷째 주(0.93%) 이후 7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0.6로 지난해 11월 둘째 주(100.3) 이후 17주 만에 100을 넘어섰다. 매매심리 지표인 매매수급지수(0~200)는 기준점 100을 넘으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뜻이다. 서울 동남권(강남 3구·강동구) 매매수급지수는 107.3으로 집값 폭등기였던 2021년 7월 넷째 주(108.9) 이후 약 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 흐름이 당장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토허제 재지정이 오는 24일부터 시작되면서 갭 투자를 하려는 수요가 주말에 몰릴 수 있고, 이미 오른 집값이 급격히 하락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인만 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토허제 해제 전에 26억~27억원 하던 집이 30~31억원으로 올랐기 때문에 호가를 1~2억원 내려 급매로 판다고 해도 집값이 떨어졌다고 보긴 어렵다”라고 말했다.

현장 분위기도 다르지 않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박모 공인중개사는 “토허제 해제로 많이 오른 집값이 토허제 재지정으로 급격하게 내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파구에 거주하는 강모(35)씨는 “정부가 오히려 상급지를 정해준 것 아니냐”고 말했다.

토허제 대상이 아닌 지역으로 수요가 쏠릴 수도 있다. 마포구에 거주하는 30대 손모씨는 “용산구까지 토허제로 묶여서 마포구 집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은 든다”면서도 “풍선효과로 마포구도 토허제에 포함될까봐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도 조치가 시작됐다. 하나은행은 오는 27일부터 서울 지역에 ‘다주택자의 주택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의 신규 취급도 제한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서울 주택 가격과 거래량이 급증함에 따라 갭투자를 막고, 실수요자를 보호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권중혁 황인호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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