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활의 민족이냐'는 일본 기자, 김우진의 대답은 달랐다
[임병도 기자]
▲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김우진과 동메달을 획득한 한국 이우석이 시상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8.4 |
ⓒ 연합뉴스 |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김우진 선수는 미국의 브레이디 엘리슨을 슛오프 접전 끝에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그는 양궁 남자 선수 역사상 최초로 3관왕(단체전·혼성 단체전·개인전)에 올랐습니다.
한국 양궁이 올림픽 전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이후 8년 만입니다. 당시는 금메달이 4개로 혼성전 금메달은 2021년 도쿄 대회부터 도입됐습니다.
양궁 국가대표팀은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 5개, 여자 개인전 은메달 1개, 남자 개인전 동메달 1개 등 총 7개의 메달을 따냈습니다. 당초 대한체육회가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제시했던 금메달 5개 목표를 양궁 국가대표팀 만으로 이룬 것입니다.
▲ [쏙쏙뉴스] 한국은 '활의 민족'이냐? 김우진의 대답은 달랐다 ⓒ 최주혜 |
① 체계적인 시스템
김우진 선수는 가장 먼저 체계적인 시스템을 강조했습니다. 김 선수는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거쳐 실업팀까지 모든 선수들이 운동하며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이 정해져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양궁의 체계적인 시스템은 다른 나라가부러워하는 장점 중 하나입니다.김 선수와 결승전에서 대결했던 브레이디 엘리슨은 "한국 양궁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시스템을 갖고 있다"며 "한국 선수들은 어렸을 때부터 초등학교, 중학교 등을 거치며 15년가량 상당한 훈련을 받고 궁사로 훈련된 상태에서 대학에 가고 실업팀에 간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실업팀에서 직업적으로 양궁을 하고 있다"면서 "미국에서는 제가 양궁을 직업적으로 갖고 있는 유일한 선수"라고 덧붙였습니다.
대한양궁협회에 따르면 올해 등록된 실업 양궁 선수는 404명입니다. 한국에서는 400명이 넘는 직업 양궁 선수들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② 공정한 선발전
또한 김 선수는 "공정한 협회가 있어 부정이나 그런 게 하나도 없이 모두가 공정한 위치에서 함께 경기를 치른다"고 설명했습니다.
대한양궁협회가 대한민국 체육협회 중 가장 공정하다고 평가받는 건 국가대표 선발전 때문입니다.양궁협회는경력과 학벌, 지연 등 모든 '계파'를 초월해 공정한 선발전을 주관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혼성 단체 독일과 결승전에서 승리해 금메달을 획득한 임시현과 김우진이 경기장에 응원온 정의선 현대차 회장에게 격려를 받은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4.8.3 |
ⓒ 연합뉴스 |
김우진 선수는 한국이 양궁을 잘하는 마지막 이유로 정의선 양궁협회장을 언급했습니다. 김 선수는 "협회장님이 양궁에 많은 관심을 갖고 계속 지원을 하고 있다"면서 "(어떻게 하면)저희가 세계 정상을 지킬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시고 그것들을 계속 만들어나가기 때문에 한국 양궁이 지속적으로 강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정의선 대한양궁협회장은 현대차그룹 회장입니다. 정 회장은 양궁협회에서 절대적인 힘을 발휘하고 있는데, 선발전 등에는 절대 개입하지 않고 오로지 지원에만 영향력을 한정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기업 실업팀 8곳 중 5곳을 현대 계열 그룹이 운영할 정도로 양궁 선수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정 회장은 한국 대표팀이 파리 올림픽 양궁 5개 종목 석권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선수들이 노력한 것만큼 그 이상으로 잘하도록 협회가 도와서 잘하려 했는데, 그보다 훨씬 더 (선수들이) 잘해줘서 메달이 늘어난 것 같다"면서 "협회와 선수들, 직원들 사이 믿음이 있다. 서로 믿고 한 마음으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굉장히 간단한 것처럼 보이지만 쉽지 않은 일입니다. 양궁협회와 비교 대상으로 자주 회자되는 대한축구협회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도 정의선 회장처럼 범현대가 사람이지만 그는 스스로를 가리켜 "국민 욕받이"라고 할 정도로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그는 사퇴 요구에도 버티는 이유에 대해 지난달 26일 발간된 자서전 <축구의 시대 - 정몽규 축구 30년>에서 "이사진이 총사퇴하면 회장 대행을 맡은 사람도 없을 것이고 규정상 보궐선거도 치러야 했기에 축구계에 너무 큰 혼란이 불가피했다"고 해명했습니다.
▲ 세계양궁연맹의 올림픽 결과 페이지. 여성 단체전, 남성 단체전, 혼성, 여성 개인전에 한국과 한국인 선수가 표기됐다. 남자 개인전은 아직 기재되지 않았지만, 김우진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했다. |
ⓒ 세계양궁연맹 홈페이지 갈무리 |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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