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같은 조 1위 아냐’ 한국, ‘꿀조’ 받고도 1위 중 최약체 [A매치 와치]
[고양(경기)=뉴스엔 글 김재민 기자/사진 표명중 기자]
3차 예선 조 편성 운이 '대박'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현재 성적은 아쉬운 감이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3월 20일 고양 종합 운동장에서 열린 오만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7차전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기대 이하의 경기였다. 한국은 전반 41분이 돼서야 첫 슈팅을 기록할 정도로 비효율적인 경기를 펼쳤다. 첫 번째 슈팅이 황희찬의 골이었던 덕분에 전반전을 1-0 리드로 마쳤다. 후반전 들어서는 오히려 경기 분위기를 내줬고 후반 35분 알 부사이디에게 동점골을 허용해 경기를 무승부로 마쳤다.
승점 1점 확보에 그친 한국은 4승 3무 승점 15점으로 B조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 3월 A매치 기간을 통해 본선행을 조기 확정하겠다는 야심찬 포부가 있었지만, 요르단이 7차전에서 팔레스타인에 승리를 거두면서 1위 자리도 위태로운 상황이 됐다. 2위 요르단, 3위 이라크와의 승점 차는 단 3점이다. 오는 25일 열리는 요르단과의 8차전에서 패하기라도 하면 조 1위 자리도 빼앗긴다.
물론 1차 목표인 월드컵 본선 진출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조 1, 2위가 본선으로 직행하고, 3, 4위도 4차 예선이라는 추가 기회가 있다.
그러나 B조의 조 편성을 고려하면 한국이 압도적으로 치고 나가지 못했다는것 자체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다. 각각 6승 1무 무패를 달리고 있는 A조 1위 이란, C조 1위 일본과 비교하면 한국의 성적은 아쉽다.
한국의 조 편성이 가장 좋았다는 것을 고려하면 더 실망스럽다. 한국은 3차 예선 조 편성 당시 이란, 일본과 함께 1포트에 속했다. 3차 예선은 FIFA 랭킹을 기준으로 포트가 배정됐는데, FIFA 랭킹 22위로 아시아 3위였던 한국은 23위였던 호주를 단 한 계단 차이로 제치고 가까스로 1포트에 포함됐다.
대진 운까지 따랐다. 2포트(오스트리아, 카타르, 이라크) 중 최약체 이라크, 3포트(사우디아라비아, 우즈베키스탄, 요르단) 중 최약체 요르단이 한 조에 묶였다. 4포트(아랍 에미리트, 오만, 바레인) 중에서도 복병으로 분류되는 아랍 에미리트를 피했다. 이보다 더 좋은 조 편성은 기대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대박'이 터졌다. 중동 팀이 5개나 속해 이동거리, 원정 유불리 등의 변수가 예상되기는 했으나 객관적 전력 면에서 B조는 가장 수월한 조가 분명했다.
영원한 맞수 일본이 '죽음의 조'에서도 압도적인 경기력을 자랑하며 월드컵 본선 진출을 조기 확정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슴이 시리다. 일본이 속한 C조는 2포트 최강자 호주, 3포트 최강자 사우디아라비아가 같이 묶이면서 '죽음의 조'로 분류됐다.
그러나 일본은 7경기에서 무려 24득점을 몰아치고 단 2실점만 내주는 공수 완벽한 모습으로 6승 1무 무패 승점 19점을 챙겼다. 중국전 7-0, 바레인전 5-0 승리를 포함해 6번의 승리 모두 다득점 승리였으며 3골 이상을 터트린 경기도 4경기나 된다.
한국이 FIFA 랭킹 단 하나 차이로 호주에 밀려 1포트에 속하지 못했다면, 그로 인해 한국이 현재 호주가 위치한 C조 자리에 들어가 일본, 사우디아라비아와 경쟁했다면 월드컵 본선 직행이 쉽지 않았을 수도 있다.
아시아 축구의 전체적인 수준이 예전보다 많이 올라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같은 조건에서 더 어려운 조에 포함된 이란, 일본은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한국에도 이보다는 더 나은 모습을 기대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나아가 월드컵 본선을 생각하면, 예선에서도 압도적이지 못했던 팀의 본선은 우려될 수밖에 없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며 의심을 지워야 하는 홍명보호다.(사진=손흥민)
뉴스엔 김재민 jm@ / 표명중 acep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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