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이 신태용 차별했다!" 경질 뒤통수→충격 5실점..."엿이나 먹어라" 인도네시아 팬들 대폭발

고성환 2025. 3. 21.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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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트롤 풋볼.

[OSEN=고성환 기자] 신태용 감독을 경질한 인도네시아가 5실점하며 무너졌다. 그러자 인도네시아 팬들이 에릭 토히르 인도네시아 축구협회(PSSI) 회장을 향한 분노를 터트리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20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시드니 풋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C조 7차전에서 호주에 1-5로 대패했다.

이로써 인도네시아는 조 5위까지 추락하면서 월드컵 본전 진출 가능성이 적어졌다. 바레인이나 중국이 승점 1점만 획득했다면 꼴찌로 내려앉을 수도 있었다. 현재 인도네시아와 바레인, 중국 3팀은 나란히 승점 6으로 최하위권을 형성 중이다.

이날 경기는 클라위베르트 감독 체제에서 첫 공식 경기였다. 인도네시아는 네덜란드 출신 귀화 선수들을 대거 합류시키며 많은 기대를 받았다. 실제로 이번 경기에서도 귀화 선수가 선발 11명 중 무려 10명에 달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최악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전반 18분 만에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내주더니 2분 만에 추가 실점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인도네시아는 우왕좌왕하며 전반 35분 세 번째 골까지 허용했다.

전반에만 3골을 얻어맞은 인도네시아. 후반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클라위베르트 감독은 급하게 귀화 선수들을 추가로 투입해봤지만, 2골을 더 실점하고 말았다. 그나마 후반 막판 올레 로메니의 득점으로 무득점 패배를 면한 게 위안이었다. 

그러자 인도네시아 팬들이 폭발했다. 팬들은 경기장에서 신태용 감독을 연호하며 PSSI를 향한 항의를 펼쳤다. 인도네시아 '신도뉴스'는 "인도네시아가 호주에 굴욕을 당하자 신태용의 이름이 울려퍼졌다"라며 "소셜 미디어에서도 신태용의 이름이 11000회 이상 언급됐다"라고 설명했다. 소셜 미디어에는 '클라위베르트 OUT'이라는 해시태그가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CNN 인도네시아' 역시 "클라위베르트 감독이 새로 부임하면서 그가 네덜란드 대표팀 시절 쌓았던 총체적 철학이 전수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호주전에선 전혀 색깔이 보이지 않았다"라고 꼬집었다. 매체에 따르면 한 팬은 "토탈 풋볼이 아니라 토탈 실패(완전한 실패)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경기 후 토히르 회장은 민심을 잠재우려 애썼다. 그는 소셜 미디어에 "인도네시아 대표팀이 이기든 지든 계속 응원할 것이다. 난 이 나라를 완전히 사랑하기 때문"이라며 "대표팀이 월드컵에 진출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 선수 여러분, 고개를 숙이지 마라. 여전히 기회는 있다"라고 응원글을 남겼다.

그럼에도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인도네시아 '자바 포스'는 "토히르는 대표팀이 패배했을 때 클라위베르트와 신태용을 다르게 대한다. 인도네시아가 1-5로 참패하면서 팬들로부터 많은 반응이 나왔다. 특히 토히르 회장이 클라위베르트 감독과 선수단에 대한 전적인 지지를 표명하면서 더욱 불이 붙었다"라고 전했다.

또한 매체는 "토히르의 이런 태도는 비교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많은 사람들이 그가 신태용 감독을 대하는 방식을 지적했다. 이들은 인도네시아가 중국과 일본에 패했을 때 반응이 이렇게 따뜻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다들 신태용 감독이 더 많은 압박을 받았다고 느낀다"라고 덧붙였다.

매체에 따르면 한 팬은 "중국과 일본한테 졌을 땐 왜 이렇게 하지 않았나?"라고 비꼬았고, 다른 팬은 "신태용 감독 밑에서 팬들의 지지와 긍정적인 에너지가 하나가 됐다. 그 단결을 깨뜨린 건 토히르 당신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이기고 감독을 바꾼 건 치명적이었다"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팬은 "하하하. 신태용이 졌다면 라커룸에서 소리치고 있을 거다. 이놈은 엿이나 먹어라"라고 분노를 터트렸다.

실제로 신태용 감독의 경질은 인도네시아 현지에서도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PSSI는 지난 1월 신태용 감독을 충격 경질했다. 당시 인도네시아는 3차예선 C조 1승 3무 2무패로 조 3위를 달리고 있었다. 클라위베르트 감독과 달리 호주를 안방으로 불러들여 0-0 무승부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가 어린 선수들로 나선 미쓰비시컵에서 탈락하자 균열이 커졌다. 결국 토히르 회장은 5년을 헌신한 신태용 감독을 하루아침에 해고했고, 곧바로 클라위베르트 감독을 선임했다. 당시 그는"선수들이 동의한 전략을 더 잘 실행할 수 있고, 더 잘 의사소통할 수 있고, 대표팀 전체를 위한 더 나은 프로그램을 구현할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클라위베르트 감독은 제대로 된 지도자 커리어조차 없다는 것. 그는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 네덜란드 대표팀 수석코치로서 루이 반 할 감독을 보좌했으나 직접 지휘봉을 맡은 경험은 퀴라소 대표팀과 튀르키예 아다나 데미스포르 정도밖에 없다. 그마저도 2023년 여름 데미스포르에 부임했다가 약 5개월 만에 팀을 떠났다.

이 때문에 팬들의 우려도 컸다. 그럼에도 인도네시아는 클라위베르트 선임을 강행했다. 일각에서는 토히르 회장이 네덜란드 출신 귀화 선수들의 추가 합류를 원했기 때문에 내린 선택이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는 유벤투스 유스 출신인 에밀 아우데로와 조이 페르페시, 딘 제임스 등 여러 명을 추가로 귀화시켰다.

그러나 모두 소용없었다. 클라위베르트 감독의 데뷔전은 오합지졸 수비 끝에 처참한 대패로 마무리됐다. 자국 선수들을 배제하고 귀화 선수들 위주로만 팀을 꾸린 선택이 오히려 악수가 됐다. 경질 후에도 제자들의 월드컵 진출을 응원한 신태용 감독의 바람도 물거품이 될 위기다. 

그럼에도 신태용 감독은 클라위베르트 감독이 경기를 준비할 시간이 적었을 것이라고 감싸 안았다. 그는 '콤파스'와 인터뷰에서 "선수들은 열심히 뛰었다. 전방 압박은 매우 좋았지만, 훈련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 일대일 싸움이 많았던 것 같다. 아마도 그게 이번 패배의 원인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신태용 감독은 "세트피스로 실점할 필요가 없었는데 아쉽다. 아마도 감독이 세트피스를 연습할 시간이 많지 않아서 그랬을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도네시아 축구협회, 에릭 토히르, 트롤 풋볼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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