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영상]AI 교과서 98% 도입한 대구의 초교 가보니
영어 발음 및 억양 분석 평가, 학급칠판으로 결과물 공유 등
올해부터 초등학교 3·4학년과 중·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정식 도입된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이 약 한달이 지난 가운데, 학교 현장에선 이전과는 다른 수업 환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지난 10일 오전 10시30분께 찾은 대구 용계초등학교 영어실에선 영어 수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다만 학생들의 책상 위엔 서책형 교과서가 아닌 태블릿이 하나씩 올려져 있었다. 학생들은 교사의 지시에 따라 각자 이어폰을 착용한 채 각자의 책상 위 태블릿에 집중했다. 학생들은 화면에서 흘러나오는 원어민의 "Are you tired?"를 듣고 따라하며 녹음했다. 녹음이 끝난 후 AI 디지털 교과서는 원어민의 발음과 학생의 발음을 비교해 나타냈다. 유사도를 평가하는 점수와 억양의 유사도를 알려주는 그래프가 표시됐다.
AI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하는 학교 현장의 모습이다. AI 디지털교과서는 학생 개인의 능력과 수준에 맞는 맞춤 학습 기회를 지원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을 포함한 지능 정보화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학습자료 및 학습지원 기능 등을 탑재한 교과서다.
학생들은 AI 디지털교과서의 전반적인 학습 능력 향상에는 만족하지만 아이디와 비번을 만들고 로그인하는 게 번거롭고, 기기와 인터넷 문제로 인해 종종 늦어지는 경우가 있어 불편하다고 답했다.
임성호(11)군은 "종이 교과서는 무거운데 AI는 태블릿만 들고 다니면 돼서 편리하다. 수학문제의 경우 AI가 틀린 답을 알려주고 비슷한 문제를 풀게 해줘서 다시 틀리지 않게 해준다. 지식의 기초를 탄탄하게 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다원(10)양은 "다양한 문제를 풀 수 있어서 좋고 틀린 문제랑 비슷한 문제뿐만 아니라 심화문제까지 풀 수 있어서 좋다. 다만 종종 (기기가) 느려지는 경우가 있어 불편하다"고 말했다.
정식 도입을 앞두고도 지속된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따른 재정 부담과 학생 문해력 하락 등 각종 논란 속, 지난 2월 교육부가 개학을 앞두고 조사한바에 따르면 대구지역에선 98%의 학교가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채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채택률 2위인 강원(49%)의 두배이고, 전국 평균(32.3%)보다 3배 많은 도입률이다.
최희정 용계초 교사는 "기존 서책형으로 수업할 땐 문제를 풀고 나서 맞춤형 학습을 하기 위해 교사가 채점하고 분석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이때는 20명이 많다고 생각했지만, AI 교과서 사용으로 자동으로 책정과 분석을 해주어 편리해졌다"고 말했다. 또 최 교사는 도입과정에서 힘들었던 점으로 AI 디지털교과서 이용 시 필요한 학생들의 개인 아이디인 '디지털 원패스' 가입의 어려움과 네트워크 등 디지털 결함을 꼽았다.
이에 김국현 용계초 정보부장 교사는 "아이들이 회원가입을 할 때 학부모의 동의를 받게 되어 있는데 막상 수업을 진행할 때 가입이 되어 있지 않은 학생들이 있었다. 절차적 불편함이 있었지만 현재는 교사의 임시동의로 가입 가능하도록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용계초엔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등이 방문해 AI 교과서 활용 수업을 참관하고 현장을 점검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AI 디지털교과서는 단순히 교과서를 디지털화한 것이 아닌 수업 자체를 전환하는 도구다. 프로그램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교사들이 새로운 수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대구시교육청은 AI 디지털교과서를 단순히 도구로 이용하는 것보다 필요할 때마다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아이들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수업 재구성에 방점을 두고 활용하고 있다. 초기엔 애로사항이 있었지만 지금은 안정화되어 현장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아이들에게 더 나은 맞춤형 학습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수현 기자 sh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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