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빛낼 TK과학자]<2>제어이론 세계적 석학, 박주현 영남대 천마석좌교수…인류가 더 안전하고, 쾌적한 미래지향적 삶 영위하는 필수 기반

김명규 기자 2025. 7. 22.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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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제어이론 융합, 자율주행차·로봇 안정성 강화
예상밖 사이버공격 대응 스마트제어알고리즘 연구
8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
2019~2022년 국내 유일 3개 분야 동시 선정도
박주현 영남대 천마석좌교수가 지난 21일 첨단 시스템의 안정성과 성능을 향상시키는 제어이론 분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명규 기자

영남대 천마석좌교수로 재직 중인 박주현 (전기공학과)교수는 과학기술의 미래를 여는 열쇠인 '제어이론(Control Theory)'의 세계적 석학이다. 박 교수는 기계, 로봇, 자동차, IT 네트워크, 드론과 같은 첨단 시스템들이 안정적으로 우수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어하는 이론과 알고리즘 개발에 몰두해왔다.

박 교수가 연구하는 제어이론은 '다양한 시스템을 똑똑하게, 안전하게,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학문'이다. 박 교수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의 실제 제작보다는, 보다 근본적 차원에서 '시스템이 어떻게 잘 움직이게 만들 것인가'를 연구하는, 즉 알고리즘과 수학적 방법론 개발에 집중한다.

"주변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인과적 현상은 하나의 '시스템'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현실에서 만나는 상당수 시스템은 입력에 따른 출력의 반응이 단순하게 비례하지 않습니다. 이를 '비선형 시스템'이라고 부르죠."

실제 자연과 공학 현상은 대부분 비선형 시스템으로, 입력값이 조금 바뀌어도 출력이 생각보다 예측하기 어렵거나 아예 예상과 다른 결과로 튈 수 있다. 박 교수는 이러한 복잡한 비선형 동역학 시스템을 수학적으로 분석하고, 제어하는 새로운 이론과 전략을 만들고 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가 주행 중 예상치 못한 환경변수(날씨, 장애물 등)에 맞춰 스스로 안정적으로 동작하려면, 매우 정교한 비선형 제어기술이 필요하다.
박주현 영남대 전기공학과 천마석좌교수. 영남대 제공

최근 박 교수의 연구는 인공지능(AI)과의 융합으로 더욱 진화하고 있다. 박 교수는 오래 전부터 신경망, 기계학습 등 AI 기법을 제어 시스템에 접목하는 연구를 진행해왔는데, 요즘은 AI 모델 자체의 구조 및 성능 고도화 연구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처럼 수학, 제어이론, 인공지능을 아우르는 박 교수의 연구는 로봇, 자율이동체, 전력망, 네트워크시스템, 드론 등 다양한 첨단 기술 분야에서 '똑똑한 두뇌' 역할을 하며 실질적인 기술혁신을 견인하고 있다.

정보통신(IT) 기술의 발전으로 다양한 시스템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현시대에서 박 교수는 중요한 미래 연구 주제를 발견했다. 바로 '네트워크 시스템을 보호하는 알고리즘'이다. 네트워크 시스템은 사이버 공격, 데이터 손실, 제어 신호 지연 등으로부터 안전성과 성능이 필수적으로 보장돼야 한다. 이를 위해 박 교수는 실제 데이터를 활용해, 사이버 공격 발생 시에도 시스템이 스스로 방어하고 안정적으로 동작할 수 있는 '스마트 제어기' 알고리즘 개발에 힘쓰고 있다.

박 교수의 지난 20여 년 연구는 세계가 주목하는 놀라운 성과로 인정을 받고 있다. 박 교수는 지금까지 1천 편이 넘는 학술 논문이 세계 상위 10% 이내의 국제 저명 학술지(IEEE, Springer-Nature, Elsevier 등)에 게재됐다. 또 5권의 전문서적을 비롯해 총 5만2천300여 건의 논문 인용과 H-index 112라는 기록은 전 세계 과학자들 중에서 단연 돋보인다.

이 밖에도 그는 2015년부터 클래리베이트(Clarivate,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가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Highly Cited Researcher)'에 8년 연속 이름을 올렸고, 2019~2022년에는 '공학', '컴퓨터 과학', '수학' 세 분야에서 동시 선정된 유일한 한국인 연구자이기도 하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박 교수는 세계 최고의 학술지 Nonlinear Dynamics(비선형동역학 분야)에서 Receiving Editor로 활동하며, 매년 1천 편 이상의 논문 심사 및 편집을 맡고 있다. 아울러 2016년부터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으로서 국내 학문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박주현 영남대 천마석좌교수(오를쪽)가 제어이론과 AI 융합에 따른 미래산업 발전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명규 기자

박 교수는 성과 중심의 연구를 넘어, 실제 산업적 적용 가능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자율주행 및 군집주행 차량, 무인 이동체, 전력망 제어, 능동 서스펜션 시스템 등 첨단 기술 실험 및 응용 프로젝트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더 효과적이고 안전한 자율주행차, 사용자 맞춤형 쾌적성을 제공하는 차량, 전력망 및 대규모 전력 시스템의 제어 문제 해결 등 경제와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여러 기술의 '두뇌'를 설계하고 있는 것이다.

박 교수는 제어이론과 비선형 시스템 제어 연구가 인류가 더 안전하고, 쾌적하고, 미래지향적인 삶을 영위하는 데 필수적인 기반이라고 강조한다. "SpaceX의 우주 발사체 역시 정확하게 설계된 제어기술이 없었다면 궤도 진입, 자세유지, 추진력 제어 등이 불가능했던 것처럼, 첨단 기술의 내면, 사회적 혁신의 밑바탕엔 늘 정교한 제어기술이 있습니다."

박 교수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당장의 실용성과 성과보다 '기초 연구 분야'에 대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에 힘써줄 것을 강조했다. "수도권 못지않은 연구 생태계, 우수 인재의 유출 방지, 그리고 세계와 경쟁할 지역 혁신 기반을 만드는 일에 지속성 있는 지원이 꼭 필요합니다."

박 교수는 미래 과학을 선도할 인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따뜻한 조언을 전했다. "세상은 넓고, 그 안에는 다양한 가치와 길이 존재합니다. 남을 무작정 따라가기보다는,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 그것이 결국 길을 열어준다는 걸 저는 연구를 통해 깨달았습니다. 꼭 1등이 되어야 주목받는 건 아닙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흔들림 없이 성실히 몰두하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만의 정상에 올라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입니다. 실패하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걸어가길 응원합니다."

◇박주현 교수 약력
경북대 전자공학 학·석사/포항공대 전자전기공학 박사
영남대 전기공학과 교수(2000년 3월~)
영남대 천마석좌교수(2012년 9월~)
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 USA 방문교수(2006년 12월~2007년 12월)
한국과학기술한림원 과학기술유공자 선정위원(2020년 5월~2023년 6월)
대한임베디드공학회 부회장(2024년 1월~)
과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하고 있는 박주현 영남대 천마석좌교수. 김명규 기자

김명규 기자 kmk@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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