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유증’ 한화에어로 13% 폭삭…“이때 이 방법 맞아?” 證 투자의견 ‘매수→중립’도 [종목Pick]

신동윤 2025. 3. 2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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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게티이미지뱅크, 신동윤 기자 제작]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국내 증시 사상 최대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가 21일 장 초반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약세와 더불어 한화 그룹 상장주 전반이 대규모 낙폭을 기록 중이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10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3.02% 내린 62만8000원에 거래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약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기업이 실시한 유상증자 중 역대 최대 규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를 통해 해외 지상 방산, 조선해양, 해양 방산 거점을 확보해 글로벌 방산, 조선해양, 우주항공 분야의 톱-티어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 유럽에서 방위비 증액 및 자주국방 강화 움직임 일고, 미국이 해양방산 및 조선산업 기반 강화를 꾀하는 등 시장 확대 기회가 온다고 판단하고 이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유럽, 중동, 호주, 미국 등에 전략적 해외 생산 거점을 확보해 2035년 연결기준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번에 확보하는 자금 중 1조6000억원은 현지 공장 설립 등 해외 지상 방산 거점 투자와 방산 협력을 위한 지분 투자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방산 경쟁 속에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공, 포병, 장갑차 등 지상무기체계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특히 유럽과 중동 국가들이 단순 무기 구매보다 현지 생산 투자를 통한 협력을 선호하는 만큼 현지 생산 거점 확보를 위한 선제 투자를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아울러 글로벌 베스트셀러로 꼽히는 K-9 자주포의 뒤를 잇는 천무 다연장 로켓, 레드백 장갑차, 대공방어시스템, 탄약(추진 장약) 등 차세대 핵심 제품군을 육성하기 위한 현지화 전략도 강화하기로 했다.

국내 사업장은 글로벌 연구개발(R&D) 허브로 적극 육성하고 글로벌 핵심 공장 역할을 강화한다.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 중 9000억원은 국내 추진장약(MCS) 스마트 팩토리 시설 및 주요 방산 사업장 설비·운영 자금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해양방산·조선해양 해외 거점 추가 확보에도 8000억원을 투자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와 싱가포르 다이나맥 조선소를 연계한 ‘멀티 야드’(Multi-Yards) 전략을 펴고 있다. 아울러 이틀 전에는 미국과 호주 등에 조선소를 보유한 오스탈에 대한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트럼프 신정부 들어 미국이 ‘조선업 강화법’과 ‘해군 준비태세 보장법’ 등을 추진하면서 한국 조선업을 최우선 파트너로 꼽는 상황에서 미국 등에 대한 조선 시설 및 지분 투자를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미 해군 함정 조달 및 MRO(유지보수) 시장은 향후 10년 이상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미국의 해군력 확대 정책 및 함정 건조 계획에 따라 수상함, 지원함 시장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

무인기용 엔진 개발 시설에도 3000억원을 투자해 양산 역량을 확보한다. 항공엔진 및 엔진부품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무인기용 엔진을 개발하고, 글로벌 무인기 업체들과 협력을 확대하며 항공엔진 기술 자립도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유상증자는 주주가치 희석이 동반돼 주가 흐름에 부정적이다. 증권가에서는 투자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마련은 부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결 영업이익 3조5천억원과 이후의 꾸준한 이익으로 투자금을 충분히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유상증자를 자금조달 방식으로 택한 것은 아쉽다”고 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여러 아쉬움에도 회사의 판단에는 당장 투자가 급박한 상황이라는 인식과 현금 흐름이나 차입으로 마련하기 힘든 금액이라는 점이 작용했을 것”이라며 “투자의 급박성 여부가 쟁점”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삼성증권, 다올투자증권, DS투자증권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증 여파로 한화 그룹주가 전반적으로 급락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한화우(-25.99%)를 비롯해 한화(-9.37%), 한화시스템(-8.38%), 한화3우B(-5.49%), 한화오션(-4.28%), 한화엔진(-4.55%) 등 한화그룹주가 일제히 내리고 있다.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오전 8시 53분 기준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에서 한화는 전날 정규장 종가 대비 7.89% 내린 4만3750원에 거래됐다. 거래량은 5만829주이며, 거래대금은 약 44억58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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