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한 제자들" 서울의대 교수들 작심 비판…의료계는 '부글'
[EBS 뉴스12]
새 학기가 시작된 지 벌써 2주가 흘렀지만, 의대 강의실은 여전히 텅 비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대 의대 교수들이 '제자'라 부르기 민망하다며 의대생과 전공의들을 향해 공개 질타에 나섰는데요.
의료계 내부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정부가 제시한 의대생 복귀 시한도 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보도에 진태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내가 아플 때 이들에게 치료받게 될까 봐 두렵다"
서울대 의대와 서울대병원 교수 4명이 실명을 걸고 이례적으로 제자들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정말 내가 알던 제자, 후배들이 맞는지 두려움을 느낀다"며 "조금은 겸손하면 좋으련만, 의사 면허 하나로 전문가 대접을 받으려는 모습도 오만하기 그지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대안 없는 반대만이 있을 뿐"이라며 "현재의 투쟁 방식과 목표는 정의롭지도 않고 사회를 설득할 수도 없다"며 수업 복귀를 호소했습니다.
인터뷰: 하은진 교수 / 서울대병원 신경외과·중환자의학과
"의학을 열심히 공부해서 의사가 되고 싶은 사람은 되면 되는 거고 안 하고 싶은 사람은 안 하면 되는 겁니다. 돌아오고 싶으면 용기 있게 돌아와서 공부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정반대 입장을 내놨습니다.
"압박과 회유로는 교육 정상화가 이뤄질 수 없다" 학생들 편에 서서 정부를 비판한 겁니다.
원로단체 의학한림원도 "의료 시스템의 고질적 문제를 의대생과 젊은 의사들의 극단적 희생으로 해결하고자 한다면 대한민국 의료는 뿌리째 흔들리고 사막화될 것"이라며 비슷한 입장을 내놨습니다.
교육부는 의대생들이 이번 달 안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유급과 제적 등 학칙대로 처리한다는 방침입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2024학년도와 달리 2025학년도에는 특례가 없고 학칙에 따라 처리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오는 21일 연세대·고려대를 시작으로 복귀 시한이 다가오는 가운데, 이대로라면 대규모 제적 사태가 현실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한편, 건국대 의대에서는 수업에 복귀한 학생들을 겨냥해 동급생들이 "더 이상 동료로 간주하지 않으며 향후 모든 학문적 활동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문을 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이를 학습권 침해로 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건국대도 학칙에 따른 징계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BS뉴스 진태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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