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치유·생태학습…주제가 있는 전북형 농촌유학 [지역교육이 미래다]
[EBS 뉴스12]
지역교육이 미래다, 어제는 학령인구 감소로 작은학교 통폐합에 나선 전북교육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수도권 학생들을 유학생으로 유치해 다양한 교육활동을 제공하고, 농촌학교도 지키는 농촌유학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지역과 학교마다 주제가 있는 전북형 농촌유학을 송성환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강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시원하게 내달리는 아이들.
이 가운데 절반은 수도권 학교에서 농촌으로 유학 온 초등학생들입니다.
섬진강 유역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생태 체험활동으로, 도시에선 경험할 수 없었던 자유를 마음껏 누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신윤우 5학년 / 전북 적성초등학교 (농촌유학생)
"여기 오니까 사람들이 별로 없으니까 싸울 일도 없고 (친구들과) 친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올해 전교생이 10명을 밑돌 뻔했던 학교는 유학생들로 16명까지 늘었고 휴원 예정이었던 병설유치원도 계속 문을 열 수 있게 됐습니다.
모처럼 활기를 되찾은 학교는 맞춤형 지도가 가능하다는 작은 학교만의 강점을 살리면서 승마, 골프, 문화예술활동 같이 지역의 자원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덕용 교사 / 전북 적성초등학교
"농촌유학으로 친구들이 많아지면서 학교 분위기가 점점 활발해지고 있고, 선생님들 또한 교육에 대한 더 열의가 많아지고 있다…."
이른바 아토피 학교로 유명한 전북 진안군의 한 초등학교.
지역과 학교마다 주제가 있는, 대표적인 전북형 농촌유학 학교로, 생태숲과 놀이터, 스파시설을 활용한 치유활동이 중점적으로 이뤄집니다.
아토피 학생들을 위해 교실 안은 모두 이렇게 편백나무로 둘렀는데요.
위에는 황토벽과 한지로 마감을 했습니다.
인터뷰: 김라임 1학년 / 전북 조림초등학교 (농촌유학생)
"애기 때부터 여기도 간지럽고 여기저기 막 간지러웠는데 햇빛도 쬐고 바닷가도 많이 가서 아팠던 여기가 이제는 조금 나아지고 별로 긁지도 않고 괜찮아졌어요."
특색있는 프로그램에 지난해 온 유학생 8명 모두 1년 더 이곳에 머물기로 했습니다.
북적해진 학교에서 농촌학교 학생들도 배움의 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안지훈 6학년 / 전북 조림초등학교
"(서울에서) 여러 명이 와서 학교 분위기도 달라지고 서울에 대한 것도 조금 많이 알아가는 그런 시간을 가지고 있어서 재밌었어요."
올해 수도권 학생 84명이 도시를 떠나 전북 18개 학교에서 농촌유학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임실에선 지역 명물 치즈테마파크를 완주에선 인근 모악산을 활용하는 등 특화된 교육과정이 운영됩니다.
지난해 시범운영에 참여한 학생 27명 가운데 25명이 올해까지 연장신청을 할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다만 학생과 학부모가 한 해 동안 머무를 만할 거주시설을 마련하는 것은 지역사회에 주어진 과제입니다.
인터뷰: 임경진 교육협력과장 / 전북교육청
"가장 큰 건 오시는 분들의 정주 여건이 개선돼야 되고요. 또 하나는 부모랑 같이 오는 경우가 성공률이 높잖아요. (부모들의) 일자리들이나 여러 가지의 삶의 여건들을 같이 보완해 드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인구 감소 시대, 지역에 활력을 불어놓고 있는 농촌유학.
전북교육청은 앞으로 수도권뿐 아니라 전북 지역 내 도시학교에서 농촌학교로 유학할 수 있는 길도 열어놓겠단 계획입니다.
EBS뉴스 송성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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