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도 마음도 어려운 아이들…"전문교사 운영 시급"
[EBS 뉴스]
읽기, 쓰기, 셈하기처럼 학교 교육에서 요구되는 최소 성취 기준을 기초학력이라고 합니다.
보통 교육과정의 20% 정도를 이해하는 수준을 말하는데요.
코로나19 이후, 이 기준조차 도달하지 못하는 학생이 급증한 뒤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여기에 정서·행동 위기를 겪는 학생들까지 늘면서, 학교 교실이 이중고를 겪고 있는데요.
먼저, 영상부터 보시겠습니다.
[VCR]
코로나19 이후 무너진 기초학력
회복까지 갈 길 멀어
ADHD·우울증 청소년 환자
8년 동안 3배 가까이 급증
학습 부진·정서행동 위기
이중 위기에 흔들리는 교실
교육계 '전문교사제' 도입 촉구
어떻게 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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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학습과 정서 두 가지 위기에 무너져 가는 교실을 바로 세우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할지, 좋은교사운동 한성준 공동대표와 자세히 짚어봅니다.
대표님 어서 오세요.
먼저 우리 학생들 기초학력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부터 짚어봐야 할 것 같아요.
최근에 발표된 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를 보면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조금 줄었다 이런 분석도 나오는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한성준 공동대표 / 좋은교사운동
지난주에 2024년 국가수준 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가 공개되었는데요.
중학교 3학년 국어 3 수준 이상, 3 수준이니까 이제 보통 학력 정도 되겠죠.
(3수준) 이상 비율이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또 고2 수학은 1 수준, 기초 미달에 해당되겠죠?
1 수준이 유의하게 감소하였다 이렇게 발표하였는데요.
그러나 이 두 수치만을 보고 학교 현장의 기초학력 문제가 해소되고 있다라고 보기는 좀 어렵고요.
왜냐하면 이 두 과목 외에 대다수의 과목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거든요.
무엇보다 2019년 코로나19 전 상황과 비교해 보면, 중3 국어 3 수준 이상 비율은 여전히 16.2%p 정도 하락돼 있는 상태이고요.
그다음에 고2 수학 1 수준, 기초 미달에 해당되는 1 수준은 3.6%p까지 여전히 증가해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니까 학교는 여전히 기초학력 미달 문제로 인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보는 것이 적절하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문제가 해소되지는 않았다고 지적을 해 주셨는데요.
지금도 일부 교육청에서는 전담교사제를 운영을 하고는 있거든요.
그런데 아쉬운 점이 좀 있다고요?
한성준 공동대표 / 좋은교사운동
좋은교사운동이 정보 공개 청구를 통해서 17개 시도 교육청 자료들을 좀 확인해 보았는데요.
2025년 기준으로 8개 교육청에서 초등 기준으로 기초학력 전담 교사 또는 강사의 형태로 운영을 하고 있었는데요.
물론 운영을 하고 있지 않은 교육청도 있기 때문에 운영하고 있는 교육청의 노력은 충분히 존중받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조금 세세히 이 사안들을 좀 들여다보면 아쉬운 점이 있는데요.
일단 운영 규모나 방식, 기간, 지도 방식들이 제각각입니다.
예를 들면 경남교육청 같은 경우는 규모 면에서 350명을 배치했다라고 했지만, 정규 교사를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강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고요.
또 지도 방식에 있어서도 풀 아웃 방식이라고 정규 수업 시간에 해당 학생들을 분리해내서 1대 1로 개별 맞춤 지도하는 방식이 있는데요.
어느 교육청은 풀 아웃 방식을 금지하고 있고요. 어느 교육청은 유의해서 하라고 하고 있고, 어느 교육청은 장려하고 있고요.
그래서 이 교육청마다 운영 방식들이 제각각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서현아 앵커
지역마다 기준도 많이 다르나 봅니다.
읽기,쓰기, 셈하기 같은 기초학력 부진은 사실상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시작이 된다고 들었어요.
이걸 빨리 찾아내서 개입을 해 주는 게 중요할 텐데, 학교에서는 어떻게 지원할 수가 있을까요?
한성준 공동대표 / 좋은교사운동
지금 기초학력보장법 이후로 학교에서는 3단계 안전망이 대부분은 존재합니다.
교실, 학교, 학교 밖 3단계의 안전망이 구비는 되어 있으나, 대부분 문서상으로 존재하고 있거나 아니면 기초학력 업무를 담당하는 담당자만 좀 이해하고 있는 수준입니다.
기초학력 전담교사가 실제 학교 현장에서 배치가 이루어진다면, 이분들께서는 이 교실-학교-학교 밖으로 이어지는 3단계 안전망의 중심축의 역할을 해 주실 수 있을 것 같고요.
실제 배치돼서 운영하고 있는 학교 사례들을 보면, 1대1 풀 아웃 방식의 개별 지도를 하는 곳도 있었고요.
또 담임 선생님과 협력해서 수업을 지원하시는 분도 계셨고요.
또 학부모나 교육청, 학교 밖 지역사회와의 연계 역할을 하시는 이런 전담 교사들도 좀 있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공부 문제와 함께 또 정서행동 문제 이것도 너무나 지금 상황이 심각한데요.
우울증, ADHD 각종 지표가 빠르게 나빠지고 있습니다.
지금 학교에서 이 위기 학생들을 지원하는 방식에 어떤 한계가 있습니까?
한성준 공동대표 / 좋은교사운동
먼저 좋은교사운동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 데이터들을 분석해 봤는데요.
2017년에서 2024년까지 최근 8년간, 5~19세의 환자, 특히 이제 ADHD 그리고 우울증 환자 수를 저희가 분석해 봤는데요.
2017년에는 ADHD 환자 수가 약 4만 9천 명이었는데 2024년에는 15만 2천 명 정도로 한 3배 가까이 증가했고요.
ADHD뿐만 아니라 우울증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한 3배가량 증가했는데요.
그렇지만 더 유의해서 봐야 될 건 ADHD 같은 경우는 세계적인 평균 유병률이 5~8% 수준인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 5세~19세 환자는 2.4% 정도입니다.
이 이야기는 절반의 청소년들은 의료적인 지원을 받고 있지 못하는 이야기이고, 좋은교사운동이 8년 새 3배 증가했다고 분석했지만 실제 학교 현실에서는 훨씬 더 많은 학생들이 ADHD인 경우가 많이 있고, 이들에 대한 지원책이 굉장히 부족하다는 것인데요.
실제 학교에는 위 프로젝트라고 전문 상담 교사를 중심으로 해서 운영되는 지원 체계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위 프로젝트의 핵심 기제인 전문 상담 교사의 배치율이 50%도 되지 않고 있고요.
또 정서행동 위기학생 관련돼서 정서행동 특성 검사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초1, 초4, 중1, 고1 이렇게 검사를 하고 있는데요.
검사 결과 2차 기관에 보다 전문적인 치료나 지원이 필요합니다라고 요청을 해도 약 27% 정도는 2차 기관으로 연계가 되고 있지 않거든요.
그러니까 종합해 보면 정례적인 검사가 있으나 예방과 진단, 진단에 따른 종합 지원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여전히 개인 교사들의 노력에 의존하고 있다 이렇게 보는 것이 적절하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문제가 더 심각할 수 있다라고 지적을 해 주셨습니다.
사실 기본적인 수업조차 따라가지 못하는 아이들 그리고 마음의 위기를 겪고 있는 아이들, 이 아이들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지금 학교 교실이 굉장히 많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래서 전문교사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을 해 주고 계시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 분들입니까?
한성준 공동대표 / 좋은교사운동
전문 교사제는 기초학력 지원이 필요한 학생이나 정서행동 위기 상항에 있어서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전문적이고 또 구조적으로, 굉장히 조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지원 체계를 갖추는 일종의 전문 교사 제도인데요.
저희가 기대하는 것은 전문 교사 제도가 어떤 자격과 기준을 마련하고, 또 관련 법률을 갖추는 데는 시간이 좀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대로 현장의 고통이 굉장히 크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기대하는 것은 우선 초등에 교과 전담 교사의 형태로, 정원 외로 배치하는 것을 저희는 좀 기대하고 있는데요.
만약에 전문 교사가 현장에 배치된다고 한다면 첫 번째 이분들이 하실 수 있는 역할은 이제 조기 발견과 진단, 정확하게 진단해내는 것이 그 후에 지도로 이어질 수 있거든요.
첫 번째 역할은 조기 발견과 진단, 두 번째는 전문 교사 차원에서의 개입과 지도, 그리고 그 다음에는 학교 차원에서 기존의 상담 선생님 또 보건 선생님이나 또 교장, 교감선생님이나 기존에 있는 선생님들과 협력 체계를 구축해서 이 아이들을 지원하는 것, 그리고 마지막 역할로는 학교 밖 전문기관과 연계하는 것도 이들 선생님들의 역할이라고 저희는 기대하고 있는데요.
요약하면 결국 이 전문 교사 제도는 학교 안팎의 지원 체계를 구축할 때 중심축이 되시고, 또 협력과 조율의 역할들을 하는 것이 저희가 기대하는 핵심 역할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사실 뭐 잘하는 아이들 끌어주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이렇게 어려운 아이들을 잘 보살피는 게 우리 공교육의 역할 아니겠습니까?
보완이 되어야 할 텐데 지금도 이 위기 학생들이 지원하는 이른바 3단계 안전망이 구축이 되어 있습니다.
이게 잘 작동을 하고 있는 걸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한성준 공동대표 / 좋은교사운동
대부분은 기초학력 관련돼서는 3단계 안전망이 문서상으로만 존재하는 경우가 많고요.
정서행동 위기 학생들을 위한 특별한 지원 체계들은 실은 굉장히 미비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전문 교사 제도가 국가 차원에서 정비되고 좀 현장에 안착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기초학력 문제나 정서행동 위기 학생 문제를 국가 차원에서 구조적으로 좀 풀어갈 수 있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공교육의 위기 어제 오늘 얘기는 아니지만 요즘 학교 상황은 정말 많이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학습 그리고 마음도 힘든 아이들부터 촘촘하게 지원해서 잘 보살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표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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