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테무, 한국서 기지개 켜나…‘조용한 습격’서 ‘전면적 공세’로 전환

조유빈 기자 2025. 3. 20.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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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테무가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을 선언하고 한국 판매자 모집에 나선 데 이어, 대규모 물류센터를 확보해 배송 속도까지 높인다.

테무가 올해 안에 한국 내 사무실을 마련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물류센터 내에 총괄 관리 사무실을 두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테무에 이어 알리까지 물류센터를 확보하면 국내 이커머스 업체와의 배송 속도 경쟁도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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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무, 김포 신도시에 대형 물류센터 확보…C커머스 최초
소비자 중심 전략 실행…한국 판매자 확보하고 배송 속도 높여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테무가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을 선언하고 한국 판매자 모집에 나선 데 이어, 대규모 물류센터를 확보해 배송 속도까지 높인다. 그동안 알리익스프레스(알리)에 비해 조용히 시장을 넓혀가던 테무의 움직임이 사뭇 달라지면서 이커머스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테무는 최근 김포 한강신도시에 위치한 대형 물류센터의 장기 임차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테무 앱 화면과 아이콘 ⓒ로이터 연합뉴스

'조용한 습격' 이어온 테무, 적극적 움직임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테무는 최근 김포 한강신도시에 위치한 대형 물류센터의 장기 임차계약을 체결했다. 연면적 5만 평(16만5000㎡)에 지하 1층, 지상 10층 규모다. 물류센터 운영은 롯데그룹 물류 계열사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맡았다. 테무가 올해 안에 한국 내 사무실을 마련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물류센터 내에 총괄 관리 사무실을 두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C커머스 플랫폼이 한국에서 물류센터를 확보한 것은 최초다. 그동안 한국 시장에서 빠르게 보폭을 넓혀 온 알리보다 앞선 행보다. 한국 시장에 소극적이던 테무는 올해부터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인사·총무·홍보 등 분야에서 한국인 직원을 채용하는 절차를 진행했고, 지난 2월에는 한국 로컬 투 로컬(L2L)사업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인 판매자 모집을 통해 한국 상품까지 직접 유통한다는 것이다. 당시 테무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지역 상품을 제공하고 수백만 명의 고객과 만날 수 있는 새로운 판로를 연다"고 했다.

테무의 물류센터 확보는 '배송의 시간'을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수입한 상품을 물류센터에 보관한 뒤 바로 배송할 경우, 기존에 1~2주 정도 걸리던 상품 배송 기간을 2~3일로 대폭 단축할 수 있다. 수도권은 1~2일 내 배송이 가능해진다.

테무는 이미 미국과 캐나다 등 시장 규모가 커진 곳에서 현지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배송 기간을 대폭 단축하고 판매 품목도 확대했다. 최근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이 '주 7일 배송' '당일배송' 등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배송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물류센터를 운영할 경우 반품과 재판매가 가능해진다는 점도 고려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알리익스프레스 앱과 테무 앱 이미지 ⓒ알리익스프레스·테무 홈페이지

알리-테무, 한국서 경쟁 본격화

업계에서는 테무가 알리와의 주도권 싸움을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C커머스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유해성 및 안전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알리와 테무의 한국 시장 영향력은 이미 커졌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2월 알리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874만 명, 테무의 MAU는 784만 명으로 쿠팡(3320만 명)에 이어 2·3위다.

2018년 한국 시장에 먼저 진출한 알리익스프레스는 2023년부터 한국 셀러 전용관인 K-베뉴를 만드는 등 적극적인 공세를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알리바바그룹이 신세계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알리와 G마켓을 공동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알리도 지난해 3월 한국에 약 5만4450평(18만㎡) 규모의 통합 물류센터를 구축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테무에 이어 알리까지 물류센터를 확보하면 국내 이커머스 업체와의 배송 속도 경쟁도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물류센터 확보로 C커머스의 약점으로 꼽혔던 배송 속도가 개선될 여지가 커졌다. 특히 KC 인증을 받지 않아도 되는 상품들을 주로 들여올 가능성이 크다"며 "물류센터 운영 비용 등이 제품 가격에 소폭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최근 이커머스 배송 경쟁이 격화되자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해 배송 속도가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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