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후 며칠 있다 죽는다”… 의사 말에도 불구하고 ‘10세’가 된 소년

김예경 기자 2025. 3. 2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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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토픽]
수포성표피박리증을 앓고 있는 말리의 신생아 모습(왼)과 최근 모습(오)/사진=니드 투 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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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질환인 '수포성표피박리증'을 앓아 태어난 후 며칠을 못 버티고 죽을 거라는 진단을 받았으나 10살까지 살고 있는 아들을 둔 자메이카 40대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미국에 거주 중인 자메이카 여성 샤우나 게이 케이스(40)은 지난 2015년 아들 말리를 낳았다. 다만 의료진은 말리가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 내다봤다. 수포성표피박리증을 앓고 있었기 때문이다. 수포성표피박리증은 유전적으로 7형 콜라겐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가벼운 일상적 마찰에도 피부와 점막에 물집과 상처가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 케이스는 “이대로 아들을 포기할 수 없었다”며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치료를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케이스 부부는 특히 말리를 씻기거나 먹일 때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식염수로 말리를 목욕시켰고, 말리를 안고 있을 때도 조심했다”며 “식도가 좁아져 음식을 먹일 때도 유동식으로 먹였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의 치료를 위해 자메이카에서 미국으로 이주했다”며 “의사는 말리가 태어나고 며칠 못 버티고 죽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벌써 10살이 됐다”고 말했다. 다만 말리는 수포성표피박리증 때문에 양쪽 손가락을 모두 잃었다. 케이스는 “말리가 6살까지만 해도 손가락이 있었는데, 손가락 붙음증이 발생해 절단하게 됐다”며 “말리가 살아 있음에 감사하다”고 했다.

피부는 바깥쪽부터 ▲각질 ▲표피 ▲진피로 구분된다. 표피는 우리 몸 면역시스템의 첫 관문으로 수포성표피박리증 환자는 감염에 취약하고 수포로 인해 극심한 통증이 전신에 발현된다. 또 심한 경우 눈‧혀‧식도 등에 근육위축과 손‧발가락 변형이 발생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출생하자마자 피부에 ▲광범위한 수포(물집)가 생기고 ▲벗겨지거나 ▲신체 전반에 통증을 느끼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나비의 날개처럼 쉽게 부스러지는 것과 같다고 해서 수포성표피박리증을 앓고 있는 아이들을 ‘나비 천사’ ‘나비 아이들’이라고 부른다.

수포성표피박리증은 미국에서 소아 2만 명당 1명 정도의 비율로 나타나고 있는 희귀질환의 일종으로 국내에는 250여 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수포성표피박리증은 유형에 따라 크게 ▲단순형 ▲연접부 ▲이영양형 3가지로 나뉘며 분류 내에서도 다양한 아형이 존재한다. 수포가 발생하는 부위의 조직검사를 통해 케라틴 섬유, 7형 콜라겐 등을 관찰해 유형을 구분한다.

‘단순형 수포성표피박리증’은 피부의 바깥층인 표피의 기저세포에 있는 케라틴 섬유의 이상으로 인해 기저 세포층이 분리되고 수포가 발생한다. 단순형 수포성표피박리증은 주로 신체 발육은 정상이며 손발톱‧치아‧점막에는 침범하지 않는다. 다만 환자의 30%에서는 구강수포와 상처 등이 생겨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다.

‘연접부 수포성표피박리증’은 표피와 진피 경계부 기저판 아래에서 층 분리가 일어나 수포가 생긴다. 태어나자마자 피부에 광범위한 수포들이 생겨 쉽게 벗겨지고 극심한 통증이 동반된다. 상처는 나을 수 있지만 흉터가 남고 병변이 손발톱에도 생길 수 있다. ‘이영양형 수포성표피박리증’의 경우 혀‧눈‧식도‧치아‧손‧발톱 부위에 이상이 생긴다. 치아 기형, 손‧발톱 빠짐, 손‧발기형 등 심각한 후유증과 편평세포암으로 악화할 수도 있다.

현재까지 수포성표피박리증의 근본적인 치료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증상에 따라 약물치료, 증상 악화 방지를 목적으로 한 약물 치료가 주를 이룬다. 특히 전신적으로 수포가 발생하면 환자에게 큰 스트레스가 되기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도 병행된다. 최근 세포치료, 유전자치료 등 새로운 치료법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세 줄 요약!
1. 자메이카에서 태어난 말리는 ‘수포성표피박리증’을 앓고 있음.
2. 수포성표피박리증은 7형 콜라겐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일상적 마찰에도 피부와 점막에 물집과 상처가 발생하는 희귀질환임.
3. 수포성표피박리증의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으며, 증상 악화 방지를 위한 치료만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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