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역 도박 스캔들→개막 8G 연속 침묵...오타니, 올해는 모국 성지에서 신속 1호포

'만화 주인공'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의 시즌 1호포는 올해도 드라마틱했다. 

오타니는 지난 19일(한국시간)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2025 MLB '도쿄 시리즈(개막전)' 2차전에 1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3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득점 2볼넷을 기록하며 소속팀 다저스의 6-3 승리를 이끌었다. 모국 일본에서 치러진 MLB 개막전. 사실상 주인공이었던 야구팬 기대에 부응하는 타격으로 2025시즌 활약, 최우수선수(MVP) 3연패를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오타니는 전날(18일) 1차전에서도 가장 빛났다. 컵스 선발 투수 이마나가 쇼타 공략에 실패하며 무안타에 그쳐 있었던 다저스 타선에 그가 첫 안타를 선사했다. 5회 맷 브라운의 높은 커브를 공략, 100마일이 넘는 총알 타구를 만들었다. 오타니는 추가 득점이 필요했던 8회도 상대 투수 라이언 브레이저의 낮은 코스 슬라이더를 우익 선상에 보낸 뒤 성큼성큼 2루까지 향했다. 다저스는 1차전 4-1 승리. 

오타니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호쾌한 홈런을 기대하는 팬들의 함성과 촬영 세례가 쏟아진다. 오타니도 1차전 몇 차례 풀스윙을 보여줬다. 

도쿄돔을 찾은 팬, 중계방송을 통해 이 경기를 시청한 팬 모두 만족했다. 오타니가 결국 '한 방'을 쏘아 올린 것. 다저스가 5-1로 앞선 5회 초 강속구 투수 네이트 피어슨이 구사한 낮은 코스 99.1마일(159.5㎞/h) 낮은 코스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공략해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NL) 홈런왕(54개)이 개막 시리즈부터 아치를 그린 것. 무대가 도쿄였기에 더욱 주목받았다. 

오타니의 첫 홈런은 지난해도 극적이었다. 그는 3월 20일 불거진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의 횡령 사태로 마음고생이 컸고, 미국 본토 개막 뒤에도 6경기 연속 홈런을 치지 못했다. 하지만 4월 4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 7회 타석에서 개막 9경기 만에 첫 홈런을 쳤다. 당시 다저스는 4-3으로 앞서고 있었다. 다저스 홈팬들은 마치 끝내기 역전포가 나온 것처럼 기뻐했다. 그만큼 오타니가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치는 첫 홈런을 기다린 것. 

오타니는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1조600억원)에 계약했다. 원래 MLB를 대표하는 아이콘이었지만, 가늠하기도 어려운 몸값으로 가치가 재조정됐고 이후 더 높은 스타성을 보여줬다. 

오타니는 이제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홈런을 기대받는 선수다. 2024년에 이어 2025년에도 첫 홈런은 극적이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