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 좀 해달라” 임애지 호소→韓 복싱 새 역사 작성 ‘보답’ [2024 파리]
김희웅 2024. 8. 2. 16:00
“복싱도 중계 좀 해주세요.”
임애지(25·화순군청)가 지난달 31일(한국시간)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16강전에서 타티아나 레지나 드 헤수스 샤가스(브라질)를 꺾고 남긴 말이다.
한국 복싱 경기는 올림픽뿐만 아니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서도 보기 실시간으로 보기 어려웠다. 메달 가능성이 작은 탓인지, 중계사 모두 복싱을 외면했다.
실제 지난달 27일 오연지 (33·울산광역시체육회)와 우스이(대만)의 여자 60㎏급 경기 1회전은 실시간으로 중계되지 않았다. 새 채널 모두 탁구 혼합 복식(신유빈-임종훈) 16강전을 송출했다.
복싱이 비인기 종목인 데다, 메달 획득 가능성이 작은 터라 중계사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안타까운 심정을 몸소 느끼고 있는 임애지는 직접 목소리를 냈다. 한국 여자 복싱 역사상 최초 올림픽 무대 승리라는 명분을 만든 임애지는 “8강에 올라갔는데 중계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우리나라 복싱 많이 응원해 주시면 열심히 해서 도움이 되겠다”며 간절한 외침을 남겼다.
그리고 임애지의 8강전은 생중계됐다. 임애지는 ‘도움이 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2일 열린 대회 8강전에서 예니 마르셀로 아리아스 카스타네다(콜롬비아)를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임애지는 한국 여자 복싱 역사상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복싱은 3~4위전을 치르지 않는 터라 4강전 패자에게 동메달을 준다. 임애지가 최소 동메달은 확보한 것이다. 또한 2012 런던 올림픽 한순철(은메달) 이후 12년 만에 한국 복싱에 메달을 안기게 됐다.
그의 여정은 진행형이다. 임애지는 “코치님들이 (8강전을 앞두고) 1승만 더하면 메달이라고 하셨다. 저는 ‘세 번 다 이길 거다’라고 말했다. 그 마음가짐을 선생님들이 좋게 봐주셨다. 지금도 결승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당차게 말했다.
임애지는 4일 오후 11시 34분 하티스 악바스(튀르키예) 대회 4강을 치른다. 만약 결승에 오르면 방철미(북한)와 ‘남북 대결’이 성사될 수 있다. 방철미는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AG에서 임애지에게 패배를 안겼다. 항저우 AG 금메달리스트인 방철미는 이번 대회 준결승전에서 장유안(중국)과 주먹을 맞댄다.
김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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