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공급과잉에 수익률 '휘청'..판교역세권 홀로 '호황'
[머니투데이 서동욱 기자] [편집자주] 저금리 시대를 넘어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 시대가 이어지면서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단기 부동자금 잣대로 쓰이는 머니마켓펀드(MMF) 순자산액이 지난달 130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는 등 시중에 돈은 많이 풀렸지만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정부의 아파트 대출규제는 투자자의 시선을 오피스텔, 상가 등으로 돌리고 있다. 수익형부동산시장의 '투자 기상도'를 점검했다.
[[수익형 부동산 투자기상도①]오피스텔 ]
대표적 수익형부동산 가운데 하나인 오피스텔 시장이 휘청이고 있다. 저금리 기조의 영향으로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내세운 오피스텔 공급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공급과잉 우려와 함께 수익률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1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 분양물량은 최근 3년간 줄곧 증가하고 있다. △2013년 3만9000실 △2014년 4만3000실 △2015년 6만5000실로 늘었고 올해도(8월 기준) 3만7000실이 공급돼 작년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이 기간 입주물량을 보면 2013년 3만5000실에서 2014년 4만3000실로 늘었지만 지난해에는 3만8000실에 그쳤다. 올해 4만1000실 가량 입주가 예상되고는 있지만 공급 증가에 비해 입주물량이 한풀 꺾인 모습이다.
공급이 넘치고 수요(입주)가 줄면서 오피스텔 수익률도 예전만 못하다.
부동산114가 조사한 오피스텔의 연간 임대수익률은 지난 2002년 이후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2002년 최대 8.11%를 기록했던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2008년까지만 해도 6%대 임대 수익률을 보였지만 최근 들어 5.15%(2016년 6월기준)까지 하락했다.
오피스텔업계 관계자는 "2013년과 2014년 분양했던 오피스텔이 올 들어 대거 입주하면서 공실률이 증가해 수익률이 떨어졌다"면서 "올 하반기에도 수도권 오피스텔 입주물량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수익률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피스텔 공급 과잉에 따른 임대수익률 하락은 해당 지역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에도 적잖은 영향을 준다.
부동산 114 임병철 연구원은 "특정 지역에 오피스텔 공급이 몰릴 경우 전·월세 수요가 보다 깨끗하고 생활하기 편리한 오피스텔로 이동한다"면서 "올해는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와 송파구 문정지구에 오피스텔 공급량이 많아 인근 지역의 주택임대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오피스텔업계의 주요 이슈는 정보통신업계의 판교 이전이다.
빌딩업계 관계자들은 "서울 강남의 테헤란밸리를 떠난 IT 기업들이 판교로 둥지를 옮기고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임대료와 테크노밸리 집적 효과를 누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판교 오피스텔 임대료는 꾸준히 오르고 있다. 판교역에 위치한 오피스텔 전문 'O 공인' 관계자는 "2014년 3.3㎡당 3만원대이던 임대료가 최근에는 약 5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고 입지가 좋은 오피스텔은 6만원 정도에 거래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오피스텔의 대규모 입주가 내년까지 이어지는 만큼 수익률 하락이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본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임대료는 큰 변화가 없는데 매매가도 큰 차이가 없으면 수익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익률 하락이 예상되지만 투자 매력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수익률이 은행 예금 금리의 3배를 넘는 것이 오피스텔에 관심이 식지 않는 이유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최근 몇년간 오피스텔 공급이 많았지만 기업 이주가 확정되거나 산업단지 인근, 교통호재가 풍부한 지역 오피스텔은 투자가치가 여전히 높다"면서 "기업이나 공장이 이주하는 시기, 배후수요, 인근 지역의 주거상황 등을 감안한 선별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동욱 기자 sdw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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