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목표에 가중치 높이자…40년 된 경영평가, 새 틀 짜야"

김주현 기자 2025. 8. 10.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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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매년 공공기관 경영실적을 평가한다.

도입된 지 40년이 넘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는 '제도 피로감'과 '실효성 부족'이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전문가들은 경영평가를 '채점표 채우기'가 아닌 공공기관 혁신 유도 장치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재환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공기업 경영평가위원)는 "정부가 바뀌면 지표 지향점도 달라진다"며 "공공기관도 중장기 목표를 세우고 단계적으로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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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의 굴레에 갇힌 공공기관]⑥
[편집자주] 정부는 매년 공공기관 경영실적을 평가한다. 평가 결과에 따라 기관의 운명이 갈린다. 방만 경영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지만 '평가를 위한 '평가'라는 비판도 뒤따른다. 새 정부는 공공기관 관리 제도의 개편 방안을 모색 중이다. 합리적 대안을 살펴본다.

임기근 기획재정부 2차관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4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근호 감사평가단장, 김춘순 준정부기관 평가단장, 임 2차관, 곽채기 공기업 평가단장, 장정진 공공정책국장. /사진=뉴스1

도입된 지 40년이 넘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는 '제도 피로감'과 '실효성 부족'이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경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며 시작했지만, 지표 위주의 관리체계가 오히려 혁신을 막는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경영평가를 '채점표 채우기'가 아닌 공공기관 혁신 유도 장치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구체적 방안으로 △평가주기 다변화 △세부 지표 통합·간소화 △중장기 혁신사업 배점 강화 △절대평가 방식 전환 △기관별 맞춤형 지표 도입 등을 제시한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전·현직 경영평가 담당자 32명을 대상으로 한 선행연구에서도 응답자들은 기관 특성을 무시한 획일적 평가지표체계를 문제로 꼽았다. 성격과 목적이 다른 기관을 동일 기준으로 평가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과도한 지표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많았다. 성시경 단국대 공공정책학과 교수(전 경영평가단 평가위원)는 "정부 정책 이행 지표가 과도하게 촘촘하다"며 "항목을 줄이면 부담이 완화돼 혁신 여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기관에 자율성을 주고 핵심 전략에 집중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일부 항목에는 점수 부여 방식 대신 기준을 주고 '패스/논패스(Pass/Non-pass)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정권 교체 때마다 세부 지표가 바뀌는 점도 문제다. 박재환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공기업 경영평가위원)는 "정부가 바뀌면 지표 지향점도 달라진다"며 "공공기관도 중장기 목표를 세우고 단계적으로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년 주기 평가가 단기 성과에 매몰되는 구조라는 지적도 있다. 성 교수는 "중장기 목표 지표에 배점을 높이고, 지표에 따라 평가 주기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도 "기관장이 재임 중 성과 극대화를 위해 단기 목표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장기 혁신을 유도하려면 배점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성 교수는 "기관들이 도전적·미래지향적 지표 대신 쉽게 달성할 목표를 세운다"며 "미래 성장과 혁신사업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상장 공기업의 경우 별도 평가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박 교수는 "한전은 유가 상승으로 원가가 올랐지만 전기 가격에 반영을 못해 적자가 많이 났다"며 "공기업으로서 국민적 부담을 완화하려 했지만 상장회사 측면에선 수익성이 악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충실 의무가 신설되면 상장기업을 같은 방식으로 평가하는 건 무리가 있다"며 "상장 공기업은 카테고리를 따로 분류해 평가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공기업·준정부기관 평가를 소관 부처에서 담당하는 것과 관련해선 장기적인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성 교수는 "기재부가 경영관리 평가뿐 아니라 주요 사업까지 평가로 통제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생각"이라면서도 "기관간 유착 우려나 충분한 평가 인력 배정 등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평가 주체를 바꾸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잘 설계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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