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급증에 뉴스테이 '속도조절론' 부상
정부의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공급에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뉴스테이는 박근혜정부의 대표적인 주거사업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이번 정부가 끝나는 2017년 이후 부동산 초과공급 우려가 적잖기 때문이다.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주택 전문가들은 주택시장에서 미분양 물건이 늘어나면 소비자들은 뉴스테이의 값비싼 월세를 외면할 것이라며 걱정 어린 눈길을 보내고 있다. 부동산114는 2017년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34만가구로 최근 11년 가운데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뉴스테이 역시 2017년에만 영업인가 기준 4만1000가구, 입주자 모집 기준 2만2000가구가 공급된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입주물량이 일시에 집중되면 일반 분양주택의 전세물량 전환 증가로 보증부 월세구조인 뉴스테이가 상대적으로 취약해지게 된다"면서 "임대료 저하 등 뉴스테이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2014부터 올해까지 건설사들이 밀어내기식으로 쏟아냈던 아파트 분양 물량이 2017~2018년에는 '초과 공급'이란 부메랑으로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우려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해 12월 2018년 아파트 미분양 물량을 추정한 결과는 이러한 시각을 반영한다. 분양물량 급증은 약 3년의 시차를 두고 준공 후 미분양 증가 요인으로 작용한다. 준공 후 미분양은 2018년 2만1000가구, 경제성장이 둔화될 경우 3만가구에 달한다는 게 KDI 추산이다.
뉴스테이 공급 증가가 아직 그렇게까지 걱정할 단계는 아니란 반론도 없지 않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뉴스테이 공급량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며 "아직까지 뉴스테이 공급 물량 자체를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정부에서도 서민·중산층 주거시장 안정을 위해 뉴스테이 공급을 지속적으로 늘려간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5~2017년 영업인가 기준 8만가구, 입주자 모집 기준 4만가구가 뉴스테이로 공급된다. 정부는 서민·중산층의 주거불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간자본을 활용해 8년 이상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기업형 임대주택 공급을 목표로 뉴스테이 사업을 적극 펼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2017~2018년 입주예정 물량이 시장에서 소화가 안 될 정도는 아니다"면서 "뉴스테이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건설업계 일각에선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 없이는 뉴스테이 시장 안착이 힘들 것이란 주장을 펴고 있다. 뉴스테이 공급이 지나쳐 자율적으로 시장조절에 실패할 경우 임대료가 낮아지면 중산층 중심의 뉴스테이 단지가 슬럼화하고 뉴스테이 사업 성장도 어려울 것이란 걱정이다.
지금까지는 서민·중산층 주거 안정과 임대시장 선진화라는 뉴스테이의 '순기능'이 크지만 뉴스테이 추진에 지역 안배와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대형건설사 한 임원은 "지방자치단체가 주거정책의 돌파구로 생각하고 너도나도 공모를 하면 특정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뉴스테이 공급이 이뤄진다"며 "임대료 하락과 사업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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