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급 확 줄인다는데.. 집 살까?
[동아일보]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4·1 부동산 대책' 후속조치 브리핑에서 "주택 시장 정상화를 위해서는 주택 공급을 줄여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고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분양가 상한제 탄력 적용 등의 방안이 빨리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국토교통부가 24일 내놓은 '4·1 부동산 대책'의 후속 조치는 수도권의 주택공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4·1 대책이 주택수요를 진작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번 조치는 주택공급을 큰 폭으로 줄여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 정부, 공급 과잉 해소로 방향 전환
정부가 주택공급 감축 카드를 꺼내든 것은 현재 극도로 침체된 수도권 시장이 공급 과잉에 짓눌려 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수도권 주택수요는 24만∼25만 채였지만 공급은 25만∼27만 채로 매년 1만∼2만 채가 초과 공급됐다. 경제성장률을 비롯해 수도권 유입 인구, 가구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고 여기다 집값 상승 기대감이 크게 꺾였는데도 주택공급은 과잉에 직면했던 것.
서승환 국토부 장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세제, 금융지원 등이 다양하게 담긴 4·1 대책이 효과를 내면 주택시장이 정상화될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기본적인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며 "그 토대 중 하나가 수급 불균형을 조절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달 들어 취득세 한시적 감면 조치가 끝나고 계절적 비수기까지 겹쳐 주택거래가 끊기는 '거래절벽' 현상이 다시 나타나자 4·1 대책의 효과가 단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이러다가 하반기 주택시장이 완전히 얼어붙어 경기회복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진 것도 이번 후속 조치 발표를 서두르게 한 요인이다.
○ 중장기 집값 상승엔 긍정적, 단기적으론 한계
이번 조치는 수요자들에게 공급을 줄여 주택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인구증가율 둔화와 주택보급률 확대 등 구조적 요인에 의해 앞으로 집값이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주택 구매를 포기했던 수요자들에게 수급 불균형이 해소된다는 점을 확실하게 전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은 "정부가 4·1 대책에서 30년 만에 처음으로 공급 축소를 정책에 담았는데 4개월여 만에 후속 조치를 내놔 분명한 실천 의지를 보여줬다"며 "수도권 수요자들의 주택구매 심리 회복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도 "장기적으로 주택수급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시장 정상화에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주택거래를 활성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현재 부동산 경기침체 원인은 실물경기 침체에 따른 구매력 약화 등 복합적 요인이 있기 때문에 공급 축소만으로 위축된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태훈·정임수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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