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임기 빨리 만료돼야” 트럼프, 금리 안 내린 Fed의장 퇴진 압박
트럼프는 17일(이하 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나는 그(파월 의장)가 일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에게 만족하지 않는다”며 “만약 내가 그를 내보내라고 하면 그는 정말 빨리 그곳(Fed)에서 나갈 것(he’ll be out of there)”라고 말했다.
전날 파월 의장은 시카고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관세 인상 수준이 예상보다 훨씬 높고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며 “이는 최소한 일시적으로 인플레이션 상승과 성장 둔화를 포함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로 무역 적자를 줄여 미국 경제를 다시 부흥시키겠다는 트럼프의 구상과 배치되는 발언이다.
트럼프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서도 “파월의 임기는 빨리 만료되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파월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스트롱맨’ 정상들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위협한 전례는 여러 번 있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도 경제 상황이 악화하자 기준금리 인하를 촉구하면서, 이를 거부한 무라트 체틴카야 중앙은행 총재를 2019년 전격 해임했다. 같은 해 파텔 인도 중앙은행 총재도 임기 중 돌연 사퇴했는데, 그는 경기 부양을 주문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임기 내내 충돌했다.
금융권 일각에선 6월 조기 대선 결과에 따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수난이 시작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총재는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선 직전인 5월 말 금리를 내릴 경우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정치를 고려하지 않고 경제 데이터만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중앙은행은 폴 터커(전 영란은행 부총재)가 말한 대로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라 정치로부터 보다 자유로울 수 있다”며 “한국은행은 정치적 중립 의무를 행해야 한다”고 했다. 이 총재의 임기는 내년 4월까지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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