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푸른잔디서 '굿샷'… 불꽃 튄 첫 서울 區 대항전
서울서 최초 메이저대회
"자치구 자존심 걸었다"
탄식 나온 '마의 홀' 9번홀
갤러리 100여명 몰려 직관
깔끔한 티샷에 박수갈채
상금왕 '스타'선수도 참가
◆ 매경∙서울시 파크골프대회 ◆
"자, 경기 시작 전에 파이팅 세 번 외치고 시작합시다. 파이팅, 파이팅, 파이팅!" 16일 '제1회 매경·서울시 파크골프대회'가 열린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 파크골프장에 선수들의 힘찬 기합 소리가 울려 퍼졌다. 주 초반까지 잔뜩 찌푸렸던 날씨는 대회 날이 되자 낮 기온이 21도까지 오르면서 파크골프를 즐기기에 최적의 환경으로 바뀌었다. 이날 열린 파크골프대회는 서울시 각 구의 대표 선수들이 한데 모여 우승컵을 놓고 열띤 경쟁을 펼쳤다.
매일경제신문이 주최하고 서울시파크골프협회가 주관하는 매경·서울시 파크골프대회의 막이 올랐다. 서울시 파크골프 동호인들의 교류와 화합을 위한 최대 축제가 열린 것이다. 17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대회는 서울시 21개 자치구 예선전을 거쳐 선발된 대표 선수 336명이 열띤 경쟁을 통해 최종 우승팀을 가려낸다. 이날 경기가 열린 월드컵공원 파크골프장은 18홀(2만200㎡)로 서울 도심 파크골프장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이영우 서울시파크골프협회장은 "그동안 서울에 큰 대회가 없어 서울 지역 시니어들이 매번 지방으로 가야 했는데, 매경이 서울시 시니어들을 위해 좋은 축제의 장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파크골프를 처음 해봤는데 흥미진진하다"면서 "사내 파크골프 동호회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파크골프는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추구하는 액티브 시니어들의 대표적인 생활체육으로 자리 잡았다. 게임 방식은 골프와 유사하지만 크게 힘들이지 않으면서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어 시니어들 사이에서 큰 인기다.
파크골프는 골프와 대부분 룰은 같지만 경기장 크기를 10분의 1 수준으로 축소해 체력적 부담이 덜하다. 파크골프공 지름은 약 6㎝로 골프공보다 커서 시니어들이 공을 맞추기에도 용이하다. 대한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전국 파크골프 회원 수는 2021년 6만4001명에서 지난해 18만3788명으로 3년 새 3배 가까이 늘었다.
양천구 대표 선수로 출전한 손윤조 씨는 "나이는 70대지만 마음만은 30대"라며 "골프를 쳤던 주변 지인들과 친구들 대부분이 요즘에는 파크골프를 치고 있다"고 말했다. 도봉구 파크골프협회장인 허인철 씨는(80)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시니어들이 함께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자치구 대항전인 만큼 선수들은 "지역의 자존심을 걸고 첫 대회에서 꼭 우승하겠다"며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화려한 구력을 자랑하는 선수들도 속속 경기장에 도착하며 열기가 고조됐다.
서울시 각 자치구 선수들은 동료들과 담소를 나누다가도 페어웨이에 입장하는 순간 홀컵을 바라보는 눈빛이 매섭게 변했다. 선수들은 휴식도 마다하고 경기에 앞서 연습장에서 꾸준히 스윙을 연습하며 승부욕을 불태웠다. 경기에 앞서 한 선수가 "힘 빠져서 못 치면 어떡하지"라고 망설이자, 다른 자치구의 선수가 "힘 빼고 치면 오히려 잘 칠 수 있어"라며 서로를 격려하기도 했다. 특히 아래로 난 경사 때문에 해당 파크골프장에서 '마의 홀'로 불리는 9번홀 주변에는 100여 명의 갤러리가 모여 선수들의 샷을 감상했다. 강동구 대표인 지순복 씨가 9번홀에서 단 두 번의 티샷으로 그린 주변에 공을 안착시키자 갤러리들 사이에선 "대단하다"며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인기 개그맨이자 파크골프 선수로 활동 중인 배동성 씨도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 많은 관심을 받았다. 배씨는 "평소 18홀 59타를 치는데 이날은 61타를 기록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작년 6월 부인과 함께 필드에 처음 나갔다가 파크골프의 매력에 푹 빠져 바로 장비를 구매하게 됐다"며 "대회에 사람도 많고 볼거리도 풍성해서 격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범 기자 /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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