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싱크탱크 "수도권-지역 1가구 2주택 면제"

주민센터, 주상복합으로 개발해 실수요자 공급... "과거 민주당 정부 정책과 기본적으로 달라"

[류승연, 남소연 기자]

[기사보강 : 16일 오후 3시 10분]

▲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정책 싱크탱크 '성장과 통합' 출범식에서 유종일 상임 공동대표가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 남소연

"모든 경제 정책은 시장원리에 어긋나지 않도록 해야 성공할 수 있다." - 유종일 성장과 통합 상임공동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대선 공약을 개발 중인 싱크탱크 '성장과 통합'이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1가구 2주택자의 세금을 면제해주는 내용의 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부동산 시장을 상대로 적극적인 '부동산 공급'도 예고했다. 공공이 보유 중인 주민센터, 문화센터를 주상복합 형태로 개발해 실수요자에게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 가격을 세제로 억누르려 했던 문재인 정부 당시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상임공동대표를 맡은 유종일 전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장은 "시장과 맞서 싸우는 정책은 좋은 의도를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성공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며 "그런 부분에서 과거 (민주당 정부가 취했던) 정책 접근과는 기본적으로 다를 것"이라고 예고했다.

"'시장 원리'대로 부동산 공약 준비" 예고

▲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정책 싱크탱크 '성장과 통합' 출범식에서 유종일·허민 상임 공동대표가 참석자들과 함께 박수치고 있다. ⓒ 남소연

유 대표는 16일 오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성장과 통합' 출범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면서 공급을 많이 하겠다며 3기 신도시까지 지정했는데 말만 하고 삽 하나 안 떴다. 공급절벽이 걱정된다"며 "또 민주당 정부가 들어서면 과거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먼 미래가 아닌, 지금 당장 삽을 뜨고 할 수 있는 공급대책을 (내놓으려 한다)"며 "주민센터 등 국공유지들을 복합 개발하겠다"고 예고했다. 유 대표는 "새로운 주택 수요에 맞는 주택들을 적극 공급하는 게 기본"이라며 "청년층이 부동산 시장에서 제일 고통을 받았는데 믿음을 주고 희소식을 드리고 싶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의 약어)'이라도 해야하는 것 아니냐 하는 불안감을 해소시켜주고 싶다"고 의지를 밝혔다.

한 발 더 나아가, 성장과 통합의 또다른 상임공동대표인 허민 전남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국민 모두가 1인당 2개 주소지를 갖고 있을 수 있도록 하는 제2주소지' 제도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허 대표는 "지역균형 발전을 위한 (방법 중) 하나가 국민에게 제2주소지를 (허용)하는 것"이라며 "현재는 시골에 사시던 아버지가 돌아가셔도 1가구 2주택 제한 때문에 집을 살 수 없지만 (제2주소지가 실현되면) 1가구 1주택 (세금이) 면제되고 두 곳에서 실거주를 할 수 있게 된다"고 부연했다.

다만 '지역균형발전'의 목적을 가진 정책인 만큼, 수도권과 지역에 한 채씩 부동산을 보유하는 경우가 아닌, 수도권에서만 주택을 2채 보유한 경우에도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다. 아울러 2개 주소지를 성인에 허용할 경우 '선거권' 문제도 생긴다.

이와 관련 허 대표는 "세금을 (새로 거주하게 된) 지역과 (기존부터 거주해왔던) 수도권 중 어디에 내게 할 건지는 검토 단계"라며 "수도권에 70%를 내되, 지역에도 30%를 내게 한다면 지역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선거권 역시 (입장을 정리하지 않았다)"며 "면밀히 검토해 자세한 내용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하나의 아이디어만 놓고 보면 여러 문제제기가 있을 수도 있다"며 "다음주부터 정책 토론 세미나를 기획하고 있다. 저희가 제안한 정책들을 분야별로 공개하고 피드백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출범한 성장과 통합은 학계·전문가 총 300여 명의 창립 회원들로 구성된 조직으로 분과 단위만 34개에 이른다. 출범식에서 성장과 통합은 2030년까지 '3% 잠재성장률, 세계 4대 수출강국,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 달성'의 내용을 담은 3·4·5 성장전략을 국가 비전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