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지 "인적 쇄신 대상? 107명 국힘 의원 전원"

박수림 2025. 7. 30. 20:36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로에 선 국민의힘 ③] 계파 초월한 김 의원이 말하는 보수의 가치... "옳은 방향, 지키는 것"

6.3 대선에서 패배한 국민의힘이 당 혁신 방향을 놓고 내홍에 휩싸여있습니다. 당내 계파간 갈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오마이뉴스>는 당내 목소리를 들어보는 연쇄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편집자말>

[박수림, 곽우신, 유성호 기자]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집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당의 쇄신과 재건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유성호
국민의힘엔 '계파'를 초월하는 존재가 있다. 시각 장애인인 김예지 의원의 안내견 '태백'이다. 태백이는 김 의원과 7년간 손발을 맞췄던 안내견 '조이'의 후임이다. 지난 2월부터 국회로 출근해 그의 각종 의정활동을 보좌하고 있다. 의원총회가 열리는 날이면 태백이는 당내 초선 의원부터 6선 의원까지, 지역구와 계파를 막론하고 모두와 반갑게 인사를 주고받는다.

지난 23일 오후 본회의가 끝난 뒤 김 의원과 태백이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만났다. 네 다리로 서서 취재진을 반긴 태백이는 사무실 한쪽에 있는 자기 자리로 가 눈을 붙였다. 1시간 동안의 인터뷰가 끝난 뒤에는 개운하다는 듯 기지개를 켠 뒤 꼬리를 흔들며 배웅에 나섰다. 김 의원은 그런 태백이를 보며 "회복탄력성이 굉장히 좋은 아이"라고 소개했다.

김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으로 당이 굉장히 어려워졌다"며 "당이 특정 계파로 나뉘어서 분리되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태백이 정신이라면 우리 당을 살릴 수 있지 않을까? 위기 상황에 부닥친 당을 회복시킬 수 있는 대표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당내 최대 화두로 떠오른 '인적 쇄신'을 두고도 고민 끝에 답을 내놨다. 김 의원은 "인적 쇄신의 대상은 나를 포함한 107명의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라며 "실현할 방법은 개개인의 자성(自省)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더해 "쇄신에 있어 말보다 중요한 건 실천"이라면서 "각자 자리에서 맡은 책무를 수행해야 한다. 국회의원의 경우엔 현장에서 목소리를 듣고 입법과 정책을 마련해 쇄신을 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새 안내견 ‘태백’과 함께 참석하고 있다.
ⓒ 유성호
한편 오는 8월로 예고된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가까워지면서 당 대표 후보군이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다. 이에 김 의원과 지난 24일 오전 다시 전화 통화를 나눴다.

아래는 그와의 대화를 일문일답 형태로 정리한 것이다.

"인적쇄신 대상 지목하는 사람도 쇄신 대상"
 김예지 의원은 "저는 사실 할 말이 없는 사람이다. 저 역시 인적 쇄신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여기(국민의힘) 안에 있었으면 밖에서 보기엔 다 똑같은 사람인 거다. 탄핵을 찬성했든, 반대했든 모두 국민의힘이니까. 우리 당 소속 107명 의원 전원이 인적 쇄신 대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 유성호
- 지난 12월 있었던 비상계엄 선포부터 현재까지 당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나.

"비상계엄 이후 당이 굉장히 어려워졌다. 사실 그전에도 어려웠고, 지금도 어려우며,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 같다. 비상계엄을 저지른 사람이 윤 전 대통령인데 우리 당에서 세운 사람이잖나. 조기 대선도 패배가 정해진 것으로 봐야 했다. 아직도 '탄핵에 찬성했기 때문에 정권을 빼앗겼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그 역시 나름의 의견이니 비난하거나 비판할 생각은 없다. 다만 우리 당이 공당으로서 품격과 명성을 유지하고, 더 많은 분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서 이제 다른 방향을 생각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 구체적으로 당내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한둘이 아니지만... 다수가 소수에게 '소수가 다수를 낙인 찍었다'라고 하는 프레임이다. 이를테면 계엄을 두고 '옹호한 사람이 누가 있냐', '우리는 옹호하지 않았다', '그런데 우리에게 탄핵을 반대했다며 (계엄 옹호) 프레임을 씌웠다', '프레임을 씌운 이들은 당 안에서 탄핵에 찬성한 사람들'이라는 식이다. 실제 원내에도 이런 목소리가 있다. 이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한, 당은 계속 어렵지 않을까?"

- 당에서도 혁신위원회를 꾸렸다. 혁신의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 '인적 쇄신'이 거론되고 있는데.

"저는 사실 할 말이 없는 사람이다. 저 역시 인적 쇄신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여기(국민의힘) 안에 있었으면 밖에서 보기엔 다 똑같은 사람인 거다. 탄핵을 찬성했든, 반대했든 모두 국민의힘이니까. 우리 당 소속 107명 의원 전원이 인적 쇄신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실 인적 쇄신 대상이라며 특정 인물들을 지목하는 것도 말이 안 되는 것 같다. 지목하는 사람도 쇄신 대상이다."

- 그렇다면 본인이 생각하는 '쇄신'의 방법은.

"딱 하나다. 자성이다. 제가 교육자였기 때문에 교육으로 예를 들자면, 옆에서 교사가 '너 이거 잘못했어'라고 이야기는 해 줄 수 있다. 그런데 그다음에 문제를 어떻게 고쳐나가야 하는지는 사실 학생이 깨달아야 한다. 못 알아듣는 사람 옆에서 계속 말만 하면 그게 쇄신인가? 그리고 또 혁신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기존 상태로) 물이 오래되면 고여 썩듯 집단도 마찬가지다. 혁신위가 있을 때만 혁신하려 한다면 그건 혁신이 아니다.

우리 당 지지율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그 얘기는 우리가 뭔가를 한다고 하는데 정답이 아닌 거다. 그럼 '방향을 바꿔볼까?'라고 생각할 수 있는, 의문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사람이 '우리 좀 바꿔볼까요?'라고 말했을 때 동의하고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 그래야만 혁신할 수 있는 기반이 다져진다. 그런데 지금은 아직 그런 기반이 다져지기 쉽지 않은 상황인 것 같다."

- 앞으로 당내에서 어떻게 활동할 것인가.

"종교에도 '행함으로 이룬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쇄신에 있어 말보다 중요한 건 실천이다. 그러기 위해선 각자 자리에서 맡은 책무를 수행해야 한다. 국회의원들은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입법과 정책을 마련해 쇄신을 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최근 폭우로 인해 많은 이재민과 사상자가 생겼다. 지역구 의원이라면 본인의 책무를 되돌아보고 현장에 뛰어들어야 한다. 저 같은 경우는 비례대표 의원으로서 맡아야 하는 목소리들이 있다. 챙겨지지 않는 이들의 목소리다. 자립한 지 얼마 안 돼 어려움을 겪는 탈시설 장애인, 공익을 위해서 일했으나 은퇴 후 제대로 된 처우를 받지 못하는 봉사 동물 등이 그렇다."

"계파가 당을 망친다, 없어져야 건강한 당"

▲ 김예지 "인적 쇄신 대상은 나 포함 107명" ⓒ 유성호
 김예지 의원은 "쇄신에 있어 말보다 중요한 건 실천"이라면서 "각자 자리에서 맡은 책무를 수행해야 한다. 국회의원의 경우엔 현장에서 목소리를 듣고 입법과 정책을 마련해 쇄신을 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유성호
- 본인은 계파가 있나.

"저는 '친모두계'다. 최근 동물보호법 개정안 공동발의 서명을 받기 위해 여러 의원을 직접 찾아간 적이 있다. 그때 (언론에서 소위 규정하는) 계파와 관계 없이 의원들을 만났다. 제 설명을 듣고 이 공동발의가 정말 합당하고 사회에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되면 함께 하셨다. 의원님들이 저를 두고 '탄핵 찬성해서 당을 망하게 한 장본인'이라는 등의 말씀은 안 하신다. 노여움이 남아 있는 분들도 시간이 흐를수록 제 행동에 따라 조금씩 바뀐다. 느리지만 바뀐다."

- 그런데 언론에서는 김예지를 두고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하기도 한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친한계라고 못 느낀다. 한동훈 전 대표가 저에게만 특별히 뭘 더 챙겨준다거나 그러지 않는다. 최근엔 공공연히 만나는 자리에서만 뵀고, 따로 연락하거나 만난 적도 없다. 누가 그런 계파 분류를 만드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통상 선거 때) 누군가의 경선팀을 들어가면 친OO계라고 분류하더라.

그런데 그렇게 치면 전 친윤(친윤석열)계도 된다. 윤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가 됐을 때 당선을 위해서 모든 국민의힘 의원이 직원도 보내고, 현장에 가서 직접 지지 발언을 했다. 저도 그랬다. 어쨌든 당이 특정 계파로 나뉘어서 서로 간 (단합되지 못하고) 분리되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든다. 지금 계파라는 것은 우리 당을 망치는 요소고, 별로 중요하지 않다. 계파가 진짜 없어졌을 때 당이 좀 더 건강해질 것이다."

- 윤희숙 혁신위원장이 지난 13일 김 의원을 겨냥했다. 당을 궁지로 몰아넣은 8대 사건을 꺼내 들며 "한동훈 지도부는 같은 사람에게 비례대표를 두 번 주지 않는다는 오랜 관행을 깡그리 무시하고 국민통합 정신을 깨버린 다음에 총선을 치렀다"고 비판했는데.

"그러면서 제 실명을 말씀하시지 않더라(웃음). 그런데 저는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부끄러운 공천을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윤 위원장 마음에 내가 안 들었나 보다' 생각했다. 저를 비판적으로 볼 수는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저에겐 제21대 국회에서 4년간 일하며 끝내지 못한 과제들이 있었다. 당시 4년 내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으로 일했는데 제가 다루는 것들(법안)이 보건복지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등 여러 상임위와 관련이 있었다. 의원이 발의한다고 다 통과되는 게 아니고, 특히 제가 다루는 이슈는 다른 의원들이 잘 모르는 이슈인 경우가 많아서 일일이 설명이 필요한데 그 시간이 부족했다. (제22대 국회로) 시간을 좀 더 주신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를 여기에 앉힌 목적과 이유에 맞게 일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저를 향한 비난에 고민하거나 똑같이 비난할 그 시간에 법안 하나라도 더 발의하려고 한다. 지금이 인사청문회 기간이라 법안 심사가 자주 있지 않다. 이때 법안 발의를 미리 해 놓아야 심사 기간에 더 빨리 심사받을 수 있다."

"한동훈, 당대표 불출마 잘했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집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를 마친 뒤 과 안내견 ‘태백’과 함께 배웅하고 있다.
ⓒ 유성호
- 최근 당내에서 뜨거운 감자가 된 한국사 강사 출신 전한길씨의 입당은 어떻게 보나. 국민의힘이 극우화되어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데.

"논란이 된 토론회 이후 '친길(친전한길)', '반길(반전한길)'이라는 용어도 등장했더라. 지도부도 설마 그분을 우리 당의 주류 목소리라고 생각하진 않을 거다. 통합이라는 게 마냥 다 포용만 한다고 통합은 아니다. 우리 당이 추구해야 하는 방향이란 게 있다. 그걸 저해하는 목소리까지 포용하는 건 아닌 것 같다."

- 본인이 생각하는 보수의 가치는 무엇인가.

"옳은 방향을 지키는 것이다. 민주주의와 법치, 한 사람 한 사람의 자유와 기본권, 그리고 국민을 지켜주는 게 보수다. 예를 들어 어떤 특정 집단에서 민주주의를 저해하거나 폭력을 통해 목표한 바를 이루려 한다면 그건 발전이 아니라 쇠퇴다."

- 현재까지 김문수 전 대선 후보, 안철수·장동혁·조경태·주진우 의원 등이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반면 막판까지 출마를 고심한 것으로 전해지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불출마를 선언했는데.

"(한 전 대표가)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한 전 대표는 어떤 결정이든 이유를 가지고 결정하는 분이다. 불출마를 선택한 합당한 이유가 있었을 거로 생각한다. 불출마 선언문에서 하신 말씀도 '그냥 불출마하겠다'거나 '제 역할은 끝'이라는 등의 내용이 아니었잖나. '더 많은 동료 시민을 만나고 더 많은 이야기를 경청하겠다', '진짜 보수의 정신을 전하겠다', '희망의 개혁연대를 만들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당원들도 계속 의기소침해 계시고 많은 걱정을 하시는데, 그런 당원들에게 희망을 주는 메시지였다. 한 전 대표가 하고자 하는 일에 제가 도움이 된다면 함께 하고 싶을 정도로. 물론 지금 당장 뭔가를 같이 하겠다거나, 한 전 대표가 저한테 무슨 말을 전한 건 아니다. 그와 관계없이 나도 그런 의정활동을 해 나갈 것이다."

- 차기 당 대표는 어떤 사람이 맡아야 한다고 생각하나.

"태백이 같은 사람. 태백이는 계파를 초월할 수 있는 아이다. 모든 의원에게 인사를 참 잘한다. 그래서 태백이한테 농담으로 '너는 개파다', '계파보다 개파가 낫지', '태백이 전당대회 나갈래?'라며 놀리기도 했다. 정말 묵묵하고, 한결같고, 사람을 좋아한다. '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라는 말도 있잖나(웃음).

특히 태백이는 '회복 탄력성'이 굉장히 좋다. 피곤하다가도 금세 회복한다. 최근 (보건복지부 장관 인사)청문회 때도 자정쯤까지 계속 제 옆에 있었다. 그런데 애가 힘들어하질 않는다. 이런 정신이라면 우리 당을 살릴 수 있지 않을까? 자기 길을 가면서도 (위기 상황에서) 금방 회복할 수 있는 그런 당 대표가 필요하다."

- 현재까지 출마를 선언한 이들 중에 그런 인물이 있나.

"아직 잘 모르겠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근 수해 피해를 복구하는 데 많은 의원, 당협위원장, 당원들이 노력하신 것 같다. 피해 보신 분들께 도움이 될 방안을 마련하겠다. 저는 최근 시청각장애인의 권리 보장, 정신 장애인에 대한 격리·강박 문제, 장애인 활동 지원, 동물 보호 등의 사안에 관심 가지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관련 법안을 마련하거나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도 현장에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을(乙)의 위치에서 심부름꾼 역할을 하겠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집무실에 한국시각장애인가족협회로부터 받은 상패가 놓여 있다.
ⓒ 유성호
[기로에 선 국민의힘]
① 김재섭 "당 개혁, '진짜' 전권 주면 양잿물이라도 퍼먹을 것" https://omn.kr/2ea1y
② 조경태 "'반헌법' 윤석열 지키러 관저 간 45명이 인적 쇄신 출발점" https://omn.kr/2elkj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