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영재들 가르치는 이세돌 '교수'... "AI와 조화 이루는 통찰력 전수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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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은 경쟁 대상이 아니라 협력할 수 있는 상대다. AI와의 협업을 통해 스스로를 가둬둔 틀을 깰 수 있다."
AI와 겨룬 바둑에서 승리를 거둔 유일한 인간으로 기록된 이세돌 9단이 이번 학기부터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계공학과 특임교수로 부임해 과학 영재들을 가르치고 있다.
올해부터 3년간 UNIST에 재직하면서 이 교수는 바둑과 AI 융합연구를 통해 AI를 둘러싼 논의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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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부터 UNIST 특임교수 부임
'보드게임 제작' 수업 맡아 강의
AI 캠퍼스 조성에도 기여 예정
"인공지능(AI)은 경쟁 대상이 아니라 협력할 수 있는 상대다. AI와의 협업을 통해 스스로를 가둬둔 틀을 깰 수 있다."
AI와 겨룬 바둑에서 승리를 거둔 유일한 인간으로 기록된 이세돌 9단이 이번 학기부터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계공학과 특임교수로 부임해 과학 영재들을 가르치고 있다. 11일 UNIST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이 교수는 AI가 학생들에게 협업 상대가 돼야 한다며, 9년 전 알파고와의 대국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문제해결 능력과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길러 AI 시대를 주도할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학기 그는 '과학자를 위한 보드게임 제작' 수업을 맡았다. 이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직접 보드게임을 설계·제작하며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능력을 기른다. 물론 바둑도 이 교수가 직접 가르친다. 학생들은 바둑을 두면서 처음 맞닥뜨리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이 교수는 "단순한 기술 전달을 넘어 인간과 AI가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한 통찰을 가르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창의적인 바둑을 두려 노력했지만 나도 모르는 고정관념이 있었는데, 알파고와 겨루고 협업하는 동안 스스로를 가뒀던 그 틀을 깰 수 있었다"며 이런 경험을 학생들과 공유한다고 했다.
12세에 입단해 2019년 은퇴하기까지 이 교수는 24년 4개월 동안 세계 바둑계를 평정했다. 2016년 3월 인류 대표로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와 '세기의 대국'을 벌였고, 귀중한 1승을 거뒀다. 이후 어떤 바둑기사도 AI를 이기지 못했다. 그런 그가 과학기술특성화대학에 몸담기로 한 데 대해 세간의 궁금증이 컸다. 이 교수는 "학생들에게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사고를 자극할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어" 강단에 서게 됐다고 했다.
이는 기존의 교육과 연구 환경을 AI 시대에 맞춰 도전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키겠다는 UNIST의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이날 UNIST는 이 교수 초빙 배경과 함께 'AI 스마트 캠퍼스' 운영 계획을 소개했다. 교육, 연구, 행정 전반에 AI 기술을 접목해 △AI 전환(AIX) 융합형 인재 양성 △자체 소형언어모델(SLM)과 자율화 실험실 구축 등 AI 기반 연구 환경을 확장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박종래 UNIST 총장은 "전공과 상관없이 모든 학생이 AI의 기본 소양을 갖출 수 있는 교육을 전면 도입하고, '1인 1 생성형AI' 활용 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라며 "이 교수와 함께 AI 스마트 캠퍼스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이 교수와 알파고의 대국은 인간과 AI의 관계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촉발시킨 계기가 됐다. AI를 일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시각과 자칫 AI에 의존하게 될지 모른다는 우려까지 다양한 관점이 여전히 공존한다. 올해부터 3년간 UNIST에 재직하면서 이 교수는 바둑과 AI 융합연구를 통해 AI를 둘러싼 논의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그는 "바둑뿐 아니라 창작,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가 만들어낸 결과물을 어떻게 활용할지 준비하면서, AI와 구별되는 인간 고유의 능력을 강화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산= 김태연 기자 ty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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