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의대 복귀 시한 마감…의대생들 "소송도 고려"
[EBS 뉴스]
전국 40개 의대가 이달까지 의대생들이 수업에 복귀하지 않으면 학칙에 따라 유급이나 제적 처리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당장 오늘 연세대와 고려대, 경북대가 1학기 등록을 마감했는데요.
의대생 단체는 복귀할 뜻이 없다면서, 소송까지 고려하겠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먼저 영상부터 보고 오겠습니다.
[VCR]
"이번이 마지막 기회"
의대생 등록 마감시한 3월 말 제시
고려대·연세대·경북대 오늘 등록 마감
복귀 안하면 '유급·제적' 강경 방침
다른 대학들도 엄정 대응 기조
학생들 '등록 후 수업 취소' 꼼수까지
대학은 '편입' 카드 만지작
의료계 '거센 반발'
의대생 '소송 불사'·의협 '투쟁 동참'
여전히 복귀는 미지수
대규모 제적 사태 현실화되나
-----
서현아 앵커
자세한 얘기, 진태희 기자와 함께 짚어봅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일부 의대에서 등록을 마감했습니다.
현재까지 상황 어떻습니까?
진태희 기자
고려대, 경북대, 연세대가 오늘 등록을 마감합니다. 전국 40개 의대 가운데 가장 빠른 일정인데요.
오늘까지 등록금을 내지 않으면 '제적'됩니다.
제적은 학교가 학생의 학적을 없애는 것을 말합니다.
대부분 의대는 수업 일수의 4분의 1까지 등록하지 않으면 제적된다고 학칙에 명시하고 있습니다.
고려대 의대는 어제 학생들에게 오늘 오후 4시까지 등록을 마치고, 26일까지 복학원을 내라고 공지했습니다.
연세대도 복학 신청을 하지 않으면 24일 '미등록 제적 예정 통보서'를 발송하겠다고 밝혔고, 특히 24학번 신입생에게는 "제적되면 재입학이 불가능하니 신중하라"고 경고했습니다.
복학원을 내지 않으면 예과 2학년과 본과 4학년까지 약 600명이 '집단 제적'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습니다.
경북대는 복귀 학생이 많지 않아 오늘 오전 11시 예과생들과 긴급 간담회를 열기도 했는데요.
각 의대에는 이미 유급과 제적에 관한 문의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학생들은 제적될까 불안해하기도 하고, 단체행동 유지를 두고도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이건 시작에 불과하고 당장 다른 대학들도 이번 달 안에 줄줄이 등록을 마감하기로 했죠.
진태희 기자
의대생들에게 남은 시간은 길어야 2주 정도입니다.
교육부와 의대 총장들이 사실상 최종 기한으로 정한 날짜는 28일입니다. 수업 일수를 기준으로 이때까지는 꼭 돌아와야 한다는 겁니다.
28일 이전에 등록을 마감하는 대학은 24일 건양대, 27일 서울대와 이화여대, 부산대가 있고요. 28일엔 경희대와 인하대 등이 있습니다.
을지대는 30일, 아주대와 충북대, 한양대 등은 31일에 마감합니다.
오늘 등록 마감을 한 대학들 분위기를 보며 다른 학교들도 판단하겠다는 분위기입니다.
또 오늘은 의대생들이 제출한 휴학계를 반려하기로 총장들이 합의한 날이기도 합니다.
앞서 전북대와 조선대를 시작으로, 오늘은 경북대와 충북대 등에서 학생들의 휴학계를 승인하지 않고 돌려보냈습니다.
동시에 학교들은 복귀 설득에도 나서고 있는데요.
원광대 의대는 오늘 오후 온라인으로 24학번과 25학번과 간담회를 열었고, 중앙대에서도 이틀 전 의대 학장과 학생 160명 정도가 간담회를 가지기도 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지금 정부와 의과 대학들이 단일 대오를 유지하면서 강경 대응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데 그런데 어떻습니까?
여전히 복귀는 더딘 상황이죠?
진태희 기자
그렇습니다.
의대생 다수가 여전히 수업에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때문에 대규모 제적 사태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의대생들은 '미등록 휴학' 원칙을 고수하고 있지만, 등록만 해두고 수업을 거부하는 이른바 '꼼수'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동아대에서는 200여 명이 복학한 뒤 수강 신청을 모두 철회했습니다.
당장은 제적은 아니지만, 출석 부족으로 유급이나 학사경고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 복귀를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압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건국대에선 '복귀자는 동료로 인정할 수 없다'는 비난 글이 올라오기도 했고, 어떤 대학에선 학생회가 실명으로 휴학 여부를 조사하거나, 채팅방에서 휴학 신청서 사본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교육부가 수사를 의뢰하며 대응하고 있지만, 비슷한 사례는 계속 반복되면서 복귀를 주저하는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이게 학생 개개인에게도 문제지만 미래의 의료 인력이 뿌리째 뽑힐 수 있다 이런 우려 때문에 더 큰 문제가 되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적된 인원을 편입으로 채우자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요?
진태희 기자
맞습니다.
등록 마감까지 학생들이 복귀하지 않아 결원이 생기면, 편입학으로 인원을 충원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EBS 취재에 따르면, 의대 총장협의회 일부 총장이 지난 19일 의대 총장협의회 회의에서 이 방안을 언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법적으로도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교육부는 올해 결원이 생기면 대학이 자율적으로 판단해 편입학을 진행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실제로도 지금까지 일부 의대는 매년 15개교 안팎에서 50명 정도를 편입으로 충원해왔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등록 마감 시한이 여유 있는 대학들은 학생들의 반발을 우려해 구체적인 논의를 미루고 있는 상황입니다.
서현아 앵커
지금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증원 전으로 되돌리겠다 이 방침의 전제 조건이 3월 말까지 의대생들이 전원 복귀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분위기라면 모집 인원도 다시 원상 복구되는 거 아닙니까?
진태희 기자
그럴 가능성도 있습니다.
정부는 "의대생 전원이 3월 말까지 복귀하면, 내년도 모집 인원을 증원 이전 수준인 3천 58명으로 돌리겠다"고 했습니다.
복귀가 이뤄지지 않으면 증원된 5천 58명을 그대로 선발하겠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여기서 '전원 복귀'의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진 않았습니다.
대학에선 모든 학생이 돌아온다는 의미라기보다, 정상적인 수업이 가능한 수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결국 오늘 등록 마감을 한 대학들의 실제 복귀율이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대학들은 의대생 복귀 현황을 3월 말까지 공개하지 않고, 교육부에도 공유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복귀 현황이 공개될 경우, 다른 학생들의 복귀 결정이나 여론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서현아 앵커
사실 복귀율이 현저하게 높다면 공개를 안 할 이유도 별로 없을 것 같은데, 이 대학들이 현재까지는 공개하지 않고 있고 보도도 분위기가 달라졌다 아니다 여전히 그대로다 엇갈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의료계에서도 여러 가지 입장을 내놨죠.
진태희 기자
의대 학장과 일부 교수들은 복귀를 재차 당부하는가 하면, 교수단체는 대학 총장과 정부에 '협박'을 멈추라고 경고했습니다.
복귀 전망도 엇갈리는데요.
전국 의과대학 학장들은 학생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오늘 등록을 마감하는 대학에서 상당한 학생들이 복귀했다고 언급했지만, 의대협회에선 "여전히 많은 학생들이 수업 복귀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복귀를 호소했습니다.
반면, 고려대 의대 교수들은 오늘 휴학이 승인되지 않아 학생들이 유급되거나 제적되면 교정에 서지 않겠다고 밝혔고요.
의대생 단체인 의대협도 "부당한 휴학 반려 등에 대해 소송 등 모든 수단을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한편, 전국 33개 의대 교수협의회가 정부의 의대 증원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행정소송 1심 판결도 내려졌습니다.
각하 판결이 내려졌는데, 복지부 장관의 의대 증원 발표는 항고 소송의 대상이 아니고, 의대 교수들이 소송을 낼 자격이 없다고 본 겁니다.
의료계가 제기한 여러 취소소송 가운데 나온 법원의 첫 판단인 만큼, 앞으로도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서현아 앵커
1년 넘게 이어진 의정 갈등이 결국 의대생들의 대규모 제적 사태로 번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다음 주가 정말 중요할 것 같은데요.
이 파국을 막기 위해서 정말 할 수 있는 거 다 하면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진태희 기자 잘 들었습니다.
Copyright © E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