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만 타던 썸, 드디어 우승컵 키스

피주영 2025. 3. 2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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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농구 BNK 썸이 우리은행을 꺾고 창단 이후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했다. 20일 우승 직후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세리머니하는 박정은 감독(오른쪽 둘째)과 BNK 선수들. 송봉근 기자

여자프로농구 부산 BNK 썸이 디펜딩 챔피언 아산 우리은행을 꺾고 구단 창단 이후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박정은(48) 감독이 이끄는 BNK는 20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4~25시즌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3차전 홈경기에서 경기 종료 직전에 터진 에이스 박혜진의 역전 3점포에 힘입어 우리은행을 55-54로 물리쳤다. 정규리그 MVP 우리은행 김단비(35)가 27점을 터뜨리며 고군분투했지만, 주전 5명이 골고루 활약한 BNK를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원정 1, 2차전에서 모두 승리한 BNK는 안방에서 치른 3차전마저 승리하며 3연승으로 챔프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19년 창단한 ‘막내 구단’ BNK는 6번째 시즌 만에 꿈에 그리던 왕좌에 올랐다. 박정은 감독은 여성 감독 챔프전 우승 1호의 기쁨도 함께 맛봤다.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챔프전 우승을 차지한 것도 당연히 박 감독이 최초다.

챔프전 MVP는 기자단 투표 61표 중 28표를 받은 가드 안혜지(28)에게 돌아갔다. BNK는 2년 전 패배도 설욕했다. 2022~23시즌 창단 후 처음으로 챔프전에 올랐지만, 우리은행(1위)에 1~3차전을 내리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통산 11번째 통합 우승, 13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노렸던 우리은행은 BNK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BNK는 지난 2021년 부산 출신 여자농구 레전드 박정은 감독을 영입해 지휘봉을 맡겼다. 지도력이 무르익자 올 시즌을 앞두고 우리은행 주축이던 박혜진과 인천 신한은행의 에이스 김소니아를 한꺼번에 데려와 우승 후보급 전력을 갖췄다.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친 뒤 4강 플레이오프(PO)에서 용인 삼성생명을 5차전 혈투 끝에 누르고 챔프전에 진출했다.

주장 박혜진은 챔프전 내내 우리은행의 집중 마크에 시달렸지만 승부처마다 친정팀에 비수 ‘한 방’을 꽂는 해결사 능력을 선보였다. 동시에 동료에게 찬스를 열어줬다. 박혜진에 상대 수비가 몰린 사이 안혜지가 폭발했다. 챔프전에서 팀 내 가장 많은 7개의 3점 슛을 터뜨렸다.

박 감독은 “종료 부저가 울린 지도 몰랐다. 내가 뛰어서 우승했던 것보다 내 선수들이 뛰어 우승한 느낌이 표현하기 힘들 만큼 벅차다”면서 “MVP 안혜지는 4년 전 처음 봤을 때와 비교해 몰라보게 성장했다. 내 마음속 MVP는 마지막 결정적 3점슛을 성공시킨 박혜진이다. 그리고 김소니아는 내 마음 속 행동대장”이라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부산=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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