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올라도 김치찌개 5000원"… 지역 착한가격업소 가봤더니

김민 기자 2025. 3. 20.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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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남는 게 뭐가 있느냐'는 손님들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그냥 웃어요. 모두가 어려운 시기인데 밥이라도 값싸게 든든히 먹이면서 보람을 느끼죠."

A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64) 씨는 "17년간 가게를 이어오며 가격을 인상한 것은 딱 한 번뿐이다. 기존 4500원에서 5000원으로 올린 뒤 계속 동결하고 있다"며 "(일하는) 사람을 쓰지 않으니 인건비가 들지 않는다. 재료도 아침 일찍 시장에서 직접 장을 본다. 고정비를 줄이는 게 지역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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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서구 A 식당, 지역 평균가 1만 원 절반 수준으로 백반 제공
미용실·세탁소·목욕탕·민박집 등 업종 다양… "경제 부담 적다"
고물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지역민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는 착한가격업소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사진은 대전지역 한 착한가격업소의 모습. 김민 기자.

"간혹 '남는 게 뭐가 있느냐'는 손님들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그냥 웃어요. 모두가 어려운 시기인데 밥이라도 값싸게 든든히 먹이면서 보람을 느끼죠."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김치찌개 전문점인 A 식당에는 20일 오전 11시부터 점심을 먹으려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대전지역 김치찌개 백반 1인분의 평균 가격이 지난달 1만 원을 넘기며 전국에서 가장 비싼 상황에서 A 식당만큼은 10여 년 전 가격인 5000원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A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64) 씨는 "17년간 가게를 이어오며 가격을 인상한 것은 딱 한 번뿐이다. 기존 4500원에서 5000원으로 올린 뒤 계속 동결하고 있다"며 "(일하는) 사람을 쓰지 않으니 인건비가 들지 않는다. 재료도 아침 일찍 시장에서 직접 장을 본다. 고정비를 줄이는 게 지역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9년부터 7년째 '착한가격업소'로 지정된 A 식당은 김치찌개와 함께 제공되는 반찬들도 사장인 이모 씨가 손수 만들어 내오고 있다.

달걀후라이와 어묵볶음, 오이소박이, 콩나물무침, 파김치, 열무김치 등 한 끼 식사를 배 부르게 먹는 데 부족함 없는 상차림이다.

A 식당은 점심 영업시간이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2시간뿐인데도 평일 70여 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근 주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중이다.

손님들은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 '주머니 사정'을 고려한 식당이 인기를 끄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일용직 노동자 김석환(55·대전 둔산동) 씨는 "고물가 시대다 보니 요즘엔 한 끼 식사하는 것도 가격 부담이 만만찮은데 이곳만큼은 주머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며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맛이나 서비스가 부족한 것도 아니다. 이렇게 팔면 뭐가 남나 싶어 간혹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라고 엄지를 추켜세웠다.

지역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는 착한가격업소는 음식점만 해당하지 않는다. 세탁소와 미용실, 목욕탕, 민박집 등 업종이 다양하다.

2022년부터 현재까지 3년간 착한가격업소로 이름을 올린 대전 중구 부사동의 B 미용실은 성별 구분 없이 남녀 모두 5000원으로 간단한 커트 시술을 제공하고 있었다.

대전지역 성인여성 커트 비용이 평균 1만 8200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72.5%나 더욱 저렴한 셈이다.

B 미용실 원장 류모(65) 씨는 "동네 자체가 낙후돼 대부분 손님이 노년층이다. 염색약 등 재료비가 너무 올라 서비스 비용을 인상할까 오래도록 고민했지만, 실망할 손님들 얼굴이 떠올라 단념했다"며 "이젠 가게 문을 닫을 때까지 가격을 유지해 이웃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책임감까지 생겼다"고 귀띔했다.

착한가격업소는 현재 대전 서구에만 198곳이 영업하고 있다. 이 밖에 중구 105곳, 동구 72곳, 유성구 60곳, 대덕구 46곳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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