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을찍는여자들] 저는 학교에서 '인구희망교육'을 합니다, 이게 뭐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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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혜은 기자]
'교육이 미래를 바꿀 수 있을까?'
누군가 내게 묻는다면, 이에 대한 나의 대답은 'yes!'이다.
현재 나는 경기 성남시 저출생 인식 개선 학생 교육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경기 성남시 관내(수정구, 중원구, 분당구) 초·중·고등학교를 돌며 학생들을 만난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는 양일에 걸쳐 4차시 수업을 진행하고, 고등학교에서는 하루 한 번 2차시 수업으로 학생들과 소통한다.
학교에서 만나는 아이들은 단순한 학생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초롱초롱한 눈빛을 가진 이들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꿈나무라는 생각을 하면 마음은 비장해진다.
저출생 시대에 귀한 아이들이 내 앞에 있다. 이들에게 너희가 살아갈 대한민국은 희망이 가득하다고, 미래를 걸어볼 가치가 있다고 전하고 싶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보자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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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남시 고등학교 과정 인구희망교육 학생들과 인구정책에 대한 논의를 하는 모습. 우리에게 필요한 제도 정책 등을 논의한다. 당시 우수조 시상 모습으로, ?1등 조에게는 초콜릿 금메달을 수여한다. 목에 걸어주는 모습. |
ⓒ 구혜은 |
한국의 합계출산율(가임기 여성이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과 노년부양비 관련 통계 자료를 직접 조사하고, 인구 추이를 변화시키는 요인을 분석하는 방법을 배우며, 사회문제와 통계를 이해한다. 초중고 교육과정에 따라 저출생 인식 개선을 위한 단계별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나는 '인구희망교육'의 교안을 '성남시 인구 희망 지도'라 부르고 싶다. 교육학을 전공하고 교육공학을 배운 나로서 이렇게 체계적으로 짜인 수업 안을 들고 수업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또 '저출생 문제와 미래사회'라는 주제로 초중고 전 과정에서 수업을 진행하면서, 나 또한 하나의 주제가 각 과정별로 어떻게 확장되고 전달되는지를 배우는 소중한 경험을 하고 있다.
2022년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인구 감소가 국가 소멸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경고 앞에서, 대한민국의 암울한 미래는 예견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인구 교육을 통해 전하는 메시지는 과거를 통해 현재를 이해하고, 현재를 통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면 우리의 선택으로 미래를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어떤 공동체에서 어떤 미래를 살고 싶은지 고민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내가 꿈꾸는 사회와 가정, 그리고 공동체의 모습은 무엇인지,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며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고민하고 변화시킬 수 있을지 논의한다. 이것이 인구희망교육 시간동안 학생들과 함께하는 작업이다.
초등 교육에서는 가족의 소중함과 가족이 모여 하나의 도시를 이룬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성남시 연대기를 통해 인구 변화와 도시 성장 과정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결국 가족의 탄생 - 도시의 성장 - 국가의 발전이 순차적으로 이어지는 그림을 그리게 된다. 소중한 개인들이 희망을 품고 살아갈 수 있는 나라가 되어야 저출생 문제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나는 성남시 인구 희망 교육을 진행하면서 내가 하는 수업의 의미와 만난 학생들의 미래, 그리고 대한민국의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어 뿌듯한 마음이 든다.
이제 오는 4월이면 2025년의 인구 희망 교육이 시작된다. 배정 받은 학급은 3학년이다. 3학년 학생들과의 만남이 기대된다. 이 아이들은 가장 반응이 좋고 순수한 학년이다. 교실 안 작은 게임판 속 세상을 바꿀 수 있듯, 이 교육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에서 아이들이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행복하기를 바란다.
나는 어른과 아이, 개인과 사회가 모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메시지를 이 수업을 통해 전하고 싶다. 이러한 노력과 선택으로 희망을 만들어보자고 다짐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블로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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