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탄핵 선고, 최악 시나리오 두 가지
[박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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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면이냐 복귀냐는 결론을 넘어, 한덕수 총리 탄핵심판은 깊이 들여다보면 불안정한 헌정 상황과 매우 밀접하게 엉커있다. 사진은 지난해 3월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가 국무회의에 입장하는 모습이다. |
| ⓒ 연합뉴스 |
한 총리의 탄핵소추 사유는 크게 다섯가지다. ▲ 윤 대통령의 김건희·채 해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를 방조하고 ▲ 12.3 내란사태를 공모 또는 방치했으며 ▲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와 초헌법적인 '공동국정운영체제'을 구상했고 ▲ 내란 상설특검을 임명하지 않은 데다 ▲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의 임명을 거부했다는 것이다. 각 사유 중 어느 하나라도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으며 그 정도가 중대하다고 인정되면 파면되고, 그렇지 않다고 판단되면 즉시 직무에 복귀한다. 그런데 여기에 한가지 쟁점이 더 있다. 탄핵안 통과 정족수에 대한 논란이다.
파면이냐 복귀냐는 결론을 넘어, 사안을 좀더 깊이 들여다보면 '최악의 시나리오' 두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각하가 되는 경우이고, 두번째는 '인용 5 대 기각 3'으로 기각이 되는 경우이다. 이 두 경우가 '최악'인 이유는 12.3 내란 사태 이후 가뜩이나 불안정한 헌정 체계를 안정시키기는 커녕 더욱 불안정하게 기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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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원식 의장에게 항의하는 국민의힘 지난해 12월 27일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회 본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안 가결 의결정족수에 대한 설명(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을 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하고 있다. 결국 이날 한 총리 탄핵안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끝에 찬성 192명으로 가결됐다. |
| ⓒ 남소연 |
헌법 65조에 따르면 탄핵 정족수는 국무총리가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이고, 대통령이 3분의 2 이상이다. 그렇다면 '대통령권한대행인 국무총리'는 몇명일까? 탄핵안 표결 당시 여당은 '대통령권한대행'이므로 대통령에 준하는 200명의 찬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야당은 '국무총리 한덕수의 탄핵소추안'이므로 151명이라고 주장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후자 손을 들어줬고, 한 총리 탄핵안은 192명 찬성으로 통과됐다.
현 시국에서 여당과 한 총리 쪽 주장을 받아들인 각하 결정이 최악인 이유는 헌법재판소의 불안정성이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한 총리 탄핵소추 자체가 무효이므로, 당장 권한대행 자리를 이어받은 최상목 대행이 조한창·정계선 재판관을 임명한 것 자체도 무효라는 주장이 대두될 것이 뻔하다. 물론 어떤 법률이 위헌으로 결정되더라도 과거 판단에 모두 소급적용하지 않는 것처럼, 각하 결정과 두 재판관의 임명 무효는 직접 연관성이 없다는 주장이 우세하지만, 가뜩이나 불안정한 헌법재판관 8인 체제를 둘러싼 한바탕 홍역이 불가피해진다.
8인 체제가 유지되더라도 여전히 임명되지 않은 재판관 1인의 앞날에 잔뜩 먹구름이 끼게 된다. 김선택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만약 각하된다면 마은혁 후보자는 임명 못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초부터 한 총리의 핵심 탄핵사유가 마은혁·조한창·정계선 세 재판관 후보자의 임명 거부였던 만큼 "정족수 문제로 각하되어서 한 총리가 복귀할 경우 그냥 (불임명 상태로) 끝까지 갈 것"이라고 말했다.
난제는 더 있다. 21일 야권은 최상목 대행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이번에도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 것이 핵심 사유이고, 이번에도 정족수 기준을 151명으로 잡았다. 김 교수는 "한 총리 사건이 의결 정족수가 잘못됐다고 각하로 나오면 최 대행 탄핵 소추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며 "그러면 어떤 정치적 압박도 먹히지 않을 테고, 마 후보자 임명은 장기간 불가능해진다"고 우려했다.
이대로 4월 18일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이 퇴임하면 헌재는 또 다시 '6인 체제'가 된다. 사실상 기능 마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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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만장일치 파면촉구 대학생 삼보일배 윤석열퇴진 전국대학생 시국회의 주최로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서십자각 터에서 헌법재판소까지 진행된 '윤석열 만장일치 파면촉구를 위한 대학생 삼보일배'에서 대학생들이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
| ⓒ 이정민 |
8인 체제의 헌재가 의견이 갈리더라도 기각 결론을 낸 사례는 많다. 지난 1월 이진숙 방통위원장 탄핵심판은 4 대 4 기각이었다. 하지만 인용 5 대 기각 3일 때 선고한 경우는 찾기 힘들다. 공석인 재판관 단 한 명의 견해에 따라 최종 결론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종수 연세대학교 법전원 교수는 "인용 5 대 기각 3으로 선고하면 소송당사자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을 감수하라는 것"이라며 "9인 재판관 완전체를 구성하는 것은 헌법적인 규율 사항이고 그 일은 임명·지명·추천 주체가 알아서 해야 될 일인데, 그걸 안 하면서 일방적으로 불이익을 준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지적했다.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당한 경우 이를 구제한다'는 헌재 본연의 역할에도 전혀 맞지 않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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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본관앞에 경찰버스가 배치되어 있다. |
| ⓒ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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