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병동' 삼성, 완전체 구성 시기가 변수
[양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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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와 삼성의 시범경기. 3회말 무사 1루에서 도루를 시도한 한화 정민규가 심판 판정을 기다리고 있다. |
ⓒ 연합뉴스 |
박진만 감독 부임 첫 시즌에도 8위에 머물며 약체로 전락하는 듯 했던 삼성은 지난해 정규리그 2위(78승2무64패)로 포스트시즌 무대에 복귀했다. 비록 한국시리즈에서 KIA 타이거즈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의 제물이 됐지만 플레이오프에서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를 3승1패로 꺾는 저력을 보였다. 특히 베테랑 선수들의 분전과 신예들의 성장이 조화를 이루며 좋은 성적을 냈다는 것이 더욱 고무적이었다.
우승의 문턱에서 아쉽게 좌절했던 삼성의 올 시즌 목표는 당연히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삼성은 선발진 강화를 위해 FA시장에서 최원태를 4년 총액 70억 원에 데려왔고 검증된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를 영입했으며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 받은 특급신인 배찬승도 가세했다. 다만 부상 선수들이 많은 것이 불안 요소로 꼽히는데 '완전체 전력'을 갖춘 삼성은 올 시즌 우승을 노리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투수진] 구위와 경험 갖춘 '선발 트로이카' 완성
삼성은 2024시즌 코너 시볼드(더럼 불스)와 데니 레예스로 구성된 외국인 듀오가 304이닝을 던지며 22승을 합작했다. 매년 외국인 투수 문제로 고민이 많았던 삼성이 오랜만에 제대로 된 외국인 원투펀치를 거느리는 듯 했다. 하지만 가을야구에서도 1선발로 활약해주리라 기대했던 코너는 시즌 후반 광배근 부상으로 이탈했고 플레이오프는 물론 한국시리즈에서도 돌아오지 못하면서 큰 아쉬움을 남겼다.
가을야구 3경기에서 20.2이닝1자책 3승 평균자책점0.44로 맹활약한 레예스와 총액 120만 달러에 재계약한 삼성은 새 외국인 투수로 키움 히어로즈에서 2년 동안 21승을 따낸 후라도를 총액 100만 달러에 영입했다. 다만 레예스는 오른쪽 발등 부상으로 시범경기 등판이 무산됐고 시범경기 2경기에 등판한 후라도도 7.2이닝9실점(8자책)평균자책점9.39로 부진하면서 팬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15승6패3.66의 성적으로 곽빈(두산)과 함께 공동 다승왕에 올랐던 원태인은 비시즌 동안 군사 훈련을 받으면서 많은 감량을 했지만 어깨 부상으로 시범경기 등판이 불발됐다. 원태인이 돌아올 때까지는 '70억 투수' 최원태가 삼성의 선발진을 이끌어야 한다. 지난해 17경기에서 6승을 기록했던 좌완 이승현이 올해 풀타임 선발을 노리는 가운데 이호성과 양창섭, 최하늘도 선발 진입에 도전장을 던졌다.
삼성은 2024년 58경기에서 27세이브를 기록했던 오승환이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전반기 24세이브3.79를 기록했던 오승환은 후반기 3세이브7.41에 피안타율도 .373로 치솟았고 가을야구 엔트리에도 탈락했다. 올해도 삼성은 오승환이 아닌 셋업맨으로 활약하며 11세이브25홀드를 기록했던 김재윤에게 뒷문을 맡길 예정이다(김재윤은 통산 180세이브를 기록한 마무리 투수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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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 시즌 삼성 라이온즈 예상 라인업 및 투수진 |
ⓒ 양형석 |
삼성은 지난해 팀 타율 9위(.269)와 팀 득점 6위(770점)로 팀 성적에 비해 썩 좋은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두 자리 수 홈런을 때려낸 타자를 6명이나 배출하면서 팀 홈런 부문에서는 10개 구단 중 1위(185개)에 올랐다. 공격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외국인 타자가 데이비드 맥키넌에서 루벤 카디네스(키움), 그리고 다시 르윈 디아즈로 교체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대 이상의 장타력을 보여준 셈이다.
삼성은 2024년 8월 3번째 외국인 타자 디아즈가 정규리그 29경기에서 타율 .282 7홈런19타점의 평범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포스트시즌 9경기에서 타율 .353 5홈런10타점을 폭발하며 엄청난 반전을 만들었다. 이에 삼성은 디아즈와 총액 80만 달러에 재계약하며 '풀타임 디아즈'를 지켜보기로 했다. 가을야구에서의 활약이 올해 정규리그에서도 이어진다면 삼성의 디아즈 재계약은 '대성공'이 될 것이다.
통산 타율 .318 1495안타167홈런786타점879득점140도루를 기록하고 있는 구자욱은 자타가 공인하는 삼성의 간판스타다. 구자욱은 지난해에도 129경기에서 타율 .343 33홈런115타점92득점을 기록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플레이오프에서 당한 무릎 부상에 대한 우려도 많았지만 구자욱은 지난 2일 KIA와의 연습경기에서 제임스 네일을 상대로 대타 역전 만루홈런을 터트리며 건재를 과시했다.
삼성의 주전 3루수로 활약하면서 126경기에서 28홈런79타점을 기록한 프로 3년 차 거포 김영웅은 삼성이 오랜만에 자체 발굴한 거포 내야수다. 실제로 고졸 3년 차 시즌에 25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낸 삼성 타자는 이승엽(두산 감독)과 김영웅밖에 없다. 다만 스프링캠프에서 오른쪽 늑골 부상을 당하면서 시범경기에는 1타수 무안타에 그쳤는데 정규리그에서는 김영웅이 반드시 건강하게 돌아와야 한다.
2023년까지 삼성의 주전 2루수로 활약했던 김지찬은 2024시즌 외야수로 변신해 중견수로 117경기(선발 103경기)에서 859이닝을 소화하며 타율 .316 143안타3홈런36타점102득점42도루로 맹활약했다. 게다가 외야 전향 첫 시즌이었음에도 빠른 발을 활용한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며 중견수 수비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김지찬은 올 시즌에도 부상만 없다면 삼성의 1번 중견수로 나설 확률이 매우 높다.
[주목할 선수] 건재한
강민호, 삼성의 자랑이자 고민
현재 KBO리그에서 가장 세대교체가 빠른 포지션은 바로 3루수다. 물론 여전히 KBO리그 최다홈런(495개)의 주인공 최정(SSG랜더스)을 비롯해 허경민, 황재균(이상 kt 위즈) 등 베테랑 3루수들이 뛰어난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정규리그 MVP 김도영(KIA)을 중심으로 노시환(한화), 문보경(LG), 김영웅 등 공수를 겸비한 젊은 선수들이 꾸준히 등장하면서 3루수는 어느 정도 세대교체가 완성됐다.
반면에 세대교체가 가장 느린 포지션은 단연 포수다. 그 어떤 포지션보다 '경험'이 중요한 포수 자리는 많은 구단들이 베테랑 포수들을 선호하고 있다. NC 다이노스의 김형준과 키움의 김동헌,김건희 등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젊은 포수들도 있지만 여전히 30대 포수들이 주전으로 활약하는 구단이 대부분이다. 특히 강민호와 양의지(두산)는 15년 넘게 포수 포지션에서 '양강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2008년에 처음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강민호는 통산 7개의 황금장갑을 챙겼고 양의지 역시 2014년을 시작으로 포수 골든글러브만 8개를 쓸어 담았다. 특히 강민호는 불혹에 가까운 나이였던 2024시즌에도 포수로 120경기에 출전(95경기 선발)해 803이닝을 소화하며 타율 .303 19홈런77타점으로 건재한 기량을 과시했다. 강민호의 3할 타율은 롯데 시절이던 2016년 이후 8년 만이었다.
나이를 잊은 듯한 강민호의 노익장은 야구팬들에게 많은 즐거움을 주지만 사실 소속팀 삼성에게는 큰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강민호가 19홈런 77타점을 기록하는 동안 1군 경기에 출전했던 삼성의 백업포수 4명은 2홈런13타점을 합작하는 데 그쳤다. 그렇다고 올해 8월 만 40세가 되는 강민호가 영원히 삼성의 안방을 지킬 수도 없는 노릇. 삼성이 하루 빨리 '포스트 강민호 시대'에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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