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그룹 사태에… 회계부정 발생하면 뒤에 숨은 ‘회장님’도 금전 제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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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회계부정을 저지른 기업의 실소유주에 대해서도 과징금을 매길 수 있게 제도를 개선한다.
지금까지는 기업 오너가 회계부정을 주도한 걸로 의심되더라도 그가 급여 등을 받은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면 당국으로선 제재할 수 없었다.
20일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회계부정 과징금 부과 대상에 해당 기업 실소유주를 포함하고자 제도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큰 그림은 다 짰고, 세부적인 내용을 다듬어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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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회계부정을 저지른 기업의 실소유주에 대해서도 과징금을 매길 수 있게 제도를 개선한다. 지금까지는 기업 오너가 회계부정을 주도한 걸로 의심되더라도 그가 급여 등을 받은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면 당국으로선 제재할 수 없었다. 정부는 시행령·감독규정 정비를 통해 하반기 중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김영준 전 이그룹(옛 이화그룹) 회장의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이 제재 강화의 결정적 계기인 것으로 전해진다.
20일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회계부정 과징금 부과 대상에 해당 기업 실소유주를 포함하고자 제도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큰 그림은 다 짰고, 세부적인 내용을 다듬어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당수 회계부정 사건에는 회장 직함을 가졌거나 직함은 없지만 뒤에서 지시하는 기업 실소유주가 연루돼 있다.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더 그렇다. 문제는 현 제도에선 회계부정이 발생한 회사의 대표이사와 최고재무책임자(CFO) 등만 금전 제재 대상이란 점이다. 실제 업무 집행 지시자인 오너는 해당 기업에서 급여나 배당을 받은 사실이 입증되지 않으면 제재 대상에서 빠지는 구조다.
금융당국은 회계부정 기업 관계자 다수와 면담하는 과정에서 실소유주의 지시·회유·협박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오너의 배임·횡령, 허위 공시, 조세 포탈 등으로 논란이 된 이화그룹 사태가 실소유주 제재 강화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김영준 전 이화그룹 회장은 계열사 자금을 이용해 가족을 허위 고문으로 등재하고 급여 명목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구속됐다. 또 계열사들이 발행한 신주인수권증권과 전환사채를 시가보다 싸게 매도하도록 지시하고,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허위 공시로 이러한 사실을 은폐했다. 허위 회계 조작으로 수백억원을 횡령한 정황도 드러났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2월 주식 거래 정지 상태이던 이화그룹 계열사 3곳(이아이디·이화전기·이트론)을 한꺼번에 상장폐지하기로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그룹 실소유주가 영향력을 행사해 임직원의 회계부정을 유도했다면 (실소유주도) 금전 제재 대상에 포함하는 게 합당한 방향”이라고 했다.
이밖에 금융당국은 회계부정에 대한 과징금 수위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고의적인 분식회계나 여러 해에 걸친 회계부정에는 현행 외부감사법에서 정한 금액보다 가중 부과한다. 또 대표이사·CFO보다 한 단계 감경된 조치를 받도록 한 내부 감사 양형 기준도 손질한다. 회계부정을 막고자 노력했다면 제재를 감경해 주고, 반대로 방치했다면 아예 감경해 주지 않는 식으로 바꾼다.
금융당국은 법 시행령과 감독규정을 다듬는 선에서 회계부정 관련 제도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속도를 낼 예정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상반기 중 개선 방안을 완성하고, 하반기 중 시행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는 2019년부터 외부감사법에 따라 회계부정 적발·조치에 도움을 준 신고자에게 정부 예산으로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회계부정 신고 포상금으로 쓴 돈은 총 4억700만원이다. 이는 전년(2억5100만원) 대비 1.6배 증가한 액수다. 건당 포상금 지급액도 5814만원으로 전년(3131만원)보다 1.8배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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