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열린 '큰 장' 썰렁하더니…불 꺼진 수도권 새 아파트 1만가구
미분양 주택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늘어났다. 건설·시행사가 지난해 내내 미뤘던 분양 물량을 연말에 쏟아낸 상황에서 대출금리 인상과 비싼 분양가로 수요가 되살아나지 않으면서다. 특히 그동안 지방에 비해 적었던 수도권 미분양은 급증, 1만가구를 넘겼다. 전국 미분양 증가 물량 중 3분의 2가 수도권에 몰렸다.
31일 국토교통부의 작년 12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 수는 전월(5만7925가구) 대비 7.9%(4564가구) 증가한 6만2489가구를 기록했다.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2월 7만5000가구로 정점을 찍은 후 꾸준히 감소, 7000가구 밑으로 내려갔다가 10개월 만에 늘어났다. 위험수위로 판단하는 20년 장기이동평균선(6만2000가구)도 다시 넘어섰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동산 시장 침체가 본격화된 가운데 분양가는 더 오르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늘어난 모양새다. 수도권 미분양은 1만31가구로 전월(6998가구) 대비 43.3%(3033가구) 늘어났다. 그동안 지방보다 상황이 낫다고 여겨졌던 수도권에서 지난달 전체 미분양 증가 물량(4564가구) 중 3분의 2가 발생한 셈이다.
지방 미분양은 5만2458가구로 전월보다 3.0%(1531가구) 늘어났다. 분양시장 무덤으로 불리던 대구가 1만245가구로 수도권 전체 미분양 물량보다도 많았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3개월 연속 늘어났다. 1만857가구로 전월(1만465가구) 대비 3.7%(392가구) 증가했다.
준공이 끝나 사용검사를 받은 뒤에도 분양되지 않은 악성 미분양이 1만가구를 넘어가면서 공사비를 회수하지 못한 건설·시행사들의 자금난 우려도 커졌다. 시행사는 분양한 돈으로 금융권에서 받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갚는데, 미분양이 늘면 대출상환이 어려워진다. 더욱이 악성 미분양은 특성 상 2~3년 공사 기간이 지나도 매매가 쉽지 않다.
대구에서는 악성 미분양에 시달리던 시행사가 금융회사에서 빌린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서 미분양 물량이 공매로 이어지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신세계건설이 지난해 8월 대구 수성구에 준공한 빌리브 헤리티지는 준공 5개월이 지난 현재 146가구 중 121가구(83%)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결국 PF 대출 만기 연장에 실패하면서 분양 가구에 대한 공매 절차에 들어갔다.
지난해 부동산 경기의 주요 지표인 주택 인허가와 착공, 분양, 준공 등이 모두 감소했다. 인허가 실적도 정부 목표치(48만가구)에 한참 못 미쳤다. 12월 누계 주택 인허가는 전국 38만8891가구로 전년 동7(52만1791가구) 대비 31.4% 감소했다. 주택 인허가 이 정도로 줄어든 것은 글로벌 금융 위기 때인 2008년(-33.2%)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착공은 45.4% 줄어든 20만9351가구, 분양은 33.1% 감소한 19만2425가구다. 준공도 31만6415가구로 전년보다 23.5% 줄었다. 주택 인·허가 물량이 앞으로 3~5년 후 예정한 공급분이라면 착공은 2~3년 내, 준공·분양은 현재 공급물량이다.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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