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연소답청(年少踏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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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원 신윤복(1758~1814년)의 풍속화 '연소답청(年少踏靑)'이 있다.
화창한 봄날 꽃놀이에 나선 기생들과 양반들이 그림 밖으로 걸어 나오는 듯 하다.
봄날 산과 물로 놀러 나가는 것을 화류(花柳)라고 했다.
혜원의 '연소답청'을 다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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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원 신윤복(1758~1814년)의 풍속화 ‘연소답청(年少踏靑)’이 있다. 화창한 봄날 꽃놀이에 나선 기생들과 양반들이 그림 밖으로 걸어 나오는 듯 하다.
음력 3월3일 삼짇날은 1월1일 설날, 5월5일 단오, 9월9일 중양절과 함께 큰 명절이었다. 답청일(踏靑日)이라고도 한다. 산이나 들에 나가 파랗게 돋아난 풀을 밟으며 먹고 마시던 풍속이 있었다.
화전(花煎)과 화면(花麵)을 먹고 두견주(杜鵑酒)와 도화주(桃花酒)를 마셨다. 진달래꽃을 따서 찹쌀가루와 섞어 둥근 떡으로 만들고 향유로 익힌 것이 화전. 꽃술을 빼고 녹두가루를 섞어 익히고 가늘게 썰어 오미자 물을 붓고 꿀과 잣을 넣은 것이 화면이다. 술집에서는 과하주(過夏酒)를 팔았다. 두견주, 도화주는 물론 소곡주(小穀酒), 송순주(松荀酒)가 인기였다.
봄날 산과 물로 놀러 나가는 것을 화류(花柳)라고 했다. 인왕산 아래 필운대 살구꽃, 혜화문 밖 북둔 복숭아꽃, 동대문 밖 청계천 버들이 선녀선남들을 유혹했다.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 웃고 즐기며 가는 봄날을 아쉬워했다. 대관령 넘어서는 일흔 넘은 노인들을 초청해 위로했다. 청춘경로회(靑春敬老會). 천한 하인이라도 일흔이 넘으면 정중히 모셨다.
‘봄빛이 늙고 병든 이를 업신여기니/계절의 풍물이 애간장을 녹이네. 여린 미나리국 하얘서 사랑스럽고/향긋한 쑥떡은 파래서 어여쁘네. 술자리 열면 손님들이 곧 오리니/술 구하느라 여종이 바쁘네. 내일은 삼월 삼짇날/답청의 흥취에 벌써 취하네.’ 사가정(四佳亭) 서거정(1420~1488년) 선생의 시다.
혜원의 ‘연소답청’을 다시 보자. 권문세가 자제들이 꽃단장한 기생들의 마부를 자처한다. 불을 붙여 담배까지 대령하니 몸과 마음을 모두 빼앗겼다. 산모롱이 절벽과 기생 트레머리에서 연분홍 진달래꽃이 향기롭다. 그 봄날을 즐겼던 봄 처녀와 봄 사내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주말이 답청날이다. 화전에 두견주는 아니어도 마음껏 즐기시라. 봄날이 간다.
남궁창성 서울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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