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뿌릴 때 지났는데 대파는 그대로..
[[오마이뉴스 조태용 기자]
|
요리 중에 빠지면 서운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대파다. 대파는 칼슘과 인이 풍부해 쌀밥과 함께 먹으면 칼슘과 인의 부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비타민과 칼슘, 철분이 풍부하여 감기악화를 막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일까? 시골 텃밭 어디를 가도 대파는 밭 한 곳을 차지하고, 현대인의 텃밭이라 할 수 있는 냉장고 안에도 대파는 냉동실에든 냉장실에든 어김없이 한 곳을 차지하는 그야말로 필수식품이다.
대파는 보통 3~6월에 정식한다. 보통 모종을 구입해서 밭에 심는데 대부분 밭 작물이 3개월 안에 수확하는 반면 대파는 최소 6개월을 키워 1년을 돌봐야 하기에 생산과 관리가 어려운 품목이다.
|
그래서 대파친환경은 친환경 전문가도 고개를 내저을 정도로 힘겨운 작목이라고 한다. 통상적으로 수확기간이 짧을수록 친환경 재배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국민이 거의 매일 먹는 주요 품목이니만큼 재배면적이 넓고 먹는 사람도 많아 친환경 재배가 반드시 필요한 품목 중 하나다. 진도아리랑 구성진 진도는 우리나라에서 대파 월동이 되는 몇 안 되는 지역 중에 하나이며 대표적인 대파 주생산지다. 진도군 군내면 망금리에 사시는 최승림(72) 할아버지는 몇 년째 무농약 대파농사를 짓고 있다. 처음엔 자식들에게 농약 안 친 대파를 주고 싶어서 재배를 시작했던 것인데, 주위에서 무농약으로 대파를 키워보라고 하여 할아버지의 유일한 땅 2000평에 모두 대파를 재배하게 되었다 한다.
무농약 대파 농사는 전문가도 힘든 품목
처음 무농약 대파 농사를 시작하고 나서는 힘겨운 점이 많았다. 텃밭에 조금 심을 때와는 다르게 상품으로 판매하려면 깨끗하게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얼른 생각하면 대파 특유의 향 때문에 벌레가 없을 것처럼 보이지만 대파는 생각보다 벌레가 많이 붙는다. 여름에는 벌레들이 들끓기 때문에 농약을 많이 줘야 하는데 농약을 하지 못하는 무농약 농사에서는 일일이 손으로 직접 잡아서 해결해야 한다. 그 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음은 말해 무엇할까.
|
그래도 지금은 친환경자재로 해결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손으로 해결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친환경으로 대파를 키운다고 하면 대부분 하우스에서 속성으로 재배한다고 한다. 노지에서 재배하는 대파는 제초제도 할 수 없어 손으로 직접 풀을 매야 한다. 제초제를 하면 간단하게 해결될 것도 무농약으로 하다 보니 몇 갑절 힘이 든다. 그렇게 풀들과 벌레들이 극성인 여름이 가고 가을이 가고 다시 겨울이 오고 봄이 되어서야 출하를 하는 것이 바로 진도무농약대파다. 일반 대파 가격 떨어지자 무농약 대파 찾는 사람 없어
다행히 어렵게 키운 무농약대파는 오랫동안 신선하게 보관이 가능하고 맛과 향이 좋아서 인기가 좋고 학교급식에도 많이 공급이 되었다. 그런데 잘나가던 대파 출하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보통 대파 값이 좋을 때는 무농약 대파와 일반 대파나 가격 차이가 별로 없다고 한다. 올 초에 대파 값이 좋았다. 그러니 일반대파보다는 무농약 대파를 학교 급식하는 곳에서 가져갔다고 한다.
|
당연히 같은 값이면 무농약을 찾지 않겠는가?
그런데 대파가 생활필수품으로 가격 안정을 해야 한다며 수입을 하는 통에 대파 가격이 곤두박질쳤다. 그러자 산지 대파가격이 1kg 1000원대에 거래되기 시작했다. 무농약 대파의 경우 처음 출하시점부터 모두 판매될 때까지 가격이 정해져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가격이 폭등한 것이다. 그러니 이제 대파를 찾는 사람이 없어져버렸다. 현재 남은 것은 500평 25%가 남았다. 그나마 봄비가 자꾸 내리니 꽃대가 자꾸 올라와 판매할 수 있는 대파가 줄고 있고, 관행재배 한 것처럼 팔아서는 풀 뽑은 인건비도 챙길 수 없다.
무농약으로는 2000평 재배도 너무 힘이 들기에 그 이상이 거의 불가능 하지만 대파로 생계를 유지하려면 관행에서는 최소 6000평 이상은 재배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차이를 가격으로 보전 받아야 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세상이 그렇지 못하다.
현재 남은 대파는 약 3톤 정도다. 5kg 배송하면 600박스고 10kg 주문한다면 300박스다. 대파 5kg을 주문하면 어떻게 먹냐고 묻는 분도 있지만 화분에 심어두거나 썰어서 냉동고에 넣어 두고두고 먹어도 좋다. 귀한 무농약 대파이니 이웃들과 함께 나눠도 좋을 것이다. 무농약 대파 5kg 배송비를 포함하여 1만2000원이며 10kg은 2만2000원에 무료배송으로 농민장터에서 공급하고 있다.
요즘 감기가 유행하는데 민간요법에는 대파 삶은 물이 감기에 좋다 하니 작년 봄에 심어서 더운 여름 그리고 가을 그리고 추운 겨울까지 이겨내 1년의 기운이 가득 찬 대파를 먹으면 앓던 감기도 뚝하고 떨어질지 모른다.
대파 심을 시기는 지나가는데 할아버지의 타는 마음
더욱이 대파를 모두 팔아야 그 자리에 새로운 대파를 심을 수 있다. 어느덧 대파를 심는 시기가 지나가고 있다. 농부는 씨를 뿌려 거두는 사람이다. 지금 최승림 할아버지는 거두지도 뿌리지도 못하고 있다. 농사를 조금이라도 아는 분들은 그 타는 맘을 이해할 것이다.
좋은 거래는 자연과 사람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행복한 거래다. 무농약으로 어렵게 키운 대파를 먹는다면 구입한 소비자의 건강에도 좋고 농약도 주지 않았으니 그 땅의 수많은 생명들도 행복하다. 더불어 생산한 농부도 다시 씨를 뿌리고 자신의 업을 지켜가게 된다. 진도 할아버지 농부의 대파를 자신의 냉장고에 또는 화분에 심어서 두고두고 먹는다면 좋은 양식이 될 것이다.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무농약 대파구입하기
대파의 효능
1. 파는 오래 끓이면 좋지 않고, 고온에서 단시간 끓이는 것이 영양가가 높다.
2. 몸을 따뜻하게 하며 위장의 기능을 도와준다.
3. 감기 기운이 있을 때 파뿌리를 달여 먹으면 효과가 있다.
4. 파의 얇은 속껍질은 상처가 났을 때 붙이면 지혈효과가 있다.
5. 불면이나 흥분이 가라앉지 않을 때 파를 고아 마시든지 생파를 된장에 찍어 먹으면 효과가 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정보사, 전직 장교 주축 계엄기획단 운영 의혹
- '윤석열의 입' 석동현 "대통령은 체포의 '체'자도 얘기한 적 없다"
- 계엄날 미국 전화 '씹기'→ 브래드 셔먼→ 김어준 폭로가 의미한 것
- 계엄의 밤, 국힘 108명 의원은 어디에 있었나
- [12.7 탄핵박제 구자근]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전했던 그의 짝사랑
- 검찰, 국수본 압수수색... "체포조 활동 혐의"
- 나경원, '민주당 지지자 탓'...계엄 당일 단체방 보니
- 연일 '자기모순'과 싸우는 국민의힘, 한심하다
- 이화영 2심 징역 7년 8개월... 이재명 방북비 인정
- 갑자기 물 삼키는 게 어렵다면 이걸 의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