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의원님들도 의견 내달라" 이 대통령의 첫 추경 시정연설

이경태 2025. 6. 26.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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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 가뭄 해소 위한 마중물" 적극재정 필요성 강조..."재정 운용에 편법·변칙 안 쓰겠다" 약속

[이경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6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2025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경제위기에 정부가 손을 놓고 긴축만을 고집하는 건 무책임한 방관이자, 정부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일입니다. 정부의 가장 큰 책무는 국민의 삶을 지키는 것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지금은, 경제가 다시 뛸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라면서 한 말이다. 이 대통령은 26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새 정부의 첫 추가경정예산안 제출 관련 시정연설을 했다.

정부가 마련한 이번 추경안의 규모는 10조 3천억 원 상당의 세입경정까지 포함해 약 30조 5천억 원 정도다. 전 국민 1인당 15만 원에서 최대 52만 원까지 지원하는 약 13조 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 쿠폰 예산이 포함됐다. 또 빚을 갚을 여력이 없는 취약차주 113만 명의 장기 연체 채권을 소각하는 등 소상공인·취약계층 등을 지원하는 민생안정 예산 5조 원도 담았다.

윤석열 정부 때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바싹 말라가는 경제 상황에 물을 제때 대지 못했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새 정부의 적극 재정이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인수위원회도 없이 출범한 정부가 시급하게 추경안을 편성한 이유는 우리 경제가 처한 상황이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라며 "이번 추경안은 경제위기 가뭄 해소를 위한 마중물이자 경제 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정부가 추경안에 담지 못한 내용이 있다면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주저하지 말고 의견을 주시기 바란다"라며 "특히 야당 의원님들께서도 필요한 예산항목이 있거나, 삭감에 주력하시겠지만, 추가하실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의견을 내주시기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의견을 달라고 한 부분은 앞서 배포된 원고에는 포함돼 있지 않던 내용이었다.

"이념·구호 아닌 경제·민생 살리는 실천이 새 정부 나아갈 방향"

이 대통령은 이날 "지금 대한민국은 매우 엄중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경제성장률이 4분기 연속 0%대에 머무는 등 수출 회복은 더디고 내수마저 꺼지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중산층의 소비 여력은 줄어들고, 자영업자의 빚은 더 이상 감내할 수 없는 지경"이라며 "구직을 단념한 청년들의 숫자는 역대 최고 수준이고, 폐업한 자영업자 수도 연간 100만 명에 달한다. 취약계층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급등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12.3 불법비상계엄은 가뜩이나 침체된 내수경기에 치명타를 입혔다. 미국발 관세 충격부터, 최근 이스라엘-이란 분쟁까지 급변하는 국제 정세는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렵게 한다"라고 우려했다.

이 대통령은 그래서 "경제가 다시 뛸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국민의 삶을 지키는 정부, 위기 앞에 실용으로 답하는 정부여야 한다. 이념과 구호가 아니라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실천이, 바로 새 정부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추경안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지역사랑상품권 등 내수침체 대응목적 예산, 경기 활성화를 위한 투자촉진 예산, 소상공인·취약계층 등을 지원하는 민생안전 예산 등도 차례로 설명했다(관련기사 : [전문] 이 대통령 "지금은 경제 다시 뛸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https://omn.kr/2eajc ).

특히 "같은 경제위기 상황이라도 고통의 무게는 똑같지 않다. 코로나 팬데믹 위기부터 12.3 불법비상계엄까지 극심한 고통을 겪고 계신 소상공인, 자영업자, 취약계층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론 "사실상 파산 상태로 상환 능력을 상실한 분들에게 경제 활동에 복귀할 기회를 드리고 성실 상환 중인 소상공인에게는 분할 상환 기간을 확대하고, 이자를 추가 감면하겠다"라면서 "구직 급여와 국민취업지원제도 확대 등 고용안전망 구축에도 1조 6천억 원을 투자하겠다"라고 알렸다.

적자 국채 발행에 "국회 예산심의권 존중 결정, 변칙과 편법 안 쓰겠다"

무엇보다 이 대통령은 이번 추경안에 10조 3천억 원의 세입경정을 추진한 이유도 따로 설명했다.

세입경정은 당초 예상보다 세입이 부족하거나 넘칠 때 세입 예산을 고치는 것으로 적자국채 발행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세입경정 반영은) 재정 안전성과 국회의 예산·심의 확정권을 존중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론 "2023년과 2024년 도합 80조 원 이상의 세수결손이 발생했고 올해도 상당 수준의 세수결손이 우려되는데 이를 방치할 경우 정부는 연말에 예산을 대규모 불용(예산상 지출 계획이 잡혀 있으나 실제론 쓰이지 못하는 돈) 처리할 수밖에 없다"며 "이는 사실상 긴축재정 운용으로 민생과 경기 회복의 걸림돌이 된다"라고 짚었다.

즉, 수십조 원의 세수결손에도 예상했던 세입을 고치지 않고 지출을 줄이는 '변칙 재정 운용'을 했던 전임 정부의 전례를 따르지 않겠단 얘기다. 이 대통령은 "새 정부는 변칙과 편법이 아닌 투명하고 책임 있는 재정 정책을 펼치겠다"라며 "추경안에 세입경정을 반영하여 이미 편성한 예산이라도 필요한 사업만을 적재적소에 집행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새로운 사회로의 변화, 고통 수반하지만 검불 걷어내야 씨 뿌릴 수 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추경안 설명 전 "이 자리를 빌려 국민 여러분께 간곡히 협조를 부탁드린다"라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새로운 나라, 진짜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은 대통령 혼자 할 수 없다"라면서 "기득권과 특권, 새치기와 편법으로 움직이는 나라가 아니라 공정의 토대 위에 모두가 질서를 지키는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새로운 사회로 변화하는 과정은 고통을 수반하지만 검불을 걷어내야 씨를 뿌릴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서로 차이를 인정하고 포용하자'라고도 호소했다. 이 대통령은 "작은 차이를 인정하고 포용하면 새롭게 출발할 수 있다. 짧은 기간이지만, 이미 많은 것들이 회복되고 정상화되고 있다.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갑시다. 우리는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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