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도 7억 넘게 깎였다…'역대급 하락' 공시가에 세 부담도 '뚝'
"비정상적으로 과중한 국민 보유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완화하겠다고 했던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을 조기에 이행했습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동주택 공시가격 열람' 관련 브리핑에서 "올해 공시가격 자체는 2021년 수준을 보이고 있으나 보유세 반영 비율을 낮춰 2023년 국민 보유 부담은 2020년 수준보다도 더 내려간 결과가 나왔다"며 이 같이 밝혔다.
올해 전국적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18.61% 하락했다. 역대 최대 낙폭이다. 공시가격이 하락한 것은 2013년 이후에 처음이다. 그동안 과열된 부동산 시장이 지난해 금리인상을 중심으로 정부의 각종 대책 발표가 겹치면서 가격 자체가 전반적으로 하락한 영향이 크다. 아울러 지난해 11월 '공시가격 현실화 수정계획'에 따라 올해 현실화율을 2020년 수준으로 낮춘(공동주택 71.5% → 69.0%)것도 추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원 장관은 "전반적으로 세계적인 고금리 속에서 부동산 시장 자체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적으로는 주택 공급 기반을 꾸준히 마련했고 내수심리가 하락하면서 시장이 하향 안정세 기조를 뚜렷이 보였던 것이 공시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 번째로는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수정해서 원래 상승하던 예정 표를 69%로 내렸기 때문에 이 부분이 반영돼서 공시가격 하락에 기여했다"며 "공시가격이 시세보다 오히려 역전돼서 높게 나타나는 현상을 선제적으로 이미 지난해에 수정했기 때문에 이게 반영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급격하게 올랐던 보유세가 더 가파르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의 부동산·세제 정책이 너무 성급했던 것 아니느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공시가 하락과 세제 개편 등 영향으로 일부 단지는 정부의 '목표선'보다 세금이 30% 넘게 변동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선 벌써부터 세수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3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3년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올해 공시가격 6억8000만원 1주택자의 보유세는 전년보다 38.5%, 2020년보다는 29.5%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다른 가격대 주택들도 보유세 부담이 대체로 20~30% 안팎으로 주는 것으로 집계됐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공시가격을 재산세 과표에 반영하는 비율이다. 공시가격이 5억원이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이 60%일 경우 과표는 3억원이다. 45%일 때는 2억2500만원이 된다. 현행법상 1주택자에 재산세는 30~70%, 다주택자는 40~80% 안에서 적용할 수 있다. 종부세는 60~100%선에서 적용된다.
정부는 시장 상황 등을 검토해 재산세 관련 공정시장가액비율은 다음달까지, 종부세 가액비율은 상반기 중에 확정할 예정이다. 보유세 축소에 따른 세수 감소 충격을 줄이기 위해 종부세 가액비율을 80%선까지 상향 조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재산세 가액비율은 45%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을 고수한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발표한대로) 재산세 가액비율은 45%보다 더 하향해서 적용하고 (상향 등에 대한) 재검토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공시가가 떨어진 상황에서 세수 감소는 필연적인 부분이고, 지방 세수를 감안해서 적절히 가액비율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공정시장가액비율 수준에서는 1주택자와 고가 다주택자간 세부담이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겸임교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지나치게 낮으면 공시가 28억~29억원 이상 다주택자와 1주택자의 보유세와 비슷한 상황이 될 수 있다"며 "(보유세 부담 감소뿐 아니라)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너무 성급하게 손댄 것 아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시장 급락기에 공정시장가액비율 하향과, 세율인하 등 보유세 세제개편, '공시가 현실화계획 이행안(로드맵)' 수정까지 맞물리면서 변동폭을 지나치게 키웠다는 비판이다. 올해 종부세 대상 주택수는 지난해 45만6360호에서 올해 23만1564호로 줄었다. 전체 주택 중 비중은 3.14%에서 1.56%로 줄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공시가 현실화율 이행안을 수정하면서 올해 현실화율을 71.5%(동결)에서 69.0% 하향으로 한 단계 더 낮춘 바 있다. 현실화율 하향 조정에 따른 공시가 하락 영향은 하락폭 18.61% 중에 3.5%포인트(p)로 추산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그 때 당시에는 공시가격이 실거래가와 역전되는 사례되는 나오는 등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한 것"이라며 "다만 불확실성이 너무 컸고, 현재와 같은 급락을 예상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22일 국토교통부가 잠정 추산한 서울 주요 아파트단지 공시가격에 따르면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지난해 26억6700만원에서 올해 24억7700만원으로 공시가격이 2억원가량 내려갔다. 같은 단지 전용 112㎡는 지난해 36억4600만원에서 올해 33억8700만원으로 떨어졌다.
올해 전국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올해 공시가격은 지난해와 비교해 18.61% 하락했다. 이는 2005년 관련 제도를 도입한 이후 역대 최대 낙폭이다. 최종 공시가는 의견수렴을 거쳐 이달 말 결정된다.
강남권 주요 단지들도 공시가가 수억원 이상 하락했다.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는 지난해 25억9100만원에서 20억8600만원으로 5억원 넘게 빠졌다. 같은 단지 114㎡는 36억1800만원에서 7억400만원 내린 29억1400만원으로 책정됐다. 래미안퍼스티지 84㎡는 21억8000만원(26억7600만원), 반포자이 84㎡는 22억4600만원(작년 26억500만원), 도곡렉슬 120㎡는 21억3000만원(26억7600만원)이다.
강북권 대장단지인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 84㎡는 10억9400만원(13억8200만원), 같은 단지 114㎡는 13억3900만원(16억5500만원)으로 산정됐다. 이 외에 래미안 옥수리버젠 84㎡는 12억2800만원(14억2500만원), 마포염리 마포자이 84㎡는 10억1100만원(12억9800만원), 이촌동 한가람 84㎡는 15억1100만원(16억9200만원)이다.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이정혁 기자 utopia@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임창정, 2년전 서장훈에 투자 부탁…"자금난 심각, 재능기부라도" - 머니투데이
- "그거 안 하면 왜 결혼?"…이순재, 이승기♥이다인 19금 축사 언급 - 머니투데이
- "홍대입구역 출구서 지갑 줍지 마세요"…SNS 경고 글 확산 - 머니투데이
- 로또 1등 20억 당첨자 한달 후기…"일용직 아직 다닌다", 왜? - 머니투데이
- "6살 아들 자폐 같다" 母 발언에…오은영 분노 "정신 차려라" - 머니투데이
- 박소현과 선본 치과의사, 15년 전 장윤정에 상처받은 사연 '깜짝' - 머니투데이
- '대통령 탄핵안' 본회의 보고…국민의힘, 당론으로 '반대' 확정 - 머니투데이
- '이혼' 황정음, 전남친 김용준 언급 "우결? 열렬해서 후회 없다" - 머니투데이
- '탄핵 반발검사' 감사요구안, 국회 본회의서 野 주도로 가결 - 머니투데이
- 정준하, 경매 넘어간 '36억 집' 지켰다…"1억 손해봐도 돈 못줘"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