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피즘 효과? "왕을 모시자" "외국인 때문" 극우의 약진 [dot보기]
[편집자주] '점(dot)'처럼 작더라도 의미 있는 나라 밖 소식에 '돋보기'를 대봅니다.

지난 20일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일본인 퍼스트'를 내세운 극우 성향 참정당의 약진이 대표 사례다. 2020년 4월 창당한 신생정당이지만 3년 전 참의원 비례대표 1석을 얻어 원내에 진입했고, 이번에는 14석을 당선시켜 총 15석으로 올라섰다.
참정당은 그간 '혐한'을 주도한 일본보수당, 일본제일당 등 전통 극우세력과는 조금 결이 다르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백신·마스크 반대 운동을 벌였고 일본인은 밀가루 대신 쌀을 먹어야 하며 농약과 식품첨가물을 금지할 것을 요구한다. 실체가 불분명한 유대인 중심의 '딥스테이트(deep state)' 세력이 일본 정부와 미디어를 조종하고 있다는 등 음모론을 펼치는 것은 전형적인 서방의 극우세력과 닮았다.
또 "천황(일왕의 일본식 명칭)을 중심으로"라는 당 정강을 바탕으로 일왕제를 복고하는 입헌군주제 도입, 전쟁 포기 조항을 삭제하는 개헌, 핵무기 보유의 필요성까지 주장한다. 아울러 고물가, 양극화, 저임금, 쌀값 상승 등 일본 사회문제의 원인을 외국인 때문이라 주장한다. 특히 가미야 소헤이 참정당 대표는 지난 18일 당의 개헌안을 반대하는 이들을 "춍(チョン)"이라고 지칭했는데, 이는 '조센진'보다도 더 극심하게 한국인을 비하하는 단어다. 이 같은 배외주의 선동이 먹혀들자 다른 정부는 물론 일본 정부까지 외국인 규제 강화를 추진 중이다.

과거 히틀러의 악몽으로 극단적 민족·혈통주의에 반감이 심한 독일이지만, 152석을 보유한 제1야당은 극우 대중주의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이다. AfD는 독일 전통의 가치를 지키려 다문화와 세계화에 반대한다는 기치를 내세우고, 이슬람을 비롯한 반이민 정책을 펼친다. 일부 AfD 인사들은 신나치 세력과의 연계 의혹을 받는다. 올해 5월 독일 연방헌법수호청은 AfD를 '명백한 우익 극단주의'로 지정해 해산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프랑스의 국민연합(RN)은 아버지 장 마리 르펜에 이어 딸 마린 르펜까지 2대가 당수를 지낸 전통 있는 극우 포퓰리즘 정당이다. 1972년 아버지가 이민자 반대와 인종차별 옹호를 내세우며 창당했을 때는 수많은 극단주의 군소 정당 중에 하나에 불과했지만, 2002년 프랑스 대선에서 장 마리 르펜이 17%의 지지율로 자크 시라크와 함께 결선투표에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키며 주류로 성장했다. 막내딸 마린 르펜은 2010년대 후반부터 에마뉘엘 마크롱의 최대 정적으로 부상했고, 2022년 대선에선 낙선했지만 무려 41.46%를 득표했다.

극우 포퓰리즘으로 출발했지만, 일부 중도층을 포섭해 정권 획득에 성공한 사례도 많다. 한때 네오파시스트로 평가받은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는 2012년 극우성향의 이탈리아형제당(Fdi)을 창당해 이민자 차단을 위한 지중해 봉쇄를 주장했지만, NATO를 지지하고 우크라이나 지원을 찬성하며 10년 만에 총리직에 올랐다. 그의 집권 후 세계 언론은 "무솔리니 이후 100년 만의 파시스트 정권"이라 우려했다.
이 밖에도 2023년 말 집권한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은 대선 때 규제를 철폐하겠다며 전기톱을 들고나와 극단적인 자유방임을 외쳤고, 헝가리의 오르반 빅토르 총리는 극우정당 피데스를 이끌며 15년째 장기 집권 중이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6년 연애·동거 끝, 헤어졌다" 여가수 눈물의 고백…한국 떠났다 - 머니투데이
- 신화 이민우, 결혼 발표…예비신부 누구? "오래 알고 지낸 인연" - 머니투데이
- '이혼소송中' 박지윤·최동석, '재결합설' 부른 SNS…해명 들어보니 - 머니투데이
- 전청조·고유정 수감된 교도소…"수용자간 펜팔, 체액 오고 가" 충격 - 머니투데이
- 박수홍 딸, 9개월에…'압구정 현대아파트' 최연소 조합원 - 머니투데이
- '사교육 카르텔' 현우진, 입 열었다…"교재 발간·강의 개설 차질 없을 것" - 머니투데이
- "기도로 음식물 넘어가" 혈액암 투병 안성기, 심정지→중환자실 입원 - 머니투데이
- 기술 낙관론자가 꼽은 내년 최고의 AI주 톱5…엔비디아는 빠졌다 - 머니투데이
- "감당 못 할 수위"...이이경 폭로자, 대사관 도움 요청 부른 카톡 공개 - 머니투데이
- 쿠팡 '셀프조사' 공방에 로저스 대표 "민관협력 성공사례 왜 안 알리나"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