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주거안정 무색"..임대차 3법 이후 임대 매물 16.2% 줄었다

조성신 2022. 3. 2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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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재정연구원 재정포럼 보고서 발표
6·17 대책 발표 이후 매매물량도 5.7%↓
경기도 남양주시이 한 부동산중개업소 모습 [이충우 기자]
서민들의 주거안정이라는 도입 취지가 무색하게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서울의 아파트 임대 매물이 16.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차 3법은 2020년 7월 30일 국회에서 통과됐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는 국회 통과 이튿날인 31일부터, 전월세신고제는 작년 6월부터 각각 시행됐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최인혁 부연구위원은 29일 발표한 '실시간 자료에 기반한 주택시장 현황 및 정책적 함의' 보고서에서 2020년 7월 26일을 기점으로 서울·경기·인천·세종 아파트 임대시장에서 매물량이 급감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이 제공하는 아파트 매매와 임대(전·월세) 매물량 자료와 국토교통부 거래량 자료를 활용해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서울·경기·인천·세종 지역 아파트 시장 추세를 분석한 결과다.

이번 추정치에 대해 최인혁 부연구위원은 임대차 3법을 포함하는 정부의 각종 부동산 정책이 매매시장보다 임대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의 임대 매물량 감소 폭(16.2%)은 매매 매물량 감소폭(5.7%)의 약 3배에 달했다.

아울러 2020년 6월 무렵까지 완만히 증가하던 서울·경기·세종 아파트 매매 물량은 그해 7월을 기점으로 일제히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매매시장 역시 규제로 점철된 '6·17 대책' 발표 직후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는 지난해 2월께 내림세가 이어졌고 지금도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세종은 2020년 9월부터 반등에 성공했다.

최 부연구위원은 추세 변화 시점을 서울·경기는 2020년 6월 28일, 인천·세종은 6월 14일로 각각 추정했다. 추세 변화 시점 이후 매매 물량 감소율은 서울 5.7%, 세종 10.5%로 조사됐다.

최 부연구위원은 "분석 결과들은 주요 부동산 정책 발표 전후 주택시장 수량 변수들의 추세가 즉각적이고도 급격히 변화했음을 말해준다"면서도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목격된 매물 잠김과 거래 절벽 현상이 이런 변화를 온전히 정책 영향으로 이해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시장기능의 핵심이 자원의 효율적 배분임을 고려할 때 사회 후생의 감소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과도한 시장개입으로 인한 실수요자 등의 피해가 조심스럽게 우려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존 정책 목표의 당위성이나 여타 정책목표들과의 상충 가능성 등을 재고해 부동산 정책 전반의 방향성을 신중히 재설정해야 필요성을 있다"고 제언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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