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9억→12억 유력..15억 '마래푸' 보유세 23만원 줄어든다
◇종부세 12억원 상향 시, 서울 대상 16%→2.6% 급감
종부세를 완화한다면 부과 기준을 공시가격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조정하는 안이 유력하다.
현재 공시가격 9억원을 기준으로 부과되는 종부세의 경우, 전국 공동주택 기준 3.7%가 부과 대상이다. 지난 한해 집값 급등세가 뚜렷했던 서울의 경우, 공시가 9억원 초과 아파트는 약 41만채로 전체의 16%나 돼 너무 많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종부세 기준이 12억원으로 상향 조정되면 부과 대상 주택은 전국의 1.8%, 서울의 2.6%로 대폭 줄어든다.
일각에서는 종부세가 도입 당시에 1% 이내 극소수만 내는 '부자세'로 설계된 만큼 상위 1~2%에만 부과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분포를 보면 30억원 초과가 0.1%, 15억~30억원 이하가 1%, 12억~15억원 이하가 0.8%다. 1%에만 부과한다면 공시가 15억원 이상, 2%까지 부과한다면 공시가 12억원 이상이 기준이 되는 셈이다.
◇시세 15억 '마래푸' 보유세 20만원 ↓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고려할 때, 종부세 혜택은 시세 13억~15억원 아파트 소유자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머니투데이가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 팀장에 의뢰해 종부세 부과 기준 상향 시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 보유세 변화를 시뮬레이션 한 결과, 보유세는 302만원에서 279만원으로 23만원(7.6%)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아파트의 현재 시세는 15억원(이하 KB기준)이다.
이 아파트 공시가격은 지난해 8억3100만원에서 올해 9억5564만원으로 뛰어 올해부터 종부세 부과 대상이 됐다. 종부세를 고려한 올해 보유세는 302만원으로 작년 233만원보다 69만원 올랐다. 그러나 종부세 기준이 12억원으로 올라가면 종부세 없이 재산세만 내면 돼 279만원으로 줄어든다. 작년보다 46만원만 더 내면 되는 셈이다.
시세 14억5000만원인 동작구 흑석동 '흑석한강푸르지오'도 올해 공시가격이 11억2342만원으로 산정돼 종부세 대상이 됐다. 종부세를 포함한 올해 보유세는 357만원이다. 그러나 종부세 기준이 상향되면 보유세는 322만원으로 35만원 줄어든다.
◇시세 12.7억 아파트 재산세 100만원↓
종부세 기준과 함께 재산세 감면 기준도 함께 상향된다면 세부담은 더 줄어든다. 정부는 공시가격 로드맵에 따라 공시가격을 끌어올리면서 재산세가 급증할 것을 우려해 올해부터 3년 간 공시가격 6억원 이하 1주택 보유자의 재산세율을 0.05%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종부세 완화와 함께 이 기준 역시 9억원으로 올리는 안이 검토 되고 있다.
재산세 감면 기준이 상향 조정된다면 시세 11억~13억원의 아파트 보유세 부담은 최대 100만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시세 12억7000만원, 공시가격 8억7800만원의 동작구 상도동 '상도더샵1차' 전용 84㎡의 재산세는 218만원에서 120만원으로 98만원 줄어든다. 공시가 8억2500만원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파크4단지' 전용 84㎡ 재산세 역시 224만원에서 142만원으로 80만원 가량 감소한다.
이소은 기자
종합부동산세 인하를 추진 중인 정부와 여당이 올해 종부세 부과분부터 낮춰줄 방침이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 부동산정책과 관련해 잘못된 시그널(신호)이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종합부동산세 부과기준을 완화해달라는) 의견을 짚어보고 있다"고 밝혔다.
"공시가 상승과 현실화율을 고려해 1주택자 종부세 기준 9억원을 현실에 맞게 상향시켜야 한다"한다는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대한 답이다. 사실상 종부세 기준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홍 총리대행은 " 종부세가 9억원 이하 주택에는 제외되기 때문에 사실상 13억~14억원 수준의 민간 주택까지는 종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면서도 "(종부세 부과기준) 9억원이 11~12년 전에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의견을 많이 받았다"며 종부세 부과기준 인상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정치권에서는 현행 공시가격 9억원(1주택자) 기준으로 부과되는 종부세의 기준을 12억원에서 15억원으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여당은 같은 날 당내 부동산특별위원회를 띄우며 후속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위에는 국토위, 기재위, 정무위, 행안위 소속 의원들은 물론 민간 전문가와 지자체장들도 참여한다. 위원장은 국토위원장인 진선미 의원이 맡았다.
종부세 완화를 비롯해 실수요자 대출규제 완화 방안 등이 다각적으로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종부세 부과분부터 적용되기 위해서는 6월1일 전까지 입법작업이 마무리 돼야한다. 종부세가 6월1일 주택소유자를 기준으로 과세되는 탓이다.
여당은 서울시장 선거를 통해 드러난 표심으로 비춰볼 때 부동산 민심을 잡지 못할 경우 내년 대선도 어려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자칫 제도개선이 늦어지면 연말에 다시 '세금폭탄' 프레임이 작동해 내년 대선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때문에 제도 개선을 한다면 6월 전까지 법개정 작업을 마무리 한다는 방침이다. 여당 관계자는 "시간이 촉박한 것은 사실이지만 과세기준일을 넘어가면 개정에 큰 의미가 없다"며 "과세기준일에 맞춰 개정작업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우 기자
정부가 11년 만에 '종합부동산세 9억원' 기준을 상향 검토키로 하면서 과도한 종부세 부담이 컸던 납세자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종부세 9억원'의 가격 억지력이 약화하며 집 값 상승을 부추길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당까지 '규제 완화' 논의 일변도" 종부세 완화는 집 값 상승 '불 쏘시개' 될수도
20일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의 종부세 완화 움직임에 대해 "이론적으로 조세 감면은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는데 현재 이곳 저곳에서 규제 완화를 논의하는 분위기에 더해 집값 상승의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여러 정책들을 통해 집값을 안정시키지 못한 책임을 조세저항 문제인 것처럼 면피하려는 것과 다름없다"며 "또 다시 조세감면과 대출 완화 등을 통해 집값을 상승시키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라면 집값 상승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에도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임 교수는 이와 함께 정부가 '단순 스팟성' 정책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정책들간 유기적 영향을 계산한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경영대학 부동산학과 교수도 종부세 완화가 단기적으로 집값 상승을 부추길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정부의 규제 완화 방침에는 찬성하는 입장"이라면서 "집값은 단기적으로는 상승하겠지만 이미 많이 오른 상황이라 폭등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공급위축 효과가 줄어들며 집값 안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집값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윤지해 부동산 114 연구원은 "종부세 완화가 집값 방향성을 비롯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집을 매매할 때 종부세를 적게 내느냐, 많이 내느냐가 구매를 결정짓는 주요 요인은 되지 못하는만큼 세금이슈는 중립적이라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젊은 1주택자 세금 감면 환영..."큰 폭 기준 완화 기대"
젊은 1주택자, 장기 보유자 등 그간 종부세에 불만이 많았던 실거주자들은 최근 정부 움직임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서울 마포구의 전용면적 59㎡ 규모 아파트에 거주하는 30대 후반 김모씨는 공시가격이 지난해 7억5000원에서 올해 9억원이 넘게 큰 폭 상승하며 종부세 대상이 됐다. 그는 "30대에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연금까지 깨서 말그대로 '영끌'로 주택 마련을 했었는데 최근 금리상승과 함께 세부담까지 늘어 고민이 많았다"며 "종부세 부과기준을 대폭 완화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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