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5억 급락은 가짜 뉴스?.. "비정상 거래 해프닝"

이택현 기자 2020. 3. 18.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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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에선 16억원에 거래한 적이 없어요."

하지만 12·16 부동산 대책 이후에도 호가는 19억원 선을 유지했던 터라 인근 부동산들도 '16억원 거래'는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었다.

일각에선 '리센츠 16억원 거래'가 특수관계인 간 거래나 증여가 아닌 정상거래라는 점을 들어 정부 부동산 규제에 따른 아파트 매매 가격 하락 신호탄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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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대가 16억에 팔렸다는 잠실 아파트 가보니..
한 시민이 지난해 12월 서울 송파구 한 공인중개업소에서 급매물을 알리는 안내문을 보고 있다. 뉴시스

“부동산에선 16억원에 거래한 적이 없어요.”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상가의 한 공인중개사는 16일 오랜만에 찾아온 손님에게 이렇게 말하며 돌려보냈다. 지난 6일 리센츠아파트 84㎡(전용)가 지난해 12월보다 5억원 가까이 떨어진 16억원에 거래됐다는 보도가 나온 후 매물을 찾는 연락이 쏟아졌다. 하지만 12·16 부동산 대책 이후에도 호가는 19억원 선을 유지했던 터라 인근 부동산들도 ‘16억원 거래’는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었다.

강남 4구(강남·강동·서초·송파)에선 최근 호가를 훨씬 밑도는 몇 건의 급매물이 주목받았다. 일각에선 ‘리센츠 16억원 거래’가 특수관계인 간 거래나 증여가 아닌 정상거래라는 점을 들어 정부 부동산 규제에 따른 아파트 매매 가격 하락 신호탄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장에선 이번 급매물을 일종의 해프닝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코로나19로 얼어붙은 매매시장이 몇 건의 비정상 거래로 지나치게 왜곡된 탓에 생긴 해프닝이라는 것이다. 리센츠상가 한 공인중개사는 “너무 비현실적인 가격이라 정부에서 시장을 억누르려고 수를 쓰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며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시장이 얼어붙었는데 ‘그런 매물은 없다’고 해명하는 데만 시간을 다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급매물이 나올 때마다 시장이 동요하는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강남에 이어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대장주로 꼽히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가격 하락도 주목받았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84㎡ 한 채가 지난 1월에 거래된 같은 평형 아파트에 비해 1억6000만원가량 하락한 14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강남 규제 풍선효과로 떠오른 마용성마저 연쇄 하락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재료였다.

하지만 가격 하락 현실화로 해석하는 건 시기상조라는 게 현장 목소리다. 마포 지역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미 이사를 간 상태에서 전세 끼고 매물을 내놨는데, 거래가 안 되다 보니 싸게 거래한 것 같다”며 “거래가 워낙 줄고 올해 들어 나온 매물도 2건뿐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물론 가격 하락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 규제 강화에 따른 다주택자·고가 아파트 대상 보유세 인상을 피하려면 6월 이전에 주택을 처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6월이 임박하면 매물이 좀 늘어날 가능성 있고 일시적으로 가격이 확 내려간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공공주택 공시가격이 공개되는 오는 19일에도 지난해보다 많이 늘어나는 보유세를 확인하고 매도에 나서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급매물 거래가 끝난 뒤엔 다시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버티기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 관측이다. 권 팀장은 “일부 급한 분들이 팔고 빠지게 되면 오히려 강남 시세는 더 견고해진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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