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매매사기, 公賣로 싸게 사준다면서 입찰금만 챙겨 잠적
■ 분양 열풍 속 '묻지마 투자' 주의보
"공매를 통한 할인 분양 명목하에 이뤄지는 피해 사례만 100여 건에 달합니다. 신탁사 홈페이지에 공개 알림판을 띄워둔 상황입니다."(아시아신탁 관계자)
'청약 당첨이 곧 로또'라는 말이 돌 만큼 달아오른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인기 투자지역 미분양 아파트를 미끼로 한 사기 분양이 고개를 들었다. 올해 문을 연 HDC신라면세점을 비롯해 용산 미군기지를 지나는 신분당선 한강 북측 구간(용산~신사) 개통 등의 이슈로 투자자들이 눈독을 들이는 용산 원효로1가 일대는 요즘 '사기 분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달 26일 이른바 '공매'를 통해 일대 아파트 미분양분 매매가 이뤄지면서 생소한 '공매' 개념을 두고 일부 분양업자들이 투자자 속이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인근 B부동산 관계자는 "공매를 통해 할인 분양을 해주는데 일반분양처럼 계약금이 먼저 필요하다는 식으로 업자들이 접근해오는 바람에 적게는 500만원, 많게는 6억원까지 사기를 당한 투자자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며 "전용면적 143㎡형이 10억~11억원 선인데 '일반분양처럼 가격의 10%를 입찰금으로 내면 공매를 통해 싸게 사주겠다'고 접근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현재 관할서인 용산경찰서에도 분양 사기 고소 접수가 이뤄져 조만간 수사가 착수된다. 문제가 된 아파트는 이른바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단지로 2013년 12월 입주한 최고 37층 아파트 3개동 559가구와 오피스 1개동으로 구성된 주상복합이다.
일반적으로 공매(公賣)란 한국자산관리공사와 법원 등이 법규에 따른 압류재산 등을 매각하는 '공공매각'을 말한다. 이 경우 경매와 마찬가지로 입찰보증금을 내고 입찰에 참여해 매수가 이뤄진다. 하지만 최근 미분양 아파트 해결을 위해 동원되는 방법 중 하나는 '공개매각'이다. 역시 줄임말로는 '공매'다. 이 방식은 입찰보증금 없이 온라인으로 신청해 추첨 또는 선착순 방식으로 매수자가 정해진다. 그러나 일부 사기 분양은 한자어가 같은 것을 이용해 투자자들에게 공개매각을 공공매각인 것처럼 속여 '입찰금'을 가로채거나 심하면 잠적해버리는 경우도 있다.
서울 아파트 미분양이 줄어들고 청약경쟁률(이달 25일 기준 23.6대1)이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 뛰는 등 시장이 유례없는 호황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악성 미분양의 그늘은 여전히 존재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 팀장은 "용산 일대는 역세권 개발이 멈춘 이후 악성 미분양 등의 문제가 남아 있는 곳"이라며 "각종 개발 이슈가 있지만 주택 거래 방식과 시장의 움직임을 신중히 파악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8월을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미분양은 2014년 2362가구에서 작년 317가구로 급감한 후 현재는 372가구를 기록하고 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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