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活路를 열자] [1] 8·28 대책 뒤에도 전세금 상승세 안 꺾여

정한국 기자 2013. 9. 23.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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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거래량 소폭 늘었지만 회복세로 단정은 어려워

"호가만 올랐을 뿐이에요. 거래가 정말로 늘어난다고는 볼 수 없어요. 호가가 오르니 오히려 집 살 사람들조차 더 망설이고 있습니다."(서울 양천구 H공인중개 대표)

정부의 8·28 전·월세 대책 발표 이후 주택 시장에서는 거래량이 늘어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집값이 소폭 오른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시장 회복세로 단정하긴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가을 이사철이 본격화하면서 나타난 일시 현상일 뿐 근본적인 문제점은 해결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전세금 상승세가 이어지는 단적인 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전국 주간 전세금은 5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평균 0.21% 올라 8.28 대책에도 전주보다 상승폭이 더 커졌다. 매매 수요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반면 전세수요만 늘고 있는 탓이다.

주택 거래량도 문제다. 2008년 89만건이 넘었던 전국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73만건까지 주저앉았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4·1 부동산 대책 효과로 거래량이 44만500여건으로 작년 상반기(34만4000여건)보다 늘었지만, 정부 대책 이후 반짝 상승세를 보이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어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반응이 많다.

수도권 미분양 주택이 줄지 않고 있는 것도 시장에 큰 부담이다. 수도권의 경우 2011년 12월 말 미분양 주택이 2만7881가구였지만, 올해 7월 말 기준 3만5326가구로 늘었다. 3월 말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3만2759가구였는데, 미분양 주택에 대한 세제 혜택을 준 4·1 대책이 나왔지만 미분양은 더 늘었다. 미분양 주택 수는 시장 침체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수도권에서 집값 상승세는 아직 재건축 단지가 많은 강남권과 중소형 아파트가 많은 지역 등에서만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을 뿐이다. 실제 2008년 말 대비 올 8월 기준 집값은 평균 4.5% 가량 낮다. 인천, 경기 용인시의 경우 같은 기간 9% 이상 집값이 떨어졌고, 고양·파주시, 김포시는 모두 10% 이상 하락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2일 민간 경제 전문가 4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저성장 극복을 위한 정책 방향'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3.8%(31명)가 '일본식 장기불황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경기 침체'(12.9%)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또 응답자의 95%는 "국내 경제의 저성장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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