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우선 1000만원만 올릴게요"

2013. 9. 2.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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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28 대책 그후..약발받는 서울 강북 아파트 매매시장 가보니

노원구 인근 아파트 호가 널뛰기"팔지 않겠다" 매물 거둬들이기도

8월 서울아파트거래량 39% 급증매매가 14주만에 0.03% 올라

"일단 1000만원만 올려주세요. 조금만 더 기다릴께요."

2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 금호타운 상가의 한 공인중개업소. 이 중개업소 대표는 아파트를 내놓은 집주인과 상담하느라 정신이 없다. 중개업자가 "최근 정부가 발표한 8.28대책의 효과로 중소형 아파트값이 뛸 가능성이 높다"고 하자, 집주인이 바로 호가(부르는 값)를 높여 부르고 흥정을 다시 시작했다.

이처럼 매매시장에 나온 아파트의 호가가 널뛰기하는 모습은 8.28 전월세 종합대책이 발표된 직후 중소형 아파트가 몰려있는 노원구 일대에서 종종 목격됐다. 인근 현대6차 60m²형(이하 전용면적)은 2억5000만원에서 2억6000만원으로 올랐다. 85m²형도 3억5000만원에서 3억6000만원으로 상승했다.

서울지역 중개업소에 따르면 중소형 아파트가 몰린 강북지역 집값이 반등조짐을 보이고 있다. 8.28 대책에 따라 1%대의 획기적인 금리로 아파트값의 일부를 대출받을 수 있는 상품이 나오고 취득세도 2%에서 1%로 낮아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노원 상계5동 신동아 아파트 인근 중개업소에는 매물을 거둬들이는 사례가 나타났다. 집주인이 집값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일단 '팔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이순남 보람공인 사장은 "3억원에 나왔던 인근 신동아 아파트 85m²형을 3억1000만원으로 높이면 어떻겠느냐고 집주인에게 제안했더니 '조금 더 지켜보고 결정하자. 일단 팔지 말아 달라'고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8.28 전월세 종합대책 기대감으로 노원구 등 중소형 아파트가 몰린 서울 강북지역의 아파트 값이 들썩이고 있다. 사진은 8.28 대책 발표뒤 호가가 많이 뛴 노원구 한 아파트 단지 주변의중개업소 모습.

이런 기대감은 서울 지역 아파트 거래량이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더 커진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2660건으로 전달(1908건) 보다 39%나 늘어났다. 특히 노원구(328건), 성북구(182건), 강서구(156건), 도봉구(135건) 등 중소형 아파트가 몰린 강북, 강서지역 거래량이 증가세다.

도봉구 도봉동 신종창 한신탑공인 대표는 "거래시장이 살아나는 것 같다"며 "대책 발표 후 평균 500만원 정도씩 매매 호가가 뛰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흐름은 강북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8.28 대책으로 인한 시장 회복 기대감 때문인지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시세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8월23~8월29일)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03% 올라 14주만에 반등했다.

특히 전세비중이 높은 일부 지역은 세입자가 매매수요로 돌아서는 경우가 늘었다. 동대문구 전농동 SK아파트 80㎡형은 1000만원 상승한 2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관악구 봉천동 현대아파트 중소형 아파트도 대부분 250만원 정도씩 오른 가격으로 거래가 성사됐다. 김은진 부동산114 연구원은 "최근 서울에서 중소형 거래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고 8.28대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 급매물이 빠르게 소진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주택시장에서는 수익 손익 공유형 모기지 상품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연간 1~2%의 금리로 집값의 40~70%를 빌려주기 때문에 전세 수요자중 상당수가 이를 활용해 매매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오는 10월 시범사업으로 당장 3000가구에 대해 공급하면 시장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곽창석 ERA코리아 부동산연구소장은 "최근 서울 한 달 거래량이 3000건도 안되는 상황에서 단기간에 3000건에 대해 매매수요가 생기면 시장 효과는 상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국회에서 취득세 영구감면 등 관련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거래 증가 분위기가 꺾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부분 주택시장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세금 감면을 기다리고 매매를 꺼리는 사람들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박일한 기자ㆍ강대한 인턴기자/jumpcut@heraldcorp.com- 헤럴드 생생뉴스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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