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돌인 줄 알았는데” 떼죽음 부르는 무서운 신호…온 바다에 퍼졌다 [지구, 뭐래?]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원래 하얀색 아니었어?”
색이 하얗게 바랜 산호초. 인간의 눈에는 그저 예쁜 모습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지구의 비극을 예고하는 최악의 현상 중 하나이기 때문.
지구가 관측 이래 최대 온도를 기록하며, 열에 취약한 산호가 떼죽음 위기에 처했다. 특히 전 세계 84% 개체에서 색이 하얗게 변하는 위험 전조 현상이 나타났다.
산호초는 전체 해양생물 3분의 1의 생존에 영향을 주며, 생태계의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 개체 감소가 곧 해양 생태계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
일각에서는 산호 멸종으로 인한 변화가 최대 10억명에 달하는 사람들의 생존과 경제활동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 산호초 이니셔티브(International Coral Reef Initiative, ICRI)에 따르면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로 발생한 네 번째 산호 백화 현상을 공식 선언한 지 1년이 넘었지만, 아직 경보 상태는 종료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 현상은 수온의 급격한 변화로 산호가 하얗게 죽어가는 현상을 뜻한다. 1년 넘게 지구온난화로 인한 수온 상승이 이어지며, 경보를 종료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산호는 열 스트레스를 받으면, 내부에서 빛과 에너지를 생산하는 조류를 방출한다. 이후 흰색으로 변화는 ‘백화 현상’이 일어난다. 외부 환경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면 다시 회복할 수 있지만, 고수온이 지속되면 결국 죽는다.
전 세계적 백화 현상이 나타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하지만 피해 규모는 역대 최대다. 미 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2023년 1월부터 2025년 3월까지 전 세계 산호 84%가량이 백화 수준의 열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25년 전에 비해 4배가량 많은 수준이다. 1998년 발생한 첫 번째 대규모 산호 백화 현상에서는 전 세계 산호초의 21%가 열 스트레스를 받았다. 2010년 두 번째 백화 현상은 37%, 2014년 세 번째 백화 현상은 68%로 점차 그 규모는 점차 커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는 관측 역사상 가장 더운 한 해였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지난해 전 지구 평균온도는 산업화 이전과 비교했을 때 1.55도 상승해, 175년 관측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바닷속 열에너지 총량을 뜻하는 해양 열량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평균 해수면 온도 또한 20.87도로, 관측이 시작된 지 6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문제는 단순히 하나의 종이 멸종하는 게 아니라는 것. 인류가 현재까지 발견한 해양생물의 약 3분의 1은 생존 과정에서 산호초의 도움을 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50만종 이상은 산호초 주변에서 서식하며 식량과 번식지, 피난처 등을 제공받고 있다.
인간의 경제활동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어업에서 산호초 지역의 어류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달한다. 산호초가 제공하는 보호 기능 덕분에, 산호초 지역이 다른 해양 환경보다 높은 생산성을 나타내고 있다.
ICRI에 따르면 세계 인구 중 산호초로부터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이익을 얻는 이들은 10억명에 달한다. 기후변화로 인해 산호가 사라질 경우 식량 및 일자리 부족을 유발해 2100년까지 5000억달러(한화 약 717조원) 규모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심지어 산호의 멸종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살아 있는 산호의 비율은 1950년대 이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최근 들어서는 그 속도가 더 빨라졌다. 글로벌 산호초 모니터링 네트워크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전 세계 산호 개체는 14%가량 줄었다.
물론 아직 ‘마지노선’을 넘어서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국가 및 지역 차원에서 산호 복원을 위한 투자를 강화할 경우, 충분히 산호의 회복력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한다. 궁극적으로는 탄소배출량 감소를 위해 산업 분야에서의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뒤따른다.
김은희 기후해양연구소 소장은 “산호의 70~90%가 고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책 변화와 그 실행은 직면한 위험에 발맞추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결국 화석연료 기반 산업 등 분야에서 실질적인 개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지속 가능한 미래에 대한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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