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표면 줄무늬, 액체 물 아닌 먼지 흔적"

이병구 기자 2025. 5. 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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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의 아케론 포사(Acheron Fossae) 지역에 있는 줄무늬. NASA/JPL-Caltech/University of Arizona 제공

화성 표면에 나타나는 최대 수백 미터 크기의 줄무늬가 화성 표면에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한다는 증거라는 일부 과학자들의 주장을 반박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파른 경사에서 미세한 먼지층이 쓸려 내려가 줄무늬가 형성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브라운대와 스위스 베른대 공동연구팀은 화성 표면에 나타나는 줄무늬의 원인이 물이 아닌 먼지 때문이라는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연구결과는 19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공개됐다.

화성 표면의 거대한 줄무늬는 1970년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바이킹(Viking) 임무를 통해 처음 확인됐다. 줄무늬는 주변 땅보다 색이 어둡고 수백 미터 이상 길게 뻗어 있다. 주로 화성 적도 지역의 경사면에서 발견된다. 길게는 수십년 이상 유지되고, 짧게는 수년 이내 사라지기도 한다.

줄무늬의 기원을 두고 과학자들의 논쟁이 이어졌다. 현재 화성 표면 온도는 영하고 극도로 건조해 흐르는 액체 물이 존재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과학자들은 화성 표면에 있는 소량의 물이 충분한 양의 염분과 섞이면 액체 물의 흐름을 만들 수 있다는 가설을 제안했다. 액체 물이 흐른 흔적이 줄무늬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만약 액체 물 가설이 맞다면 줄무늬 인근이 미래에 인류가 거주할 수 있는 유망 후보 지역이 된다.

연구팀은 화성 표면을 촬영한 8만6000장 이상의 고해상도 위성이미지를 인공지능(AI) 모델에 학습시켰다. 50만개 이상의 개별 줄무늬가 포함됐다. 화성 표면 줄무늬 지도를 구축한 셈이다. 연구팀은 확보한 사례와 온도, 풍속 등 환경 변수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지표 온도의 높은 변동성, 높은 습도 등 액체 물의 존재를 시사하는 변수들과 줄무늬의 상관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대신 풍속과 먼지 침적량이 평균 이상인 지역에서 줄무늬가 자주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가파른 경사면에서 미세한 먼지층이 미끄러져 내려갈 때 줄무늬가 형성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며 "구체적인 유발 요인은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결과는 대규모 데이터 접근법의 장점을 보여준다"며 "실제 우주선을 투입하기 전에 일부 가설을 배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 doi.org/10.1038/s41467-025-59395-w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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